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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김하나''가 말하는 400m 계주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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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한 일체감-바통터치 묘미-완전연소 쾌감-100m, 200m 기록향상

    육상 단거리는 단순하다. 남보다 빨리 달리면 이긴다. 육상 400m 계주는 특별하다. ''가장 빨리 달리고 싶다''는 공통의 꿈을 안고 네 명이 함께 달린다. 관중들에겐 ''함께 달리고 싶다''는 마음을 심어준다. 스프린터가 바람을 가르며 쌩! 하고 질주하는 모습은 근사하다. 바통터치가 매끄럽게 연결되는 순간은 짜릿하다. 거기다 예측불허의 묘미까지…. 김하나, 여호수아 등 국내 간판 스프린터들이 단체종목인 400m 계주의 매력에 대해 말했다.

    ◈ 팀플레이-강한 일체감과 연대감

    좋은 팀이니까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확실하게 달려줘야 하니까 부담은 크지만, 이 멤버로 달릴 수 있다는 게 아주 행복해. 왜 그런 레이스 있잖아. 누구한테나. 평생에 단 한 번. 그런 거.(한순간 바람이 되어라-사토 다카코)

    안동시청 여자 계주팀은 지난 10월 22일 대전 전국체전에서 23년 만에 400m 계주 한국기록을 깨뜨렸다. 45초 33을 찍어 86년 아시안게임에서 작성된 종전기록 45초59를 0.26초 앞당겼다.

    단일 소속팀으로 참가한 안동시청의 팀워크가 빛을 발했다. 1~4번 주자 정순옥-김태경-김하나-김초롱 중 정순옥을 제외한 3명은 1년 동안 꾸준히 호흡을 맞췄다.오선택(안동시청) 감독은 "계주는 팀플레이다. 주자 4명이 한 소속팀이라서 더 좋은 기록이 나왔다"고 했다.

    기록과 개성이 제각각인 네 명이 이어달리면서 꾸준히 기록을 내긴 쉽지 않다. 하지만 눈빛과 사소한 몸짓만 봐도 통하는 사이라면 레이스를 훨씬 원할하게 운영할 수 있다. 200m, 400m계주 한국기록 보유자인 김하나(24)는 "네 명 모두 소속이 같고, 평소 합숙훈련을 하니까 컨디션, 성격, 장단점 등 서로에 대해 잘 안다. 호흡이 잘 맞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계주는 육상 개별종목 중 유일한 단체종목이다. 같이 훈련하면서 감정적으로 밀착되고, 함께 뛰는 과정에서 강한 연대감과 일체감을 느낀다. 남자 대학부 단거리 1인자 여호수아(22, 성결대)는 "컨디션이 안좋을 땐 보완해주고, 같이 달려서 메달을 따면 함께 기뻐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 바통터치의 묘미-1초 줄일 수 있어


    자신의 힘밖에 의지할 것 없는 플랫레이스는 냉엄함과 간결함이 매력적이지만 나는 역시 이어달리기가 좋다. 바통을 이으며 달라는 속도감과 연대감은 굉장한 쾌감으로 다가온다.

    400m 계주는 예측불허다. ''바통터치 실수''라는 돌발변수가 상존하므로 실전에서 섣불리 결과를 점치지 못한다. 바통이 겹치거나 엇나가면 속도가 확 줄고, 배턴존을 오버하면 실격처리되기 때문이다.

    100m, 200m같은 플랫 레이스와 달리 400m 계주는 주력이 조금 모자라도 바통터치로 어느정도 만회가 가능하다. 각 주자의 주력이 고스란히 시험당하는 1600m 계주와도 다르다. 여호수아는 "400m 계주는 바통터치만 잘 되면 기록을 1초는 줄일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미국 남녀 400m 계주팀은 지난 8월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바통터치 실수로 나란히 탈락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바통을 떨어뜨려 남녀팀 모두 메달 사냥에 실패했던 악몽을 되풀이한 것이다. 반면 일본 남자 400m 계주팀은 강호들을 제치고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는 드라마를 만들었다. 물 흐르듯 이뤄진 바통터치 덕분이었다.

    주자 배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하느냐도 기록을 크게 좌우한다.

