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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저스 에이스들 운명 가른 '호주 원정'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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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저스 에이스 3인방의 엇갈린 명암' 올 시즌 호주 원정 출전에 따라 극명하게 희비가 교차하고 있는 LA 다저스 선발 3인방 클레이튼 커쇼(왼쪽부터)-잭 그레인키-류현진.(자료사진=다저스 트위터, 게티이미지)

     

    올 시즌 초반 LA 다저스가 자랑하는 선발 3인방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호주 원정 출전 여부가 원인으로 떠오른 모양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은 메이저리그(MLB) 최강 3인 선발로 꼽힌다. 사이영상 출신 커쇼와 그레인키에 류현진도 지난해 빅리그 데뷔 시즌 14승(8패) 평균자책점(ERA) 3.00을 찍으며 어지간한 1, 2선발을 능가하는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올해 이들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그레인키는 승승장구하는 반면 커쇼와 류현진은 부상의 덫에 걸려 신음하고 있다.

    그레인키는 올해 6경기 등판, 5승 무패 ERA 2.04의 상승세다. MLB 전체 다승 1위다. 특히 지난달 24일 MLB 신기록인 17경기 연속 선발 5이닝 이상 2실점 이하 행진을 이었다. 지난 1일에는 다저스의 통산 1만 승의 새 역사를 썼다. 3인방 중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는 모양새다.

    반면 커쇼는 지난 3월22일 시즌 개막전 승리 이후 개점 휴업 상태다. 등 부상으로 빅리그 데뷔 7시즌 만에 처음 부상자 명단(DL)에 올랐다. 한 달 반 재활을 거쳐 오는 7일 복귀 예정이나 이미 다승 등 레이스에서 뒤져 지난해 생애 두 번째 사이영상을 잇는 활약은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다.

    류현진도 지난 3일 어깨 통증으로 15일짜리 DL에 올랐다. 역시 데뷔 후 처음이다. 큰 부상은 아니나 피로로 인한 건초염이다. 올해 3승2패 ERA 3.00을 기록 중으로 이달 중순에나 복귀할 수 있다.

    ▲커쇼-류현진, 호주 원정 이후 부상

    이들의 차이는 시즌 개막 2연전인 호주 원정을 다녀왔느냐다. 커쇼와 류현진은 당시 애리조나와 1, 2차전에 나란히 선발 등판했다. 반면 그레인키는 시범 경기 때 입은 오른 종아리 부상으로 미국 본토에 머무르며 재활했다. 부상 이전에도 그레인키는 장시간 호주 이동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일단 커쇼는 시즌 개막전에서 6⅔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그레인키를 대신한 류현진 역시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그 대가는 적지 않았다. 커쇼는 등판 이후 부상을 입었고, 류현진도 결국은 어깨에 문제가 생겼다.

    특히 류현진은 커쇼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1선발 역할을 맡아왔다. 팀 내 가장 많은 7경기에 등판했다. 무엇보다 지난 3월31일 샌디에이고와 미국 본토 개막전, 4월5일 샌프란시스코와 홈 개막전 등 커쇼를 대신해 부담스러운 경기들을 치렀다.

    사실상의 1선발이다 보니 4일 휴식 뒤 등판하는 일정이 지난해보다 많아 체력 부담이 더했다. 최근 경기 직구 시속이 90마일(약 145km)을 밑도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을 비롯해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 위력도 반감됐다.

    ▲美 언론도 주목…애리조나 선발도 부진

    'USA 투데이' '야후스포츠' 등 미국 언론들은 커쇼와 류현진이 18시간 비행의 호주 원정을 다녀온 것에 주목하고 있다. 확정하지는 않았으나 부상의 원인이 장거리 여행의 피로에서 온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앞당겨진 일정에 일주일 이상 먼저 시즌을 대비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사실 호주 원정이 100% 부상을 가져왔다고 보긴 어렵다. 커쇼는 지난해 개인 최다인 236이닝 등 최근 3시즌 평균 230이닝을 던진 만큼 피로가 쌓였다. 지난해 3선발인 류현진도 올해 1선발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하지만 호주 원정이 이들의 피로와 부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높다. 시차 적응과 장거리 비행 등의 피로감은 상대적으로 다른 포지션보다 예민할 수밖에 없는 선발 투수들에게 더 가중될 수 있는 까닭이다. 호주 원정에 등판한 애리조나 선발 웨이드 마일리도 올해 2승3패 ERA 5.36, 트레버 케이힐도 1승5패 ERA 7.09로 부진하다.

    호주에서 MLB 역사를 기념하고, 세계화를 위해 총대를 멨던 커쇼와 류현진. 그러나 책임감을 다한 훈장은 다소 혹독한 결과로 돌아온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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