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진작과 물가안정 사이에서 고민하던 한국은행이 물가안정을 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8일 정례회의를 열고 정책금리인 기준금리를 연 5퍼센트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 금리인상 이후 9개월 연속 동결됐다.
경기진작도 중요하지만 치솟는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더 급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BestNocut_R]
한국은행은 금통위에 배포한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에서 ''''최근의 물가 오름세 확대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의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또 금통위 직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발표문에서 "소비자물가는 고유가의 영향 등으로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부동산 가격도 일부 지역에서 오름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달 전에 비해 1퍼센트 상승, 아파트 전세가격은 0.6퍼센트 상승하는 등 올 들어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국제 원유가격이 계속 상승해왔고 원달러 환율도 계속 오르고 있어 앞으로 상당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3퍼센트 상승이라는 목표 상한선을 웃도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원유가격과 환율이 안정된다면 연말쯤 가서는 물가 상승률이 내려오지 않을까 예측한다"면서도 "요즘 국제 원유시장과 원자재 가격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려워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는 원유가격과 환율이 안정되고 물가 상승률이 꺽이는 시점을 기다려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그러나 향후 금리인하 전망과 관련해 ''''이번에 결정한 것은 금리인하 시점이 4월도 아니고 5월도 아니''''라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를 ''''다음달 이후 동결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다음달에 가서 다른 결정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이 총재는 "경제가 예측대로 움직이는지 좀더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금리수준을 결정할 때 미래 인플레와 미래 경제성장과 경상수지 예측을 조합해서 결정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 총재는 앞으로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4.5퍼센트 또는 그 이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경상수지도 당초 전망한 30억 달러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만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0.7퍼센트 증가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한 분기에만 집착하면 경기 상승이나 하강의 움직임을 지나치게 축소해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 모두 발언 및 일문일답 |
<모두 발언="">모두> 물가 쪽을 보면 지난 4월에 소비자 물가가 지난해에 비해 4.1퍼센트 상승했다. 3월에는 3.9퍼센트였다. 그래서 목표로 세우고 있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 2.5퍼센트에서 3.5퍼센트를 계속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도 국제유가와 환율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금융에서는 지난달에도 은행대출이 상당히 늘었고 몇 달 동안 유동성지표로 본 통화증가율도 높아졌다.
앞으로 우리 경제 성장률은 둔화 추세에 있다. 큰 흐름에서 보면 성장률은 하반기로 가면서 조금씩 떨어질 것이다.
물가는 원유가격이 계속 상승되고 환율 상승할 경우 앞으로 상당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목표의 상한선을 웃도는 현상이 여러 달 동안 계속될 것이다. 원유가격과 환율이 안정된다면 연말쯤 물가 상승률이 내려오지 않을까 한다. 요새 원자재 시장이 워낙 예측하기 어려워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향후 전망도 6개월 이상 길게 보면 상당히 불확실하다. 이런 비용 요소가 안정된다면 연말쯤이면 물가 상승률이 내려올 것이라는 것이 한은의 전망이다.
성장률은 계속해서 내려갈 것이다. 물가는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보이다가 여건이 안정되면 연말쯤 수그러들 것으로 본다. 그러나 한은이 지금 전망하는 대로 환경이 갈 것인지 다른 모습을 보일지에 따라 정책 결정한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유의하는 것은 경제흐름을 조금 더 길게 봐서 6개월 1년에 어떻게 될 지 관심두면서 정책을 결정하겠다.
