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1위 삼성 라이온즈 김성윤. 삼성 라이온즈 제공올 시즌 프로야구 3할 타자가 예년에 비해 유독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KBO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올해 규정 타석을 채우고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타자는 5명이 전부다. 이들 5명은 삼성 라이온즈 김성윤(0.358),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0.347), NC 다이노스 박민우(0.331), KIA 타이거즈 최형우(0.327), 한화 이글스 문현빈(0.326) 등이다. 5명을 제외한 나머지 타자들은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거나, 3할이 안 되는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3할 타자 희귀 현상은 과거 기록을 살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0명 이상의 3할 타자가 나왔다. 지난해엔 24명, 2023년엔 14명이 3할 문턱을 넘었다. 2016년엔 무려 40명이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엔 5개 구단만 3할 타자 1명씩을 두고 있다. 2016년엔 10개 구단이 3할 타자 4명씩을 보유했다. 3할 타자 희귀 현상은 2015년 10개 구단 체제가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10구단 체제에서 3할 타자가 가장 적었던 시즌은 2021년으로, 당시 13명이 3할 타율을 찍었다. 올해는 2021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프로야구 역대 기록을 모두 살펴봐도 올해가 최저 수준이다. 올 시즌보다 3할 타자가 적게 나왔던 시즌은 단 한 번밖에 없었다. 1986년 4명의 타자가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
호투하는 kt의 선발 투수 헤이수스. kt wiz 제공 극심한 '투고타저(投高打低)' 현상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투수들이 득세하고 타자들이 부진한 배경엔 여러 원인이 있다. 올 시즌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의 스트라이크 존은 지난해보다 약 1cm 낮아졌다. 이에 투수들은 낮은 코스의 공을 부담 없이 던지게 됐고, 타자들은 장타를 생산하기가 어려워졌다.
공인구 반발 계수도 지난해 0.4208에서 0.4123으로 0.0085 낮아졌다. 기준치(0.4034~0.4234) 내이긴 하지만 타구 비거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올 시즌 도입한 피치 클록도 타자들에게 불리하다는 여론이다. 타자들이 생각할 시간이 줄어들면서 수 싸움에서 밀리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것이 상다수 야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kt wiz 이강철 감독 등 일부 지도자들은 올 시즌 외국인 투수들의 수준이 예년보다 높아진 것도 '투고타저' 현상의 한 원인이라고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