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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위원으로 계엄 사과했나"…'1등' 김문수 저격한 안철수

국민의힘 1차 경선 A조 토론회

찬탄파 安, '지지율 1위' 金 공격 '반탄' 부각
"민주, '李 vs 尹' 전략…반성·사과로 빠져나와야"
金 "계엄 선포 불가피 사정 책임, 민주에" 반박
국힘, MBTI·밸런스게임 등 예능적 요소 젊은층에 어필

19일 서울 강서구 ASSA 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조별 토론회에서 유정복(왼쪽부터), 안철수, 김문수, 양향자 후보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19일 서울 강서구 ASSA 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조별 토론회에서 유정복(왼쪽부터), 안철수, 김문수, 양향자 후보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사실 김 후보님, 윤 대통령님 탄핵에 반대하셨잖습니까." (안철수)
 
"저는 탄핵에는 여러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김문수)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무위원으로서 국민께 사과하셨는지요."
 
"전 탄핵 문제에 대해 사과한 적은 없습니다."


'4등 싸움' 安, 탄핵·AI 등 고리로 金 집중 공격

19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1차 경선 첫 조별토론회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반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대표적 '찬탄(탄핵 찬성)파'로서 대선 승리를 위해 윤 전 대통령이 자진 탈당을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한 안철수 후보는 반탄(탄핵 반대)파 기수로 평가되는 김문수 후보를 향해 이같이 공세에 나섰다.
 
안 후보는 각 주자가 키워드를 선택해 주도하는 토론 순서에서 '범보수 지지율 1위'인 김 후보를 집중 겨냥했다. 서류 심사를 통과한 후보 8명 중 절반을 떨구는 1차 컷오프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3강(김문수·한동훈·홍준표)'에 이어 누가 4등으로 2차전에 안착하느냐로 꼽힌다.
 


나경원 의원과 치열한 자리 싸움 중인 안 후보가 김 후보와의 차별성을 보여주는 데 주력한 이유다. 그는 특히 김 후보가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위원(고용노동부 장관)이었다는 점을 들면서, 그가 계엄에 따른 탄핵에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는 것을 부각시켰다.
 
안 후보는 윤 전 대통령 탄핵 자체에 유감을 표한 적은 없다는 김 후보에게 "그게 (바로) 문제라고 본다. 민주당의 지금 전략은 다음 대선을 '이재명 대 윤석열'로 끌고 가려는 것"이라며 "그런데 우리(국민의힘)가 반성과 사과가 없으면 결국 이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해 대선에 필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당이 꼭 대선에서 이겨야 되지 않느냐. 그래야 우리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지 않겠나"라며 "대통령이 비상계엄으로 파면됐는데 (당 차원의) 반성이 없으니 민주당이 우리를 '계엄 옹호 당'이라 미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가 "많은 국민이 거기에 설득당하고 있다. 여기서 빠져나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하자, 김 후보는 "그럼 이제 전 오히려 '왜 대통령께서 계엄을 했던가'(를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30번에 걸친 '줄 탄핵', 걸핏하면 특검(법)"이라고 받아쳤다.

다수당인 민주당이 일방적 법안 통과와 탄핵 남발로 정부의 정상적 국정 수행을 불가능하게 했다는 얘기인데,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당시 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한 논리와 일맥상통한다.
 


그러자 안 후보는 "그것은 다시 계엄으로 돌아가시는 것"이라며 "일단 헌재의 8 대 0 (만장일치 인용) 판결에 대해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정말 보수의 가치인 헌법과 헌정질서에 순응하는 태도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계엄사태 옹호 여지를 남기며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은 모순된다는 취지로 "그게 굉장히 걱정된다"고도 했다.
 
이에 김 후보는 "전 비상계엄을 옹호한 적도 없고, 찬성한 적도 없다. (다만) 대통령께서 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정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탄핵은 부당했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안랩'의 창시자로 정보기술(IT) 및 인공지능(AI) 등에 전문성이 있는 안 후보는 이를 고리로 김 후보를 공격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AI 인프라 확충 및 투자 등을 공약으로 내건 김 후보에게 "어디에 어떻게 과감하게 투자하겠다는 건가" 등의 질의를 던지며 압박했다. 대놓고 "(김 후보가) AI는 잘 모르시죠?"라고 묻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에 질세라, "안 후보만큼은 모르지만, 제가 챗GPT도 쓰고 퍼플렉시티도 쓰고, 다 쓴다"고 답하며 방어했다. 또 "(대통령이 된다면) 안 후보님처럼 AI를 잘 알고 관심이 있는 분들을 정부의 AI위원장 등으로 모셔서 집중적인 투자를 뒷받침하겠다"고 안 후보를 에둘러 띄우며 논점을 피해 가기도 했다.

노동 분야를 주특기로 미는 김 후보는 주제토론에서 '연금개혁'을 키워드로 골랐다. 김 후보는 "요즘 젊은 청년들은 '백세시대'까지 생각할 때 자기들은 실컷 내고 나중에 못 받는 게 아니냐는 상당한 절망감에 빠져 있다. 저는 (집권 시) 국민연금 2차개혁을 바로 시작할 것"이라며 "연금개혁위원회에 청년들을 인구 비례만큼 참여시켜 이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지속가능한 연금으로 바꿔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MBTI 등으로 재미 추구…밸런스게임은 '민주당·李 저격용'

19일 서울 강서구 ASSA 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조별 토론회에서 유정복(왼쪽부터), 안철수, 김문수, 양향자 후보가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19일 서울 강서구 ASSA 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조별 토론회에서 유정복(왼쪽부터), 안철수, 김문수, 양향자 후보가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편, 이날 A조 토론회에서는 국민의힘이 경선 토론에서 처음 선보인 성격유형검사(MBTI) 및 '밸런스 게임'과 같은 시도들도 눈길을 끌었다. 경선 다자구도를 활용한 재미를 추구하는 동시에 젊은 층의 관심을 끌고자 기획된 순서다.
 
MBTI의 경우, 김 후보와 안 후보, 유정복(인천시장) 후보는 '대담한 통솔가'로 평가되는 ENTJ, 양향자(전 개혁신당 의원) 후보는 ENFJ로 각각 나타났다. 유 후보는 "외향적이고 창의적·도전적(인 유형)으로, 자기가 계획한 걸 이루고 마는 성격"이라고 어필했고, 안 후보 역시 "복잡한 상황 속에서 어떤 문제를 발견하면 그에 대한 해법을 찾고 추진력을 발휘해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일종의 예능적 요소를 가미한 밸런스게임은 사실상 '민주당·이재명 때리기'를 위한 판이었다는 평가다. 2가지 질문으로는 △<조국의 시간> vs <문재인의 운명> 중 한 가지 책만 읽고 독후감을 쓸 수 있다면? △'기본소득' vs '지역화폐' 중 나라 곳간을 더 거덜 내는 정책은? 등이 주어졌다. 첫 문항에서 문 전 대통령의 책을 선택한 김 후보는 "이 사람이 얼마나 북한을 그리워하고, 북한을 이롭게 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반역적 대통령이었는지를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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