<일문일답>일문일답> ▶내외 금리차는 어떤 영향을 주고 경제지표는 어떻게 수정되나
=자본 자유화로 자본이 들락날락하는 경제에 있어서 금리 격차는 항상 있다. 자본이 들락날락하는 것이 당연하다. 단지 정책 당국이 염두에 둘 것은 폐쇄 경제와 달리 자본 유출입이 통화정책의 효과를 일부 제약할 수 있다. 자본 유출입의 결과가 어느 부분에 위협을 증대시키지는 않는 지 하는 것을 유심히 살펴가면서 정책해야 한다. 자본유출입은 원래 있는 것이고, 이를 없애는 것이 좋은 정책이 아니다. 들락날락하는 것이 정책효과를 일부 잠식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증폭될 수도 있다. 이런 점은 정책이 항상 감안해야 하는 제약조건이다. 자본이 아무리 국제화된 사회라고 해도 각국의 금리사정은 경제사정에 따라 다르다. 지금 금리 격차에 따라 유입되는 자본이 국채와 통화안정 증권에 상당부분 투자된다. 여기서 혹시 문제가 생기지 않는 지 원만히 대처할 수 있는 지 정책당국이 분석 관찰해야 한다. 지금까지 문제는 없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에 한 전망은 물가 3.3퍼센트, 경제성장률 4.7, 경상수지 적자 30억 달러였다. 워낙 기초변수들이 변화해서 물가전망은 올라가고 성장전망은 내려간다. 현재 상황이라면 4.5퍼센트 이상의 상장률을 달성하기는 어렵다. 겨우 4.5 또는 그 이하로 갈 가능성이 많다고 한은 내부에서 본다. 물가 3.3보다 상당히 높고 경상수지 적자도 30억 달러보다 많을 것이고 경제 성장율은 4.5이하가 아니겠냐고 생각한다. 공식적인 전망수정은 7월에 발표할 것이다.
▶금리결정은 물가상승을 우려한 것인데, 말씀하신대로 경제성장률이 4.5 이하로 간다면 경기하강이 심각하지 않다고 보는 것인지 그 선은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통화정책 결정은 한번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매달 결정한다. 금리 인하 상승 유지 결정도 매달 한다. 이번 달에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지 다음 달에 가서는 또 다른 일정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미래경제 상황에 대한 예측을 대강 갖고는 있지만 2,3개월 본대로 그 예측대로 경제 움직이지 않는다. 한국은행 예측대로 경제가 움직이는지 좀 더 신중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의도도 있고 금리 움직임 시점도 고려하는 것이다. 이달 금리를 결정할 때는 그대로 두는 것이 좋겠다고 한 것이고 , 다음 달은 다음 달대로 그때 가서 지금과 같은 전망을 유지해도 되는 것인지 전망을 바꿔야하는 것인지 봐야한다. 고민하는 것이 통화정책의 방향도 있으나 시기 선택의 문제도 있다. 이것을 항상 연속선상에 결정한다.
▶환율상승이 우리 경제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상승 중에 어느 요인이 더 결정적인가. 연말까지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 입장이 바뀐 것인가.
환율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경제성장에만 국한할 때 원화약세가 성장에는 도움이 되는 쪽이지 해가 되는 쪽은 아니다. 다만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는 그 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전체적으로 성장률에는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경제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차이가 있다. 어떤 부분에는 부담되고 어떤 부분은 도움을 받는다. 부문별 영향은 다르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차지하는 영향력은 환율이 더 크다. 원자재는 전체 수입의 일부여서 전체가 움직이는 것이 더 큰 것이다. 다만 최근 원자재 폭이 워낙 크니까 환율보다 더 영향도 있을 것이다.
한국은행의 물가전망은 바뀌었다. 4월까지의 움직임이 당초 한은 전망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움직였다. 원유 환율이 모두 물가상승을 더 움직이는 쪽으로 영향 줬다. 하반기도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이다. 당초 3분기 정도면 3,5퍼센트, 이 목표수준에 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러나 지금 보면 3분기도 여건이 크게 바뀌어 어려운가 아닌가 한다.
▶경기침체 계속되면 하반기에 금리인상 하나
상황에 따라서 결정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앞으로 원유 환율 이런 것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는다면 연말에 물가상승률 떨어질 것,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는 자신 있게 말 못한다. 한쪽에서 경기둔화를 앞으로 6개월 그 이상으로 보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래 인플레이션 예측과 미래 경상수지 미래 경제성장 예측을 고려해서 결정할 수밖에 없다.
▶당분간 금리동결 기조에는 변함없나
지금으로서는 답변이 불가하다. 우리가 결정한 것은 5월은 때가 아니라고 결정한 것이지 6월 이후의 방향에 대해서는 결정한 것이 없다. 우리가 결정하는 것은 길게 보는 방향 자체에 대해서도 점검하나 그 실행 시기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이번 달에 정책금리를 동결하는 결정을 했다고 해서 6월 이후의 동결을 전망하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