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354일 만에…김용희 "다신 저같은 참담한 해고자 없어야"

354일 만에…김용희 "다신 저같은 참담한 해고자 없어야"

해고자 김용희, 지난 28일 오후 삼성 측과 극적 합의 타결
공대위 임미리 교수 "한 달 동안 피 마르는 시간이었다"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가 지난 7일 서울 강남역사거리 CCTV 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61)씨가 고공농성 354일 만에 땅으로 내려온다. 삼성 측과 한 달 동안에 걸친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김용희씨는 29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1년의 시간에 대해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씨는 "저 같은 노동자가 권리를 주장하다가 이런 불행에 처했다. 다시는 저 같은 참담한 해고노동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많은 연대 단위와 동지들이 만든 결과에 감사하고 저도 내려가게 되면 어려운 동지들과 남은 인생을 잘 살아갈 것이다"고 심경을 밝혔다.

삼성해고자고공농성공대위(공대위)에 따르면 공대위와 삼성 측은 전날 오후 6시쯤 서울 모처에서 만나 극적으로 합의에 성공했다.

공대위는 명예회복을 위한 사과 등 관련 내용에 대한 전반적 합의를 도출했다. 공대위 대표를 맡은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는 "합의를 진행한 한 달은 피가 마르는 시간이었다"며 "이제 김용희도, 나도 살 수 있겠구나하는 마음에 안도할 수 있었다"고 짧은 소회를 전했다.

김씨는 지난 1990년대 삼성항공(테크윈)에 입사해 노조설립을 주도하다 해고당했다. 김씨는 노조탄압과 부당해고에 대해 삼성의 사과와 복직을 요구하며 지난해 6월 서울 강남역 앞 철탑에 올랐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최근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공여 및 횡령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을 앞두고 '삼성준법감시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었다. 준법감시위는 삼성그룹이 과거 노조와해 공작 등 노동탄압 문제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삼성 내 노사 갈등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지만, 공대위와 김용희씨 측은 "피해 당사자에 대한 사과가 먼저"라면서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후 양측은 20일 넘게 농성 해제를 위한 조건 등을 논의했고 마침내 합의에 성공한 것이다.

0

0

전체 댓글 0

새로고침

    제 21대 대통령 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