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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컴파운드, 척박한 환경 속에 '희망은 봤다'

리커브 등록선수의 10%에도 못미치는 선수

컴파

 

세계최강인 한국 양궁이지만 리커브와 달리 컴파운드는 찬밥 신세다. 선수층도 얇다. 대한양궁협회에 등록된 리커브 선수가 1582명인 반면 컴파운드 선수는 고작 118명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컴파운드에서 뛰기를 원치 않는다.

8일 울산 문수국제양궁장에서 열린 제45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여자 컴파운드 대표팀은 결승전에서 러시아에 209-215로 패하며 은메달을 따냈다. 세계선수권 첫 출전, 등록 선수 19명(고교 포함)이란 열악한 환경 속에 일궈낸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선수층이 얇은 까닭은 올림픽,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아닌 탓이다. 한마디로 컴파운드에서 뛰면 먹고살기가 막막하다. 특히 매년 열리는 전국체전에서도 전시종목에 머물고 있다. 선수들이 컴파운드 전향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다.

▲불확실한 미래…선수부족으로 이어져

컴파운드는 리커브와 달리 활의 양 끝에 도르래가 달려있다. 활시위를 당기기가 어렵지만 한 번 당기면 자세를 유지하기 쉬워 미국과 유럽에서는 사냥용으로 많이 쓰인다. 취미생활로 활성화됐다는 뜻이다. 덕분에 컴파운드는 미국과 유럽이 정상권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선수가 부족한 탓에 남자 대표팀은 리커브 코치 출신인 한승훈(현대제철)에게 급히 러브콜을 보냈다. 또 동호인 출신인 황생욱(부산양궁클럽)의 경우, 직장에 휴가를 내고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정도. 은메달을 따낸 여자부 역시 소속팀이 있는 선수는 고작 5명에 불과하다.

그만큼 선수가 모자라다. 이유는 바로 전국체전에서조차 컴파운드를 정식종목으로 채택하고 있지 않은 까닭이다. 컴파운드 전향을 생각하던 선수들도 진로의 불확실성 때문에 주저할 수밖에 앖는 이유다.

선수층이 얇아 정식종목으로 채택할 수 없다는 것이 대한체육회에서 내세운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신현종 여자 컴파운드 감독도 “올림픽보다 전국체전 정식종목이 아니기에 선수가 없다”고 체육회와 반대 의견을 표했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도 “시도 체육회에서 예산 문제로 컴파운드가 정식종목이 되는 것을 꺼린다”고 말했다.

▲장비도 부족…하지만 가능성은 있다

리커브 활은 양궁 강국답게 한국 제품이 강세를 띄고 있다. 반면 컴파운드 활을 만드는 국내 업체는 없다. 컴파운드가 활성화된 미국, 유럽 제품을 수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개개인의 능력이 중요시되는 리커브와 달리 컴파운드는 장비가 60% 이상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컴파운드 활을 조율해줄 전문가도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이처럼 척박한 환경이지만 여자 컴파운드 단체전이 끝난 뒤 신현종 감독은 “적은 선수로 세계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낸 것만 보더라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면서 “조금만 육성하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리커브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선수들이기에 조금만 가다듬으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지원이 뒷받침돼야만 한다.[BestNocut_R]

여기에 국제양궁연맹(FITA) 사무총장 톰 딜런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컴파운드가 시범종목 또는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최종결정은 올해 말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서 나오겠지만 이래저래 컴파운드의 가능성은 밝은 상황이다. 즉 협회뿐 아니라 체육회 차원의 컴파운드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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