오선진이 27일 SSG와 원정에서 선제 결승 만루 홈런을 날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프로야구 18년차 저니맨과 6년차 무명 선수가 나란히 의미 있는 데뷔 첫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키움 내야수 오선진(36)과 두산 내야수 오명진(25)이다.
오선진은 27일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SSG와 원정에 6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회말 2사 만루에서 홈런을 날렸다. SSG 토종 좌완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는 그랜드 슬램을 쏘아 올렸다.
2볼-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오선진은 김광현은 몸쪽 낮은 시속 119km 커브를 걷어올렸다. 왼쪽 폴대를 직격한 비거리 100m 아치였다.
2008년 프로에 데뷔한 오선진이 16시즌 만에 날린 첫 만루포다. 오선진은 삼성 시절인 지난 2022년 6월 26일 이후 3시즌 만의 홈런도 기록했다.
이날의 결승포였다. 오선진은 4타수 2안타 5타점 1득점으로 키움의 7 대 3 승리를 이끌었다. 몸에 맞는 공까지 3출루 경기도 펼쳤다.
오선진은 데뷔 후 2020년까지 한화에서만 뛰었다. 그러다 2021년 삼성으로 트레이드돼 2시즌을 보냈고,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2023년 친정팀 한화로 복귀했다. 오선진은 그해 2차 드래프트에서 롯데로 이적했고, 지난 시즌 뒤 방출됐다. 그러나 키움에 입단해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최근 5시즌 사이에 5번이나 팀을 옮긴 셈이다.
주간 결승타 1위에 오른 오선진. 키움하지만 오선진은 올 시즌 키움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22경기 타율 3할1푼3리 1홈런 9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오선진은 주간 결승타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 22일 두산전 결승타 포함 3타수 3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두른 오선진은 교체 출전한 26일 SSG전에서도 연장 10회 결승타를 포함해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더니 27일 선발 출전해 기어이 생애 첫 만루 홈런을 신고한 것이다.
오선진은 한화 시절인 2012년 110경기 타율 2할6푼3리 105안타 3홈런 41타점이 커리어 하이였다. 그러나 올해 벌써 9타점을 기록 중이다.
두산 오명진이 27일 롯데와 홈 경기에서 선제 결승 만루포를 터뜨린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두산오명진의 만루 홈런도 큰 의미가 있었다. 데뷔 첫 홈런을 그랜드 슬램으로 장식한 역대 19번째 선수가 됐다.
이날 오명진은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홈 경기에 6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회 그랜드 슬램을 터뜨렸다. 1사 만루에서 롯데 불펜 송재영의 초구 시속 129km 슬라이더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0의 균형을 깬 비거리 116.9m짜리 아치였다. 오명진은 결승포를 포함해 2루타 2방까지 4타수 3안타 6타점 2득점 1볼넷으로 대폭발했다.
2020년 2차 6라운드 59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이후 날린 첫 홈런이었다. 두산 선수로는 3번째, KBO 리그 역대 19번째 데뷔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했다.
오명진은 지난해까지 1군 통산 8타수 무안타에 그친 무명이었다. 그러나 올해 스프링 캠프에서 이승엽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고, 시범 경기 전체 타율 1위(4할7리)로 주전 2루수로 낙점을 받았다.
하지만 풀 타임 주전의 길은 쉽지 않았다. 오명진은 지난 2일 키움전에서 1군 데뷔 첫 안타를 날렸지만 이후 극심한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주간 타율(5할), 타점(12개) 2위에 오른 두산 오명진. 두산이를 악문 오명진은 지난 23일 키움전에서 4타수 2안타, 멀티 히트로 화끈하게 복귀 신고를 했다. 그러더니 이날 첫 홈런을 무려 선제 결승 그랜드 슬램으로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상무 도전이 좌절됐던 오명진은 일반병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지난해 제대한 오명진은 퓨처스(2군) 리그 북부 리그 타격 2위(3할1푼8리)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리고 올해 마침내 1군에서 첫 안타와 홈런 등 오명진 시대의 막을 열어젖혔다. 오명진은 주간 타율(5할)과 타점(12개) 2위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