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 동래구 부산시유림회관을 방문해 성균관유도회 양연모 전교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14일 PK(부산·경남)행에 나선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부산에 본사를 둔 증권회사의 경우, 그 증권사를 통해 중개 거래되는 주식거래에 대해서는 특별히 증권거래세를 인하토록 하겠다"며 세제혜택을 공약했다.
이날 오전 부산 동래구 동래향교를 찾은 이 후보는 성균관유도회와 차담을 나눈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 국면에 들어가면서 증권거래세를 다시 올리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자신은 오히려 부산을 세계적 '금융 허브'로 키우기 위한 예외적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지금 거래소가 부산으로 이전돼 있는데 실제로 증권사나 금융기관들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우리가 다시 한 번 물이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부산 지역 (세제를) 특별히 다져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전날 부산 방문 시
'대통령이 되면 산업은행 부산 이전 법안을 곧바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도 또다시 겨냥했다. 부산이 명실공히 '금융 수도'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산은 등 굵직한 기관의 소재지 이전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자발적인 자금 유치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 후보는 "경제란 것은 항상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규제가 적은 곳으로, 그리고 세금이 적은 곳으로 돈이 흐르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당들의 이야기인데, 자꾸
'기관 하나 떼서 옮긴다'는 식의 지방 발전이라고 하는 것은 제한된 성공만을 가져왔다는 것을 우리가 확인하고 있다"며 "아예 높낮이를 다 바꿔서 큰 물이 흐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특별법 제정을 통해 해외 다국적 기업이 모여드는 '특구'로 부산을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 후보는 "사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할 때쯤 계속 공약했던 것"이라며 "실제 그 당시, 홍콩에 대한 중국의 위협 때문에 홍콩에 있는 다국적 기업들이 헤드쿼터(본사)를 옮기려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이 대안이 되려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거점을 부산으로 옮기는 기업들에게 적극적 세제혜택을 제공했어야 하나, 윤 전 대통령이 '정적 축출' 등에만 몰두하는 바람에 실제로 성사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그 새 상하이와 홍콩에 있던 많은 아시아퍼시픽 헤드쿼터들이 서울이나 부산으로 오지 못하고 대부분 싱가포르로 옮겨가 버린 상황"이라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 홍콩·상하이의 많은 기업들이 중국의 투명하지 못한 정책과 억압으로 이전할 곳을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금이라도 이들 기업을 부산이나 인천 송도 등 해안가에 인접한 도시들로 끌어와야 한다는 게 이 후보의 입장이다. 그는 "그런 조건이라면 부산이 대한민국에서 으뜸가는 입지 조건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산을 확실한 금융도시로 키워내겠다"고 덧붙였다.
14일 부산을 찾은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동래향교에서 성균관유도회로부터 꽃다발을 전달받은 뒤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이은지 기자
한편, 이 후보는 여성에게 '출산가산점'을 주는 정책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대위가 '정식 검토한 바 없다'며 유감을 표한 상황을 두고
"원래 '여성'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일수록 여성 인권에 관심이 없고 아주 천박한 인식을 드러낸다"고 맹공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에서 항상 여성주의를 얘기했던 사람들이 나중에 성추문에 휩싸여 단체장을 사퇴하거나 안타까운 일을 겪는 경우도 있었다"며 "마찬가지로
여성을 '득표의 도구'로만 썼던 정당이 희한한 아이템을 갖고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최근 논란이 된 '군(軍) 가산점'은 오히려 여성이든 남성이든 병역 의무를 다한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혜택이기에 젠더 이슈와 무관하다"며 "출산가산점은 우선 여성을 타깃으로 한 정책이고, 한편으로는 출산한 여성과 출산을 하지 않거나 못한 여성을 '갈라치기'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강하게 규탄한다. 이런 것에 대해 너무 가볍게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재명 후보를 에둘러 공격했다.
앞서 전날 대구에 일정을 '올인'한 이 후보는 이날 부산대에서 학식을 먹으며 학생들을 만난 뒤 자갈치시장을 거쳐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저녁 집중유세를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