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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떠나야만 했다" 코치 학대에 캐나다 떠나 미국에서 金[베이징올림픽]



스포츠일반

    "조국을 떠나야만 했다" 코치 학대에 캐나다 떠나 미국에서 金[베이징올림픽]

    카일리 험프리스. 연합뉴스카일리 험프리스. 연합뉴스카일리 험프리스(미국)가 시상대에 올랐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된 봅슬레이 여자 모노봅. 험프리스는 13~14일 열린 1~4차 시기 합계 4분19초27의 기록으로 2위 엘라나 메이어스 테일러(미국, 4분20초81)를 제치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2위보다 무려 1.54초나 빠른 압도적 금메달이었다.

    험프리스에게 올림픽 시상대는 첫 경험이 아니다.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에서 2인승 금메달, 2018년 평창에서 2인승 동메달을 땄다.

    하지만 금메달 후 시상대 위에서 미국 국가가 울려퍼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험프리스는 캐나다 출신이다. 앞선 세 차례 올림픽은 캐나다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알파인 스키에서 봅슬레이로 전향한 뒤 캐나다 간판이 됐다. 밴쿠버에서도, 소치에서도 금메달 후 당연히 캐나다 국가가 연주됐다.

    평창 올림픽 후 험프리스는 "캐나다 대표팀에서 코치진으로부터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험프리스는 감독과 관계자를 고소했지만, 동료들은 오히려 험프리스를 외면했다. "캐나다 대표팀의 문화"라면서 험프리스에게서 등을 돌렸다.

    결국 험프리스는 캐나다를 떠나기로 했다. 긴 싸움 끝에 캐나다올림픽위원회도 다른 국가에서의 올림픽 출전을 허가했다. 미국 국적을 따기도 쉽지 않았다. 너무나도 어렵게 지난해 말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다. 허벅지에 캐나다 국기 문신까지 새긴 험프리스는 그렇게 미국으로 국적을 옮겼다.

    캐나다가 아닌 미국 대표로 딴 모노봅 금메달. 험프리스는 동계올림픽 최초로 두 개의 국적으로 금메달을 딴 여자 선수가 됐다.

    험프리스는 "이번 올림픽은 나에게 더 의미가 있다. 올림픽을 향한 여정이 달라지겠지만, 나는 원래 조국을 떠나기로 선택해야만 했다. 나는 싸워야했다. 내 앞길을 막으려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내가 미국을 선택했고, 미국이 나를 선택했다. 우리가 한 팀으로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일들이 생각난다. 여기까지 오는 여정이 항상 보장된 것은 아니었다. 쉽지 않았다. 두려웠고, 의심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험프리스는 이제 새 동료인 테일러와 2인승에 출전한다. 테일러는 코로나19 양성 반응으로 어렵게 베이징에 도착해 모노봅 은메달을 땄다. 테일러 역시 2인승에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딴 봅슬레이 스타다.

    험프리스는 "우리는 지난 4년 동안 다른 길을 걸어왔다. 모노봅은 물론 2인승에서도 서로의 노하우를 어떻게 공유해야 할지 몰랐다"면서 "시상대에 1, 2위로 서 세계 최고가 됐다. 우리가 얼마나 강한지 알려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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