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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죽이고 싶다" 왕따학생, 태도 변화 원인은?

학교 폭력 전문 상담 사이트 ''''왕따닷컴'''', 80차례 <미디어 상담> ''''주효''''

왕따

 


지난해 8월 6일 학교폭력 전문 사이트인 ''''왕따닷컴(www.wangtta.com)'''' 게시판에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의 글이 올라왔다.

사소한 이유로 한 친구와 등 진 뒤부터 어느 누구하나 말거는 사람 없고 옆 자리에 같이 앉으려는 친구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4학년 때 왕따를 경험했다는 이 여학생은 또 다시 외톨이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감에 떨고 있었다.

때로는 따돌림을 주도한 문제의 친구를 죽이고 싶다는 글을 쓰기도 했다.

이 때부터 시작된 이 학생의 호소문은 지금까지 80차례나 계속되고 있다.

6개월간 상담이 이어지고 있으므로 평균 2-3일에 한 번꼴로 글을 싣고 있는 셈이다.

마치 자신의 일기를 쓰는 듯 게시판에 하루 학교생활을 정리해오고 있다.

이 학생에게 80차례 넘는 지속적인 조언을 해주고 있는 사람은 ''''왕따닷컴'''' 상담원인 임성관(서울 불교대학원 상담치료 전공)씨.

서로 얼굴도 모른 채, 그 것도 가상공간에서, 6개월 넘게 대화의 끈을 이어오고 있는 것은 그 만큼 이 여학생이 임씨의 조언에 의지하고 있다는 증거다.

임씨는 ''''처음에는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해 스스로 개선 방법을 찾을 생각은 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만을 물어왔는데 지금은 어떻게 하면 친구들과 사귈 수 있을 것 같다는 식으로 태도가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임씨는 다른 9명의 상담원과 함께 이곳 ''''왕따닷컴''''에서 자원봉사 상담원으로 활동중이다.

이 곳에는 많으면 하루 10건의 문의가 올라온다. 임씨의 경우 1년간 40여명을 상담해왔다.

이처럼 ''''왕따닷컴''''은 국내 140개 청소년 상담실처럼 집단 괴롭힘과 같은 학교 폭력 피해자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그런데 다른 상담실과는 달리 ''''왕따닷컴''''이 주력해서 활용하고 있는 상담 방법이 있다.바로 인터넷이나 영화, 사진 등 각종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

자기표현이 어려운 청소년의 경우 직접 방문이나 전화 상담 보다는 거부감이 적고 접근도 쉬운 미디어에 더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임재연 상담실장은 ''''사회성이 없고 집중력이 떨어져 상담을 이끌어가기 힘든 청소년이 인터넷이나 영상매체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하는 경향을 상담에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 상담''''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낸 ''''왕따닷컴''''에는 일주일에 1200명이 다녀갈 정도로 점차 이용자가 늘고 있다.

지난해 5월 핸드폰 문자가 한 여고생의 자살을 막았다고 해서 화제가 됐던 그 핸드폰 문자도 이 곳의 상담원이 보낸 것이었다.

이들이 오는 26일에는 미디어를 활용한 외톨이 탈출 프로그램인 ''''친구야 놀자'''' 하루 캠프를 개최한다.

이 행사에서는 특히 최근 청소년들간 소통의 도구로 급부상한 UCC(User Created Contents)를 이용해 서로가 만든 UCC를 보면서 서로 어울리는 시간을 갖는다.

신재호 상담원은 "UCC를 활용한 놀림이나 따돌림, 괴롭힘, 학교폭력 등으로 친구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들, 또래 관계를 더 잘하고 싶은 친구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이 사이트가 실시한 집단 따돌림 실태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명중 4명꼴로 ''''자신의 학급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이 1-2명이 있다''''고 답할 정도로 집단 따돌림은 여전히 학교에 만연해 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청소년의 특성을 찾아 거기에 잘 접목한 미디어 상담 활동은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다.

남몰래 눈물을 흘리며 학교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수많은 학교 폭력의 피해자들이 있다면 한번쯤 미디어 상담을 시도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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