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대권 잠룡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5일 이재명 당대표의 실용주의 노선을 겨냥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은 정체성을 분명히 유지해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이날 김 지사는 MBN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진보의 가치와 철학을 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해 푸는 것은 충분히 필요하지만, 가치와 철학이 바뀔 수는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지사는 "민주당이 추구하는 제대로 된 진보의 가치를 앞에 두고,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에 있어 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맞다"며 "그렇지만 실용주의가 목표이자 가치가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이 두 분의 생각과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실용주의적이고 현실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우리의 길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중도보수층을 타깃으로 한 '우클릭'을 경계하면서, 민주당이 추구해 온 기본 이념을 흔들어선 안 된다는 취지로 읽힌다.
국민의힘이 배출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 속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이 정체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민주당이 성찰과 반성을 해야 한다"며 "계엄과 내란 종식을 위해 (공세를) 빨리한 것은 이해되지만, 많은 국민이 보기에 성급하고 오만했다는 평가를 받는 점은 새겨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 역량을 갖췄느냐, 준비가 돼 있느냐에 대해 많은 점수를 받지 못했던 것 같다"며 "성찰을 바탕으로 국민으로부터 다시 지지받으리라 굳게 믿고, 그 과정에서 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관해서는 "사법리스크 문제가 지지율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이 대표가 당당하게 대처해서 해결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인사권자나 여당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국민과 나라를 보며 담대하게 나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전날 김동연 지사는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측이 주 52시간 노동 규제와 관련해 국제적인 반도체 산업 경쟁 상황에 맞춰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는 데 대해 '본질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표면적으로 민주당 내 대권 주자인 그가 이 대표와 여권을 동시 겨냥하면서, '경제통'으로서 첨단산업 체질 개선에 대한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앞세워 존재감을 부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