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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선방' 이베이·쿠팡, 이커머스 시장재편 '돌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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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선방' 이베이·쿠팡, 이커머스 시장재편 '돌풍'되나

이베이코리아, 15년 연속 흑자…쿠팡, 적자 대폭 축소
이베이 매각설…누구든 인수하면 단숨에 '업계 1위'
쿠팡, 시장 점유율↑…추가 투자 기대감 높아져

 

이베이코리아와 쿠팡이 이커머스 업계의 출혈경쟁 속에서도 지난해 실적을 선방했다. 이베이코리아는 15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쿠팡은 적자폭을 크게 줄이며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를 기록하면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언택트(Un+Contact‧비대면) 소비가 확대되면서 실적 전망에 청신호가 켜진 우리나라 이커머스 업계가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베이코리아는 매각설에 휩싸여 있고, 쿠팡은 추가 투자금 유치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 눈에 띄는 실적개선…아마존식 '규모의 경제' 신호탄?

 

23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매출 1조 954억원(수수료 기준)에 영업이익 6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2%와 27% 성장한 것으로 2005년 이후 15년 연속 흑자다.

이베이코리아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다. 수수료 기준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한 업계 첫 사례다.

쿠팡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지난해 매출 7조 1530억원에 영업이익은 -7205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64.2% 성장했고, 적자는 -1조 970억원에서 34.3%나 줄이는데 성공했다.

 

쿠팡이 2017년 -638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적자 1조원 시대'의 문을 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상당하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언택트 소비'가 가속화되면서 전체 유통 채널 가운데 이커머스의 비중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베이코리아와 쿠팡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이유다.

관심은 이들이 아마존과 같은 절대 강자가 될 수 있을지 여부다.

지난해 아마존의 매출은 2805억 달러, 우리 돈 347조 3700억원 수준이다. 해마다 전년 대비 20~30%의 놀라운 성장을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은 145억 달러, 약 18조 규모다.

아마존은 업계 1위인 클라우드 서비스(AWS)를 보유하고 있고 △배송 △음악 △전자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을 하나로 묶어 제공하는 '아마존 프라임'의 유료회원이 전 세계에서 1억 5000만명에 달한다.

배송 분야만 따져도 미국 전체 인구의 72%가 아마존의 당일 또는 익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미국 온라인 쇼핑몰 시장 점유율 47%를 차지한 압도적 1위 기업이다.

이같이 '규모의 경제'로 성공을 거둔 아마존은 우리나라 이커머스 업계의 롤모델로 평가된다.

◇ 온라인 시장 재편 가능성…이베이코리아 M&A, 쿠팡 추가투자

우리나라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먼저 이베이코리아는 '매각설'이 피어오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 주식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고, 2018년을 시작으로 2년 연속 배당한 것이 사전 정지작업으로 풀이되면서다.

이베이코리아는 우리나라 업계 1위이자 유일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매력적인 매물이다. 인수 후보로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이 꼽힌다. 여기에 사모펀드나 IT업계, 해외 이커머스 기업도 우리나라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전에 뛰어들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는 매각설을 일축하고 있다. 유한책임회사인 탓에 실적 공개 의무가 없지만, 매각설을 잠재우기 위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공개했다는 해석을 낳는다.

다만 누구든지 이베이코리아를 손에 넣는 동시에 우리나라 업계 1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업계 재편 가능성은 여전하다.

쿠팡은 추가 투자금 유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 그 토대가 됐다. 또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마스크와 생필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채널로 인정받으면서 소비자의 충성도도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까지 소프트뱅크 손정의(손 마사요시) 회장이 조성한 100조원 규모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VF)'는 쿠팡에 30억 달러, 약 3조 6000억원 규모를 투자했다. 비전펀드는 쿠팡의 지분 40~50%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대주주다.

이 투자금은 조만간 소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되고 있고, 비전펀드 역시 지난해 말 '거품투자' 우려가 나오면서 쿠팡의 위기설이 제기됐다. 실제로 비전펀드는 지난해 1조 8000억엔, 약 20조 6200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쿠팡이 지난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8.9%로 전년 대비 1.9%p 끌어 올리고, 경쟁사들이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가운데 아마존과 같은 '규모의 경제'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성공적인 투자란 쿠팡의 흑자전환이 아니라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라며 "이러한 기업가치 제고는 흑자전환보다 시장 점유율 상승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 김명주 연구원은 "지난해 주요 온라인 플레이어 중 점유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은 쿠팡뿐"이라며 "손익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쿠팡의 행보는 온라인 시장 재편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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