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우완 하영민이 22일 두산과 홈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프로야구 키움 우완 선발 하영민(29)이 올해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KIA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의 투구를 독학으로 깨친 결과다.
하영민은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두산과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삼진을 7개나 잡아내며 안타 3개만 맞고 무사사구 투구를 펼쳤다.
팀의 5 대 4 승리를 이끈 하영민은 시즌 3승째(3패)를 수확했다. 지난해 28경기에 등판해 개인 한 시즌 최다인 9승(8패)을 거둔 하영민은 올해 6경기 만에 3승을 거뒀다.
이날 하영민은 슬라이더가 제대로 먹혔다. 당초 하영민의 주무기는 컷 패스트볼이지만 최근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새로운 구종을 장착했다. 시속 130km대의 슬라이더가 뚝 떨어지면서 두산 타자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키움 하영민이 22일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슬라이더 그립을 보여주고 있다. 노컷뉴스경기 후 하영민은 "중계에서 우연히 네일의 스위퍼 그립을 봤다"면서 "그 그립으로 손목을 비틀어 던지니 각도가 괜찮은 슬라이더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어제 이 그립으로 훈련해 오늘 경기에서 던졌는데 생각보다 느낌이 좋았다"면서 "오늘 호투는 이 슬라이더를 잘 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네일은 지난해 KIA에서 12승 5패 평균자책점(ERA) 2.53을 기록하며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올해도 6경기 2승 무패 ERA 0.74의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주무기가 대각선으로 크게 휘는 스위퍼다.
같은 팀은 아니지만 하영민은 네일의 호투를 참고해 자기 투구에 접목시켰다. 하영민은 지난달 29일 SSG전 7이닝 1실점, 지난 4일 NC전 6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지만 10일 LG전에서 4이닝 6실점했다. 16일 롯데전에서도 4⅔이닝 6실점으로 흔들렸다. 그러나 이날 커터 대신 슬라이더를 던져 효과를 제대로 봤다.
지난 20일 두산과 원정에서 선발 등판한 KIA 네일. 연합뉴스하영민은 지난 시즌 키움에서 유일하게 풀 타임 선발로 뛰었다. 올해도 케니 로젠버그에 이어 2선발 역할의 중책을 맡고 있다. 군 복무 중인 안우진을 대신해 토종 선발로 존재감을 뽐낸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인 투수가 1명인 키움으로서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하영민은 "우리 팀은 선발 투수들이 분발하면 더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나부터 내 공을 믿고 던지겠다. 젊은 투수들도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의젓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