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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기도 '엘레발'도 잊어라…드디어 모두가 "LG 우승"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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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흑기도 '엘레발'도 잊어라…드디어 모두가 "LG 우승"을 외쳤다

    2023시즌 KBO 리그 챔피언 LG 트윈스. 연합뉴스 2023시즌 KBO 리그 챔피언 LG 트윈스. 연합뉴스 
    LG 트윈스는 1990년대 해태 타이거즈와 더불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호였다. 또 인기 구단이었다. 1990년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LG는 1994년 류지현, 김재현, 서용빈의 신인 3인방의 화려한 등장으로 인기몰이를 했다. LG와 해태의 잠실 경기는 1990년대 최고의 빅매치 중 하나였다.

    LG는 꾸준히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팀이었다. 관중 동원에서는 늘 상위권을 달리는 인기 구단이었다.

    그러나 'V3'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였다. 1997년 해태, 1998년 현대 유니콘스, 2002년 삼성 라이온즈를 각각 상대한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우승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02년 한국시리즈의 경우 객관적인 전력에서 삼성에 크게 밀린다는 평가가 우세했지만 김성근 감독의 지휘 아래 6차전 접전을 치르는 등 상당한 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결국 졌다.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1990년대 전성기를 이끌었던 신인 3인방과 이상훈의 시대는 서서히 저물고 이병규, 박용택 등 새로운 스타들이 LG의 미래를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LG는 2002시즌이 끝나고 한국시리즈 진출 돌풍을 일으켰던 김성근 감독을 해임해 팬들의 반발을 샀다. 그리고 2003년부터 이른바 '암흑기'라 불리는 고통의 시간이 찾아왔다. 서울의 인기 구단, 1990년대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라는 수식어는 서서히 잊혀져 갔다.

    길었던 암흑기는 2013년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면서 겨우 막을 내렸다. 하지만 우승을 향한 여정은 여전히 암울하기만 했다.

    LG는 이후 비교적 꾸준히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우승권 진입은 쉽지 않았다. 한동안 삼성의 시대였고 이후부터는 두산 베스의 시대였다. 키움 히어로즈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었다. LG는 지난해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했고 한국시리즈에 오르기만 한다면 충분히 해볼만한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키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좌절했다.

    LG 팬들은 시즌 초중반 조금만 성적이 좋아도 우승을 기대했다. 그러나 우승으로 가는 길은 늘 험난했다. 그 시절 LG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키워드 중 하나는 '설레발'이었다. LG의 구단명을 합해 '엘레발'이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고통의 시간이었다.

    그래도 우승에 도전할만한 전력에 가까워졌다고 판단한 LG는 2023시즌을 앞두고 염경엽 감독을 전격 영입했다. 과거 LG에서 코치 등의 경력을 쌓았던 염경엽 감독은 2010년대 들어 넥센 히어로즈, SK 와이번스를 우승권 전력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던 사령탑이다.

    염경엽 감독의 사령탑 경력은 LG의 암흑기 시절과 비슷했다. 그는 늘 우승 근처까지 다가갔지만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나는 팬들과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 팬들에게 인정받는 감독이 되고 싶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지도자를 은퇴한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염경엽 감독의 지도 아래 짜임새와 디테일을 더한 LG는 2022년을 능가하는 페이스를 선보였다.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던 강력한 '발 야구'를 시즌 내내 전면에 내세웠고 한층 더 안정된 마운드의 힘은 장기 레이스에서 큰 힘이 됐다.

    결국 LG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 2002년 이후 21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그리고 1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T 위즈를 6-2로 따돌리고 4승 1패로 승리, 무려 29년 만에 KBO 리그 정상을 정복했다.

    이병규는 2016시즌을 끝으로, 박용택은 2020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암흑시 시절 LG를 지탱했던 프랜차이즈 스타들은 그라운드를 떠나면서 언젠가 LG가 우승의 한을 풀 날이 오기를 기대했다. 그 날이 오기까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 흘렀다.

    1994년 신바람 야구 열풍으로 LG를 프로야구 정상에 올려놓았던 이광환 전 감독과 마침내 LG의 오랜 한을 풀어준 염경엽 감독 사이에는 천보성 이광은, 김성근, 이광환(2003시즌 재취임), 이순철, 김재박, 박종훈, 김기태, 양상문, 류중일, 류지현 등 무려 11명의 감독이 있었다.

    마침내 한을 풀었다. 2023 KBO 리그 챔피언은 바로 LG 트윈스다. 암흑기도, '엘레발'도 이제는 모두 옛 추억이 될 것이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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