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없음. 사진공동취재단연일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인천의 한 초등학교가 "운영비가 부족하다"며 일시적으로 교실 에어컨을 중단했다. 교육재정 감소가 현장에 미치는 충격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9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인천 부평구의 한 초등학교는 지난 7일 교실 등 학교 시설 에어컨 작동을 1시간 동안 중단했다. 같은 시각 인천 부평 지역 기온은 32.3도로 폭염 특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학교 측은 지난 4일 내부 회의를 거쳐 학교 운영비 예산 부족을 이유로 에어컨 가동 시간을 줄이겠다고 학부모들에게 통지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시행 하루 만에 결정을 번복했다.
이 학교의 운영비 예산은 올해 6억 4천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5700만 원 감소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교실은 정상대로 에어컨을 가동 중이고, 교무실과 행정실 등은 일정 시간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례는 세입 경정에 따라 교육재정도 감소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제공정부가 지난 6월 편성한 2차 추경안에는 10조 3천억 원 규모의 세입 감액 경정이 포함됐다. 이는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7월 이후 약 5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세입 감액이다.
문제는 이 세입 경정이 교육재정에 직격탄을 가했다는 점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법률에 따라 내국세 수입의 20.79%와 교육세 세수 일부의 합계로 정해진다. 내국세, 교육세 증감이 있는 경우 교부금도 자동 증감된다. 올해의 경우 추계된 세수가 감소했기 때문에 교부금도 줄어든 것이다.
세입 경정 세부 세목별로는 법인세 4조 7천억 원, 부가가치세 4조 3천억 원, 교통세 1조 1천억 원, 개별소비세 9천억 원, 교육세 3천억 원이 줄어들 것으로 추계됐다. 이에 따라 올해 교육교부금 규모는 72조 3천억 원에서 70조 3천억 원으로 2조 원 감액됐다.
박종민 기자인천시교육청의 타격은 특히 심각하다. 인건비와 학교 신증설 등 고정 비용이 늘어났는데, 이번 세입 경정으로 인해 예산 1070억 원이 감액된 상황이다. 결국 시교육청이 지난주 관내 대다수 초·중·고등학교에 12월 학교기본운영비 196억 원을 내년 1월로 미뤄서 지급한다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재정 악화는 인천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7개 시도교육청과 최근 진행한 교육교부금 삭감 대응 회의에서 5개 교육청(인천·울산·충남·전남·제주)은 지방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대다수의 교육청들은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활용해 교부금 감소에 대응하고 있으나 3년 연속 교부금 삭감으로 기금 재원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도 교육청별로 기금 잔액의 편차가 있어, 기금이 부족한 교육청은 지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