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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해제하니 또다른 악몽…'코로나 후유증' 대처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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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리 해제하니 또다른 악몽…'코로나 후유증' 대처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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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O "감염 3개월 내 발생한 증상 최소 2개월 이상 지속=롱 코비드"
    피로감·호흡곤란·건망증·수면장애·기분장애부터 두통·기침 등까지 다양
    현장선 "검진해도 특별한 이상 없을 때 많아…진단 기준부터 수립해야"
    "빨리 검사받고 빨리 치료받는 게 중요" "충분한 휴식, 영양보충 필요"

    #1. 작년 말 직장에 신입으로 입사한 20대 여성 A씨는 지난달 초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감염 초반부터 인후통과 기침 등 증상이 꽤 있었지만 1주일, 열흘이 지나면 괜찮아지겠거니 가볍게 생각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이상 증상'이 계속됐다. 머리가 쪼이는 듯한 두통이 간헐적으로 이어졌고, 가족행사 등 중요한 일정을 기억하지 못하는 일들이 잦아졌다. 전에 없던 일이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같은 '브레인 포그'(Brain Fog) 현상이 일종의 '코로나 후유증'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병원을 찾아야 하는 일인지도 판단이 서지 않았다.
     
    #2. 60대 남성 B씨는 2월 중순 오미크론 변이에 확진됐다. 집단감염이 일어났던 시설에서 일하는 가족한테 옮은 것으로 보였다. 재택치료 집중관리군으로 약 처방을 받다가 격리가 풀린 뒤에도 좀처럼 개운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당뇨·고혈압 등의 지병 없이 건강한 편이라 자부해 왔지만 평소보다 쉽게 피로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까닭 없는 무기력함과 우울감도 찾아왔다.
     
    일정과 약속은 점차 줄어갔다. 잠을 일찍 청하려 해도 한 번에 깊은 수면에 들지 못해 뒤척이는 날들이 많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몸이 무거운 B씨는 수면제 복용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누적환자 1400만 육박하며 후유증도 늘어…피로감·건망증 등 다양

    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387만 4216명이다. 전체 인구 5131만여 명(작년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현황 기준)의 약 27%에 달하는 비중이다. 통상 지역사회에 숨어있는 실(實) 감염자는 통계로 잡히는 확진자의 2~3배 정도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고려하면 국민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19를 겪었을 수도 있다.
     

    서울 양천구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PCR검사 키트를 정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서울 양천구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PCR검사 키트를 정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지난 2020년 1월 촉발된 코로나19 사태가 2년 넘게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자체의 치료만큼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 이른바 '롱 코비드'(Long Covid)라 불리는 '코로나 장기 후유증'이다. 코로나19를 감기와 비슷한 '가벼운 바이러스' 정도로 치부했던 이들을 가장 당황스럽게 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방역당국의 지침 상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의무적으로 격리해야 하는 치료기간은 '1주일'이다. 무증상·경증이 다수인 오미크론의 특성, 실제 감염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당국의 데이터 등을 토대로 당초 2주였던 격리기간은 반으로 줄었다. 하지만 완치 판정기준이라 할 수 있는 7일이 경과한 후에도 두통과 잔기침, 피로감과 기억력 저하 등을 호소하는 사례들이 점차 늘고 있다.
     
    정부가 공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2만 1615명 중 19.1%(4139명)가 1개 이상의 후유증으로 완치 후 병원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양성 판정 이후 3개월·6개월의 추적 기간 동안 지난 3년간 의무기록에 없었던 증상이 새롭게 발생한 경우다.
     
    국립보건연구원이 국립중앙의료원, 경북대병원, 연세대의료원 등과 각각 실시한 후유증 조사에서는 △피로감 △호흡곤란 △건망증 △수면장애 △기분장애 등이 가장 높은 빈도로 나타났다. 발생비율은 기관별로 적게는 20%, 많게는 79%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3개월 이내 생겨 두 달 이상 지속된다면 '롱 코비드' 의심해봐야 

    아직 '롱 코비드'를 구분하는 하나의 통일된 시간적 기준은 없다.  WHO(세계보건기구)는 감염 3개월 안에 발생한 증상·징후가 최소 2개월 간 이어지는 현상을 코로나19의 장기 후유증으로 정의했다.
     
    방역당국도 비슷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대체로는 이상증상이 석 달을 넘기지 않지만, 그 이후에도 해당 증상이 지속된다면 '롱 코비드'를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방대본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지난달 31일 "WHO나 외국은 12주, 약 석 달 정도를 언급하는 경우가 있다"며 "발병한 다음에 석 달이 지난 다음에도 한 1~2개월 정도 더 발생할 수 있는 것을 후유증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떤 질환을 볼 때 보통 급성과 아급성(亞急性), 만성으로 나눈다. 3개월까지는 아급성, 그 이후부턴 만성으로 보는 것"이라며 "일부에서는 6개월까지도 장기 후유증이라 하는데 논문들을 보면 대개 3개월 기준으로 많이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여러가지 질병을 진단하고 분류하기 위해 시간적 기준을 제시할 순 있는데 생각보다는 (양상이) 너무 다양해서 많이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또 우리나라 확진자들에게 어떤 특성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충분히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진되고 3개월 이내 발생한 증상·징후를 이르는 것에 대해선 크게 이견이 없다"면서도 "그 기간이 지나고 생긴 증상도 '롱 코비드'가 아니라고 완전히 배제하긴 쉽지 않다. 실제로 외래로 환자를 보다보면 작년이나 재작년에 감염되고 한참 시간이 지난 다음에 이해할 수 없는 불편함을 계속 느낀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경북대병원이 지난 2020년 2월부터 3월까지 내원환자 17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명 중 3명'(75.9%·129명)은 12개월까지 1개 이상의 후유증 증상이 관찰됐다. 추가조사가 이뤄진 81명 중 79%(64명)는 21개월이 된 시점까지도 건망증(32.1%), 피로감(30.4%), 수면장애(23.5%) 등을 호소했다.
     

