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얄팍한 상술'' … 값싼 메뉴는 메뉴판서 퇴출

  • 2009-02-11 07:00

일부 커피·패스트푸드점, 저가 제품 메뉴표시 안해… 할인정보도 ''쉬쉬''

gg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하는 회사원 황 모씨(31.여)는 지난해 10월 일본 스타벅스 매장을 찾았다가 메뉴판에 쇼트(short) 사이즈가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한국 스타벅스 메뉴판에서는 쇼트 사이즈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쇼트 사이즈는 스타벅스가 판매하고 있는 커피 가운데 양이 가장 적은 상품(237㎖)으로 ''톨''(355㎖)이나 ''그란데''(473㎖),''벤티''(591㎖) 사이즈보다 상대적으로 값이 싸다.

황 씨는 한국으로 돌아온 뒤 스타벅스에 들러 ''''한국에도 쇼트 사이즈가 있냐''''고 물으니 직원은 ''''있다''''고 대답했다. ''쇼트 사이즈''의 존재를 알기 전까지 황 씨는 메뉴판에 표시되어 있는 커피 가운데 양이 가장 적은 ''톨(Tall)'' 사이즈를 시켜 먹었다. 황씨는 ''''내가 묻기 전까지는 (직원이) 단 한 번도 쇼트 사이즈가 있다는 사실을 말해 주지 않았다"며 황당해 했다.

[BestNocut_L]이처럼 국내 유명 커피 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가운데 일부가 가장 싼 메뉴는 메뉴판에서 여전히 제외해 놓아 ''고가상품 소비를 유도하려는 얄팍한 상술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비난이 일고 있다.

스타벅스의 경우 ''따뜻한 음료는 쇼트 사이즈로 주문할 수 있다''는 내용 외에 쇼트 사이즈에 대한 정보를 메뉴판에서 찾아볼 수 없다. 주문대 옆에 비치된 간이 메뉴에도 쇼트 사이즈는 빠져 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코리아 측은 "메뉴판이 너무 복잡하다는 고객 의견에 따라 메뉴판을 간소화하는 과정에서 지난 2007년부터 쇼트 사이즈를 메뉴판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스타벅스는 직원교육을 강화하고 향후 메뉴판을 바꿀 때 문제점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메뉴판은 그대로다. 또한 쇼트 사이즈의 존재를 먼저 알려주는 직원도 없다.

취재가 계속되자 스타벅스 코리아 홍보실 관계자는 ''''고객들이 불편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며''''간이메뉴판에는 쇼트 사이즈가 표기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값싼 메뉴 퇴출'' 움직임에 패스트푸드점도 예외는 아니다. 일부 버거킹 매장의 전면 메뉴판에는 ''더블치즈버거''를 찾기 어렵다.

지난 9일 서울시내의 한 버거킹 매장을 찾아 확인해본 결과 전면 메뉴판에는 더블치즈버거 대신 900원이 비싼 ''더블베이컨치즈버거''만 표기돼 있었다.

매장 직원에게 ''더블치즈버거가 없느냐''고 물었으나 ''메뉴판에는 없다''는 대답을 했다. 그러면서 "더블치즈버거는 메뉴판에 없지만 고객이 원하면 시킬 수 있는 메뉴''''라고 말했다. 하지만 "메뉴판에 없는 메뉴를 어떻게 주문할 수 있느냐"는게 고객들의 항변. 9일 오후 현재까지 버거킹 홈페이지에도 더블치즈버거 메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버거킹 홍보 담당자는 "전면 메뉴판에는 주요상품을 표시해 놓았으며 여기에 표시되지 않은 메뉴는 측면 메뉴판에 표시해 놓았다"고 해명했다. 문제의 서울시내 매장을 재확인한 결과 눈에 잘 띄지 않는, 2층으로 통하는 통로 벽면에 ''더블치즈버거''를 표시해 놓았다.

맥도날드는 이동통신사카드 제휴할인정보를 고객들에게 ''쉬쉬''하고 있는 경우에 속한다. 특정 이동통신사 카드를 이용해 맥도날드 세트메뉴를 주문하면 13%~16% 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맥도날드 메뉴판과 매장 어디에도 이에 대한 안내는 찾아볼 수 없다.맥도날드 홈페이지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통사 카드 할인혜택을 알고 있는 고객은 손에 꼽을 정도다. 실제로 지난 8일 서울 광화문 일대 맥도날드 매장의 고객 60여명을 조사한 결과 단 한명도 ''''이에 대한 안내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맥도날드 코리아 홍보실 관계자는 ''''제휴할인 정보를 안내하라고 교육하고 있지만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지 않아 매장 직원들이 안내를 소홀히 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이는 소비자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부분'''' 이라며 ''''소비자들의 민원 제기가 있다면 조사를 한 후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보호법 4조 2항은 소비자들의 ''''물품 등을 선택함에 있어 필요한 지식 및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고, 19조 3항은 ''''사업자는 소비자에게 물품 등에 대한 정보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제공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0

0

전체 댓글 0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