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통일교 총재. 연합뉴스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통일교 한학자 총재에게도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통일교 측 인사가 이권 청탁을 위해 전씨에게 김건희씨 선물 명목으로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데, 이 과정에서 한 총재의 개입 여부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박건욱 부장검사)는 최근 한 총재를 출국금지했다. 검찰은 2022년 4~8월쯤 전씨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로부터 김씨 선물용으로 고가의 가방과 목걸이 등을 받았다고 보고 그 행방을 추적해왔다. 수사팀은 이 선물들이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국제연합(UN) 사무국의 한국 유치 △교육부 장관의 통일교 행사 참석 △통일교의 YTN 인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 통일교 관련 이권 문제 청탁을 위해 넘겨졌다고 의심하고 있다.
조사 결과 윤씨의 처가 쪽에서 샤넬 가방 최소 2개를 구입했으며, 모두 전씨를 거쳐 김씨 수행비서 유모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수사팀은 파악했다.
검찰은 윤씨 조사 과정에서 전씨에게 건넨 선물과 관련해 '한학자 총재의 결재를 받고 한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이 한 총재까지 출국금지 조치한 건 이와 관련해 정확한 경위를 따져봐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통일교는 최근 입장문에서 윤씨 관련 의혹에 대해 "개인의 사적인 동기와 행동일 것이고, 세계 섭리와는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 관련 수사는 윗선으로 확대되는 기류다.
검찰은 통일교 측의 샤넬 가방들을 전씨로부터 받아 3백만원 가량의 웃돈을 얹어 다른 샤넬 제품으로 교환한 것으로 파악된 김씨 수행비서 유씨도 최근 출국금지 조치했다.
당초 윤씨로부터 받은 고가품들을 '잃어버렸다'고 진술해 온 전씨는 최근 조사에서 수사팀이 파악 내용을 토대로 추궁하자 유씨에게 가방 교환을 지시해 바꾼 샤넬 제품들을 돌려받았지만 결국 잃어버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영주 기자김씨 측도 "김씨는 샤넬 가방 등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유씨가 전씨를 (김씨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 고문이었을 때부터 아는 사이였던 만큼 전씨의 사적 (교환) 심부름을 한 것으로, 그런 일은 김씨에게 일일이 얘기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유씨도 최근 조사에서 이와 같은 맥락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 최측근인 유씨가 김씨 모르게 전씨의 지시에 따라 행동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는 만큼, 조만간 유씨를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증거인멸 우려도 있는 만큼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