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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장벽 낙서자 "노여움 푸시길" 사과문 올려



사건/사고

    베를린 장벽 낙서자 "노여움 푸시길" 사과문 올려

    "11년만에 이뤄진 회담에서 영감"
    2005년 기증받은 장벽에 낙서…SNS에 올려 발각
    경찰에 불구속 입건돼 조사 받아

    정 모씨가 독일 베를린시로부터 기증받은 베를린 장벽에 그림을 그리고 문구를 넣어 시민들의 뭇매를 맞았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서울 청계천 인근에 전시된 '베를린 장벽'을 스프레이로 훼손한 그라피티 예술가 정모 씨가 결국 사과를 했다.

    정씨는 최근 자신의 SNS에 "장벽 자체에 많은 상징성들이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죄송하다. 상징성에 대한 부여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는데 그곳에 이같은 행위를 해 여러분에게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 의도는 불순하지 않고 작은 바람과 분단의 현실에 더 자유를 상징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제 내면에서는 11년 만에 이뤄진 (남북)회담이 영감이 돼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도를 떠나 죄송하다는 말을 여러분과 현재 열심히 활동 중인 그라피티 라이터들에게 그라피티의 안 좋은 인상을 더 안겨 드려 죄송하다"며 "부디 노여움을 푸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을 맺었다.

    앞서 정 씨는 그림이 그려진 베를린 장벽에 빨강, 노랑, 파랑 페인트로 띠를 그렸고 콘크리트 벽만이 있는 곳에는 '날 비추는 새로운 빛을 보았습니다 내 눈을 반짝여줄 빛인지'라는 문구를 적었다.

    당시 정 씨는 자신의 SNS에 "전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국가인 대한민국, 현재와 앞으로 미래를 위해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며 베를린 장벽에 그린 그림을 소개하기도 했다.

    동부 쪽 베를린 장벽은 당시 시민들의 탈출을 우려한 나머지 접근이 제한됐다. 아래 바닥도 차량 접근이 어렵도록 턱을 만들었다. 이는 서부 쪽 베를린 장벽과 대조적이다. 보이는 사진은 훼손되기 이전.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훼손된 베를린 장벽은 1989년 독일 베를린 브라덴부르크문 옆에 남아 있던 원형의 일부로 베를린 시가 남북통일의 염원을 담아 2005년 서울시에 기증한 조형물이다.

    서부 베를린 쪽 장벽에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 통일을 염원하는 그림과 글씨가 남아 있었던 것과는 달리, 동부 베를린 쪽 장벽에는 탈출 우려로 인한 시민들의 접근을 제한해 콘크리트 벽만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간과한 정씨로 인해 당시의 흔적들이 알아 볼 수 없게 됐다.

    베를린 장벽을 관리하는 중구청은 현장을 확인한 후 경찰에 신고를 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스프레이 페인트로 베를린 장벽을 훼손한 혐의(공용물건손상)로 정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최근 밝혔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럽을 여행할 때 베를린장벽에 예술가들이 예술적 표현을 해놓은 걸 봤는데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관심도 없고 흉물처럼 보였다"며 "건곤감리 태극마크를 인용해서 평화와 자유를 표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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