    오선택 감독은 "원래 멀리뛰기가 주종목인 정순옥이 4번, 단거리 전문 김초롱이 1번이었다. 서로 순서를 바꾼 것이 주효했다"고 했다. 또 "김태경은 100m 결선 단골선수로 2번 주자로 손색이 없고, 김하나는 워낙 곡선주가 좋아서 3번을 맡겼다"고 덧붙였다.

    ◈ 긴장감이 경기력 상승으로…완전연소의 쾌감


    개인종목은 상관없어. 자기가 얻은 타임에 납득하고 분투하니까, 그것으로 충분해. 하지만 이어달리기는 더 빨리 달리고 싶어. 다른 사람의 몸을 빌려서라도 빠르게 달리고 싶어. 400미터 계주는 괴로워. 내가 폭탄이잖아. 누가 뭐라고 해도 괴로워.

    "400m 계주는 내가 잘못 뛰면 팀에 피해가 가기 때문에 개인종목보다 훨씬 긴장된다"(김하나)

    중압감이 밀려온다. 숨이 턱 막힌다. 몸이 딱딱하게 굳는다. 심장이 쿵쾅거린다. 스타트라인에 서 있을 때, 배턴존에서 다음 주자를 기다릴 때의 긴박감은 말로 다 표현못한다. 하지만 긴장감은 경기력 상승으로 이어진다. ''나로 인해 팀 기록이 나빠지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슴 속에 품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가짐은 훈련에 더욱 매진하게 만들고, 시합 땐 몸을 완전연소 하게끔 한다. 충족감이 온몸을 감싼다. 쾌감이 스며든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도 길러진다. ''나 홀로 러닝''이 아닌 탓에 동료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다음 주자가 달리기 쉽게 하려면 바통을 어떻게 넘겨줘야 하나'' 고심하다 보면 저절로 동료애가 싹튼다.

    남자 400m 계주 국가대표팀의 3번 주자 여호수아는 "세 번째 주자는 2번 주자한테 바통을 건네받고 4번 주자에게 넘겨줘야 한다. 부담이 크지만 그만큼 중요한 위치라서 사명감을 느낀다"고 했다.

    침이 바짝바짝 마른다. 머리로 피가 몰린다. 두렵고 떨린다.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안전하게 전달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에 신경이 곤두서고,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하지만 400m 계주를 뛰면서 긴장감을 조절하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키운다. 꾸준히 단련하면 100m, 200m같은 개인종목에서도 심리적인 여유를 가질 수 있다.

    ◈ 100m, 200m 기록 향상에 도움

    꿈? 뭐라고 해야할까. 그냥 새하얘. 한없이 넓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하지만 상쾌하고 기분이 좋아. 빨라지는 거. 더 빨라지는 거.

    김하나는 "바통 주고받는 연습을 하다보면 스피드훈련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했다. 반면 여호수아는 "아직 계주 훈련이 개인종목 기록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확실히 말씀드리진 못하겠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7개월째 한국 육상 단거리 대표팀을 지도하는 리오 알만도 브라운(53) 코치는 "400m 계주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워야 개인종목 사기도 올라가 기록이 덩달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체종목 기록이 향상되면 선수 개개인의 자신감이 커지는 건 당연지사. 함께 뛰면서 동료들의 장점을 흡수하고, 자신의 잠재능력을 끌어내기 때문이다.

    대한육상연맹은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계주종목을 정책종목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10일 개막한 제18회 아시아선수권대회(중국 광저우)에는 국내 최정상급 스프린터로 구성된 남녀 계주팀이 참가한다. 계주 대표팀은 이례적으로 대회 1주일 전 경남 경산에서 합동훈련을 했다.

    남자팀은 임희남, 김국영, 전덕형, 여호수아가 나서고, 여자팀은 김하나, 이선애, 강다슬, 김초롱(미정) 등이 출전 채비를 마쳤다. 남자팀이 21년 묵은 한국기록(39초 43, 88년 서울올림픽)을 깰지, 여자팀이 안동시청 단일팀의 45초 33을 넘어설지 관심거리다.

    참조 :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일본 청춘육상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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