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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1 다이너마이트 최용수 "마사토 꺾을 비책 있다"

K-1 다이너마이트 최용수 "마사토 꺾을 비책 있다"

12월 31일 K-1 다이너마이트 대회서 마사토와 일전…작전명은 ''늑대사냥''

간단명료하다. 그리고 주저함이 없다. 서글서글한 눈매가 인상적인 K-1 파이터 최용수에 대한 느낌은 이렇다. 그는 어떤 질문을 받든 막힘 없이 술술 답변한다. 말이 많은 것도 아니고, 달변은 더욱 아니지만 내뱉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그의 펀치처럼. 무표정한 얼굴에선 긴장감이 뚝뚝 묻어난다. 그러나 언뜻언뜻 내비치는 따뜻한 미소에는 누구라도 무장해제 시키는 힘이 있다. 오기와 근성으로 똘똘 뭉친 ''투혼의 파이터'' 최용수를 지난 5일 21세기 복싱권도체육관(서울 양평동 소재)에서 만났다.

▲ "마사토는 강자, 그러나 승리는 내 것"

K-1 다이너마이트 최용수

 

"마사토 선수요? 별다른 느낌 없어요. 게임 하는 건 다른 선수와 똑같아요." 전 WBA 슈퍼페더급 세계 챔피언 출신 파이터 최용수(35)는 오는 12월 31일 일본 오사카 쿄세라돔에서 열리는 K-1 다이너마이트 대회에서 ''은빛 늑대'' 마사토(일본 · 28)와 맞붙는 소감을 담담하게 밝혔다.

마사토는 K-1 맥스(70kg 이하급)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그동안 최용수가 겨뤘던 상대들과는 격이 다른 선수. 격투기 전문가들도 대부분 마사토의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다. 2006년 9월 K-1 데뷔 후 3연승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최용수도 "마사토가 나보다 잘 하는 게 당연하다. 난 복싱밖에 몰랐고, 마사토는 K-1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다. 상식적으로 몇 수 위"라며 상대의 실력을 인정한다.

그러나 최용수는 여느 때처럼 자신만만하다. 지난달부터 합숙훈련 중인 그는 "킥과 복싱 실력이 나보다 월등하다. 유일한 단점은 잘하는 것"이라며 마사토를 잔뜩 치켜세우면서도 K-1 다이너마이트 대회 승패에 대한 전망을 묻자 "내가 당연히 이긴다. ''무조건 이긴다''는 자신감을 갖고 매 라운드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두 선수는 원래 지난해 K-1 다이너마이트 대회에서 싸울 예정이었지만 최용수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대회 직전 대결이 무산된 바 있다. 최용수는 "1년이란 시간이 나에겐 ''실''보단 ''득''이 됐다. 이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며 승리의지를 다졌다.

▲ "마사토 꺾을 비책 있다"

[BestNocut_L]그렇다면 마사토를 꺾을 비책이 있을까?

''작전명: 늑대사냥, 암호명: 서프라이즈 어택.'' 올 1월 초부터 최용수에게 격투기를 지도하고 있는 ''불사조'' 박현성 관장(40 · 21세기복싱권도체육관)은 ''타도! 마사토 전략''을 이렇게 설명한다. 그러면서 "2라운드 안에 끝낼 생각을 갖고 지도하고 있다"고 박 관장은 말한다.

''늑대사냥''은 마사토의 닉네임 ''은빛 늑대''를 딴 것. 그렇다면 ''서프라이즈 어택''의 정체는 무엇일까. "마사토는 분명 최용수의 펀치를 견제하고 들어올 겁니다. 그때 최용수가 기습적으로 킥을 날려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거죠."

박 관장의 컴퓨터는 ''격투기 동영상의 보고''나 다름없다. 그는 데뷔 초부터 최용수의 훈련모습을 꼬박꼬박 영상으로 담아왔다. 상대선수인 마사토에 대한 영상자료도 빼곡하다. 그리고 이것은 전력 분석과 전략 수립에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마침 기자가 찾아갔을 때, 박 관장은 최용수와 임치빈 선수의 스파링 동영상을 보면서 전략수립에 여념이 없었는데, 최용수가 마사토와 경기 스타일이 비슷한 임치빈에게 호쾌한 하이킥을 꽂아 넣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복싱 스타일로 나갈 겁니다. 제가 킥을 얼마나 쓸 지는 대회 당일 경기 전개에 따라 달라지겠죠." 최용수는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던졌다.

"''최용수가 참 잘했다''는 소리 듣고 싶다"

"은퇴 한 후 복싱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이 있느냐?" 순간 최용수의 표정은 복싱에 대한 진한 애정과 아쉬움이 한데 뒤섞인 듯 복잡했다. 그러곤 이내 "능력이 된다면 다시 복싱선수로 뛰고 싶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잠시 기자의 귀를 의심했지만 이내 고개가 끄덕여졌다.

최용수는 K-1 무대에 서면서도 늘 복싱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 후엔 늘 "복싱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말을 잊지 않았고, 때론 복싱계를 향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여름 지인진 선수(전 WBC 페더급 세계챔피언)가 챔피언 벨트를 반납하고, K-1에 진출한 후 파장이 일었을 땐 "복싱계가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지 못한 탓"이라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최용수는 지난 95년 12월 WBA 슈퍼페더급 세계 챔피언에 오른 후 7차 방어까지 성공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당시 아르헨티나 적지에서 챔피언 벨트를 따내 그 가치가 더욱 빛났다. 한국에서 배출한 역대 43명의 세계 챔피언 중 해외원정에서 타이틀을 거머쥔 선수는 8명에 불과한 탓이다.

그러나 최용수에겐 ''투혼의 복서''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복싱선수 시절, 경기 전날 교통사고로 갈비뼈에 금이 간 상태에서 시합에 출전해 KO승을 이끌어낸 후 얻었다는 이 별명은, 지난 2003년 은퇴 후 생활고로 힘든 나날을 보냈지만 K-1 파이터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그의 인생과 무척 닮아보인다.

"지금까지 3번의 경기는 하늘의 뜻으로 잘 치렀지만 아직 멀었습니다. 그만 둘 때까지 배우는 입장인 거죠. 은퇴할 때까지 열심히 해서 ''잘했다''는 소리 듣는 게 목표입니다."

그래서 최용수는 오늘도 차가운 링 위에서 매서운 눈매를 번뜩이며 ''혼''(魂)의 펀치를 날린다.
K-1 다이너마이트 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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