    '중증'으로 앓을수록 가능성↑…"검진해도 이상 없는 경우 많아"

    그럼 어떤 환자들이 코로나19의 후유증을 더 쉽게, 더 오래 앓을까. 이 역시 좀 더 과학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제한적으로 검증된 바로는 입원치료가 필요한 정도로 중증으로 진행된 확진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는 게 중론이다.
     
     박종민 기자 박종민 기자연세의료원 연구진이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중증도에 따른 후유증을 조사한 결과, 경증보다는 중증 환자의 발생률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대상자의 3개월째 후유증 평균 발생률이 약 20%로 집계된 가운데 경증 환자는 피로감, 중증은 호흡곤란이 가장 흔했.
     
    엄 교수는 '주관적 판단'이란 점을 전제하면서도 "(코로나19를) 중증으로 앓은 분, 또 예방접종을 안 하신 분들일수록 (후유증 사례들이) 많은 것 같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가볍게 앓았던 분들 중에는 실제로 그런 분들이 별로 없다"며 "젊고 건강한 분들이 그런 문제로 오시는 경우는 개인적으론 많이 경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천 교수 또한 "연구마다 다르지만, 입원환자의 거의 90% 가까이가 후유증을 앓는다고 보고한 경우도 있다. (확진자가) 입원할수록 후유증은 더 심하다"며 "폐쇄성 폐질환은 호흡기에 타격이 갈 것이고,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일수록 확률이 더 높다고 봐야 한다. 뭔가 염증반응이 세게 일어난 장기는 일부 후유증을 남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본인은 '심각하다'고 문제를 느껴 진료를 받아도, 의학적으로 이상소견이 나오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점도 문제다.


    엄 교수는 "현장에서 그런 환자들을 봐도 사실 별로 대안이 없다. 검사를 쭉 해봤을 때 특별한 이상이 감지되는 경우도 드물다"며 "의사들도 특별히 수립된 치료계획이나 방법이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증상 완화를 위해 약을 써봐도 "드라마틱하게 변화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도 전했다.
     
    이어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감퇴하는 '브레인 포그'가 중추신경계 이상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MRI(자기공명영상) 같은 걸 다 찍어봐야 하는데 보험 처리가 안 되는 영역이다 보니 (환자들에게) 권고를 해도 잘 안 하시려 한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 "'롱 코비드' 진단기준 세워야" "신속한 검사·치료가 중요"

    전문가들은 코로나에 의한 '장기 후유증'을 정의하는 명확한 기준부터 세우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봤다.

    엄 교수는 "오미크론이라 해서 이전 변이들보다 후유증이 덜 하다 볼 근거는 전혀 없다. 개별 환자의 장기 후유증 강도나 기간이 다른지, 어떤지도 모르는 것"이라며 "'롱 코비드'의 진단기준을 만드는 것이 일단 1차적인 숙제"라고 짚었다.
     
    그는 "어떤 증상을, 어떤 방법으로 진단했을 때 (롱 코비드로) 인정할지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환자 말만 듣고 진단할 수 있는 건 아니잖느냐"고 반문했다.
     
    같은 맥락에서 정부 차원의 데이터 관리도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연합뉴스연합뉴스엄 교수는 "개별 의료기관이 (후유증이) 얼마나 지속되고, 언제쯤이면 좋아지는지 등을 연구하기는 쉽지 않다. 환자를 강제할 방법이 없잖느냐"라며 "국가에서 (후유증 관련 정보를) 등록하고 관리하는 프로그램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롱 코비드' 얘기가 나온지는 이미 오래 됐다. 다른 나라에선 등록시스템을 만들어 데이터를 계속 정리하고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아직도 그런 시스템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코로나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진단 및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엄 교수는 "일단 안 걸리는 게 최선이지만, 걸리더라도 빨리 검사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증으로 심하게 앓을수록 발생빈도가 높아 보이기 때문"이라며 의심증상이 있을 때 검사를 회피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또 "'롱 코비드' 진단을 받으려면 앞서 코로나19로 진단을 받은 경력이 있어야 한다. 검사를 안 받고 있다가 나중에 '나 코로나였던 것 같은데 지금 후유증이 있는 것 같아요'라고 해도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최악의 경우에는 심각한 장기 후유증이 남더라도 향후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확진 시엔 충분한 휴식을 먼저 취할 것을 권고했다. 천 교수는 "바이러스와 싸울 때 몸이 쉬지 못하고 과로하거나 무리하게 되면 면역력이 약해지게 된다. 그럼 훨씬 몸에 타격이 가게 된다"며 "코로나에 걸리게 되면 병가나 휴가를 내서 푹 쉬는 게 제일 중요하다. 몸 속에서 T세포가 이겨낼 수 있도록 영양을 보충하고 면역력을 올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 후유증이 평생을 가지는 않을 거라 본다. 대부분은 6개월 이내 좋아지기 때문에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며 "두세 달 정도는 피로감이 지속될 수 있지만 시간이 가면서 염증반응이 없어지면 소실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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