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경제연구원)이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지는 모습"이라며 두 달 연속 "경기 하방 위험"을 강조했다.
KDI는 10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2월호'에서 최근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생산 증가세가 완만한 수준에 머무른 가운데,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최근 5개월 동안 '경기 개선(세)가 제약·지연된다'고 평가했지만, 이번에는 아예 경기 개선에 대한 언급이 사라졌다.
반면 12.3 내란 직후에 발표했던 경제동향 12월호에서는 '불확실성이 확대된다'고 우려한 데 이어 전월인 1월호에는 그 결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된다"고 명시했는데, 이번에도 "경기 하방 위험"을 지적했다.
특히 12.3 내란과 이후 탄핵 심판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KDI는 "정국 불안의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된다고 언급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변화로 "미국을 중심으로 무역분쟁이 격화됨에 따라 통상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가 확대"될 뿐 아니라 현재의 국내 정치 상황도 경기 하방 가능성을 높인다고 적시한 것이다.
KDI는 "정국 불안으로 12월 중 급락한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표가 1월에도 낮은 수준을 지속"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급락했던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88.2)에 이어 기준치(100)에 크게 못미치는 91.2에 그쳤고, 기업경기전망지수(BSI)도 65.0에 불과했다.
관련 지표를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반도체(13.9%)와 반등한 자동차(2.1%)를 중심으로 광공업생산은 5.3% 증가했다. 서비스업생산도 1.2%로 전월(0.9%)보다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다.
하지만 건설업은 8.3%나 감소해 전월(-12.5%)에 이어 큰 폭의 감소세가 계속된 탓에 전산업생산은 1.4%의 낮은 증가세에 그쳤다.
또 KDI는 "소비와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며, 그동안 높았던 수출 증가세도 반도체를 제외한 부문을 중심으로 점차 둔화"된다고 우려했다.
수출의 경우 지난달에는 일평균 기준 7.7%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ICT 품목에서 25.0%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한 반면 글로벌 수요 둔화로 일반기계(-6.0%)와 석유제품(-15.8%)은 감소하면서 ICT 품목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액은 1.7%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도 승용차(-11.5%), 가전제품(-7.5%), 의복(-1.3%), 차량연료(-5.0%) 등을 중심으로 3.3% 감소했다.
건설기성도 감소세를 이어간 건축(-6.8%) 뿐 아니라 토목에서 감소폭이 전월 -0.4%에서 -11.4%로 확대된 바람에 8.3%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지난해 건설수주가 전년대비 7.2% 증가하면서 극심한 부진에서는 벗어난 점은 고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