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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체육 강화' 약속한 윤석열 정부, 예산은 '기조에 거꾸로'



스포츠일반

    '생활 체육 강화' 약속한 윤석열 정부, 예산은 '기조에 거꾸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체부 제공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체부 제공
    윤석열 정부의 생활 체육 강화 기조(基調)에도 불구, 정작 내년도 관련 예산은 올해보다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내년도 체육 분야 정부 예산안이 올해 대비 300억 원(1.8%) 증가한 1조 6701억 원이 편성됐다. 생활 체육 예산은 다른 체육 항목들에 비해 가장 많이 감소했다.
     
    내년도 체육 분야에 편성된 예산 금액을 항목별로 보면 ▲생활 체육 5962억 원 ▲전문 체육 4325억 원 ▲스포츠 산업 4084억 원 ▲국제 스포츠 1222억 원 ▲장애인 체육 1108억 원 등이다. 올해의 경우 ▲생활 체육 6553억 원 ▲전문 체육 4393억 원 ▲스포츠 산업 3429억 원 ▲국제 스포츠 1063억 원 ▲장애인 체육 963억 원이었다.
     
    내년도 항목별 예산 금액을 올해 편성액과 비교하면 생활 체육과 전문 체육 예산은 줄었고 나머지 항목들은 대폭 늘었다. 스포츠 산업은 올해 대비 무려 655억 원 늘어났다. 증액 비율(19.1%)도 가장 높다. 145억 원 증액한 장애인 체육은 15.1% 상승 비율로 뒤를 잇고 있다. 다음으로 국제 스포츠는 159억 원(14.9%) 증액됐다.

    생활 체육, 올해 편성 대비 591억 원 삭감·다른 항목과 비교시 삭감 금액의 규모 가장 커
     


    체육분야 정부 예산안 중 가장 많이 증액된 스포츠산업 항목의 주요 내용. 문체부 제공체육 분야 정부 예산안 중 가장 많이 증액된 스포츠산업 항목의 주요 내용. 문체부 제공
    스포츠 산업의 예산 증가 폭이 가장 큰 것은 역대 최대 규모의 융자 예산 편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직접 융자 예산이 올해 대비 1530억 원 증액 편성됐다. 또 스포츠 산업 모태펀드 투자 확대도 스포츠 산업 예산 규모가 늘어난 주된 요인이다. 스포츠 산업 모태펀드 투자는 올해 101억 원에서 3배 들어난 303억 원으로 확대·편성됐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이번 예산 편성과 관련해 "대한민국 전체 산업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나이키, 아디다스와 같은 세계적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성장 동력인 스포츠 산업을 짜임새 있게 지원하겠다"고 덧붙이면서 스포츠 산업 부분을 특별히 강조했다.
     
    반면 예산이 줄어든 항목은 생활 체육과 전문 체육이다. 특히 생활 체육은 올해 편성 대비 591억 원이 삭감됐다. 다른 항목과 비교시 삭감 금액의 규모가 가장 크다. 감액 비율은 9.0%에 달한다. 전문 체육은 68억 원이 줄었다. 감액 비율은 1.5%로 생활 체육에 비해 7.5%p 낮다. 생활 체육과 비교하면 예산 삭감 금액 규모나 감액 비율 모두 소폭 줄어든 셈이다.

    '모두를 위한 스포츠'  기치 내걸고 생활 체육 활성화 약속한 정부 기조 역행 편성 지적
     


    체육분야 정부 예산편성 현황. 스포츠산업 항목 예산 규모가 가장 많이 증액됐고, 생활 체육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문체부 제공체육분야 정부 예산편성 현황. 스포츠산업 항목 예산 규모가 가장 많이 증액됐고, 생활 체육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문체부 제공
    내년도 체육 예산안에서 생활 체육 감액 규모가 가장 큰 것은 지난해 12월 올해 체육 예산안을 공표할 당시와 대비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2023년도 예산안 공표 당시에는 '전 국민의 생활 체육 참여 환경 조성'을 전면으로 내세우며 생활 체육 예산을 대폭 확대·편성한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내년도 생활 체육 예산 규모가 대폭 줄어든 것에 대해 체육계의 반응은 예상 밖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예산 규모만 따졌을 시 '모두를 위한 스포츠, 촘촘한 스포츠 복지 실현'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생활 체육 활성화를 약속한 정부 기조에 역행하는 편성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생애 주기별 스포츠 활동 지원', '운동하는 국민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체육시설 기반 체력 인증센터 확충' 등을 국정 과제로 내걸고 생활 체육 활성화를 약속했다. 이를 통해 2021년 60.8%, 2022년 61.2%인 생활 체육 참여율을 2027년에는 69%로 지난해 대비 8%p 가량  높이겠다는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생활 체육 참여율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시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체육 시설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국민들이 체육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 중 '체육 시설 접근성'은 29.3%로 3위를 차지(2022 국민 생활 체육 조사) 하고 있다.
     
    이같은 사정 등을 감안할 때 생활 체육 예산 증액이 기대 됐으나 결과적으로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된 셈이다.

    문체부 "생활 체육 예산 대폭 삭감은 국민체육센터 건립 사업 예산이 많이 줄어든 것이 주된 요인"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사진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사진
    내년도 생활 체육 예산 규모의 대폭 감소와 관련, 문체부는 예산 규모가 큰 사업의 예산 편성 변동이 주된 요인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문체부 체육정책과 관계자는 "생활 체육이 다른 항목들 보다 예산이 많이 줄어든 것은 예산 규모가 큰 국민체육센터 건립 사업에서 예산이 많이 삭감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센터 건립 과정에서 불용 등 그해에 다 못쓴 예산을 감안해서 내년도 예산 편성을 하다 보니 센터 건립 사업 예산이 많이 줄었다. 이 예산이 줄다 보니 전체적으로 생활 체육 예산이 많이 삭감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체부가 생활 체육 예산 감액의 주된 요인으로 설명한 국민체육센터 건립 사업의 경우 올해 책정된 예산은 1685억 원이었고, 내년도 예산은 851억 원이 편성됐다. 여기에서만 834억 원이 줄었다는 것이 문체부의 설명이다.
     
    또 다른 문체부 관련 부서인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국민체육센터 건립 사업 예산은 그동안 일정액을 나눠서 기계적으로 지자체에 내려 보냈으나 내년도 예산 편성을 하면서는 실제 사업 추진 사항을 보고 실제 필요한 돈을 나눠서 보내다 보니 예산이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체육 기금을 지방에 보내도 실제 집행률은 40%가 안 된다. 이런 상황을 조사해 반영하다 보니 생활 체육 예산이 줄었다"고 부연했다.
     
    대한체육회의 경우 내년 사업 예산 4094억 원(국민체육진흥기금 정부안)을 확보했다. 체육회 예산 중 생활 체육과 관련해 편성된 예산 항목은 생활 체육 프로그램 다양화(10억 원), 유아 스포츠놀이 기반 조성(3억6000만 원), 종목별 동호회 리그 참여 계층 강화와 지정 스포츠 클럽 확대(각 10억 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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