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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대사관의 황당한 비자거부 "조기졸업이라 안된다"

전공 바꿔도 비자 거절…비자거부율 미국의 2배 이상 ''살인적''

영국대사관^ 비자거부

 

영국대사관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한국 유학생들의 비자발급을 거부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영국에서 2년간 어학연수를 마치고 현지 대학원 입학 허가를 받았던 이 모(28)씨. 세계적인 국제통상학자가 꿈이었지만 지금 손에 남은 것은 비자발급 거부를 통보한 종잇조각 한 장 뿐이다.

이 씨의 비자발급이 거절된 이유는 다름 아닌 조기졸업.

평점 4점이 넘는 우수한 성적으로 국내 대학을 조기 졸업했지만 영국대사관은 ''''4년제 대학을 3년 만에 졸업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이 씨의 비자 발급을 2차례나 거절했다.[BestNocut_R]

조기졸업 학칙을 변호사에게 맡겨 번역본까지 제출했고 성적증명서도 함께 냈는데도 결과는 마찬가지.

영국 대사관은 또 이씨의 영국 어학연수 당시 출석률도 문제삼았다. 이씨는 지난 2003년 영국 어학연수 당시 83% 정도의 출석률을 보였는데 영국 대사관은 ''출석률이 너무 낮다''며 불법체류 가능성을 제기한 것.

그러나 똑같은 출석률로 이 씨는 당시 영국내 홈 오피스(현지 비자를 발급해주는 공공기관)에서 비자를 재발급을 받기도 했다. 똑같은 정부기관인데도 비자 발급 기준이 오락가락한 것.

최 모(27)씨는 전공을 바꿔 영국유학을 하려 한다는 이유로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경우. 한국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했던 최 씨는 신학자의 길을 걷기로 하고 영국의 한 신학교에서 입학 허가까지 받은 상태.

하지만 영국 대사관이 비자를 내주지 않는 바람에 최씨는 결국 영국 유학의 꿈을 접어야 했다.

최씨는 ''''입학허가까지 받아서 한국 대학까지 자퇴한 상태였는데 인생을 누가 보상해줄 것이냐"며 "이제 영국이라는 나라는 가기도 싫고 생각만 하면 치가 떨린다''''고 털어놨다. 최 씨는 현재 국내 대학 신학과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

김 모(28)씨는 통장잔고가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통장 명의가 부모로 돼있지 않다는 이유로 비자발급을 거부당해 역시 영국 유학을 포기한 경우.

김 씨가 제출한 통장은 아버지와 친구가 공동운영하는 회사 통장으로, 김 씨는 통장의 실 소유주가 부모임을 증명하기 위해 영국 대사관에 아버지가 회사의 공동 사업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사업자증명서까지 제출했지만 결국 비자발급을 거부당했다.

이처럼 납득하기 힘든 이유로 비자를 거절당한 사람은 취재과정에서 확인된 사람만 수십 명.

영국대사관^ 비자

 

주한 영국대사관은 그러나 ''''개별 사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또 영국대사관측은 ''''비자 발급은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진다''''며 ''''영국은 미국과 달리 6개월 미만의 방문자에겐 비자를 요구하지도 않을 정도로 개방적이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국 대사관의 이같은 주장과는 달리 한국인에 대한 영국의 비자발급율은 다른 서구 국가와 비교해보면 인색하기 짝이 없다.

영국대사관측이 공식적으로 밝힌 한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율은 90%선. 대사관은 학생비자 통계는 없지만 비자 신청자의 대부분은 학생이라 수치는 비슷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10%에 육박하는 비자발급 거부율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프랑스의 한국인 학생비자 거부율은 겨우 0.03%에 불과하다.

이탈리아는 거부 사례가 일 년에 한 두 차례 밖에 없어서 통계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말할 정도. 심지어 비자 발급이 까다롭다는 미국도 3.5%-5%의 발급 거부율을 나타내고 있으며 호주 역시 5%미만의 거부율에 불과하다.

영국 유학관련 학원들은 영국대사관이 지나친 월권을 행사한다며 반발하면서도 현실적인 해결 방법은 없다고 하소연한다.

한 유학원 관계자는 ''''(비자는)심사하는 영사관이 전권을 갖고 있다. 성문법상에 기준이 나와 있지만 아주 구체적으로 세분화되어 있지 않다''''라며 ''''영사관측은 종종 이해가 되지 않는 이유로 비자발급을 거절하는 경우가 잦다. 월권이다''''라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심지어 대사관이 어학연수를 떠나는 ''''학생의 영어실력''''까지 문제 삼은 적도 있다. 해당 교육기관에서 승인했으면 이는 대사관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고 말할 정도다.

영국 대사관이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비자를 거부한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비자 거절로 인생이 뒤바뀌었다는 이 씨는 더 이상 자신 같은 피해자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털어놓는다.

''''진짜 사람이 바닥으로 어디까지 내려가는지 알았다. 정말 책상에 앉아서 서류만 한 번 보고 결정하겠지만 예스,노(Yes/ No)한 마디가 한 사람에게는 인생이 달린 일이다. 정말 신중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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