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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성 변비약 우유와 함께 먹지 마세요

약이 되는 약상식

약이 겉보기에는 모두 비슷한 모양이지만 개중에는 복잡한 구조로 특수하게 설계된 것이 있다.

마치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처럼 서로 다른 프로그램이 숨어 있는데, 이런 약들은 복용법이나 관리에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호부터는 약 속에 숨어있는 특수 설계 애플리케이션의 몇몇 사례에 대해 알아본다.

약 중에는 위에서 위산에 의해 녹지 않고 장으로 이동하여 약의 주성분이 방출되도록 설계된 것이 있는데 이를 ''장용성 제제''(장에서 녹도록 설계된 약)라 한다.

장용성 제제는 약이 강산(pH 1~2)의 조건에서 분해되지 않고, 약알칼리성인 장에서 녹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특수설계된 장용성 제제를 씹어 먹거나 분쇄하면 약의 작용에 변화가 생겨서 원하는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흔히 복용하는 장용성 제제에는 아스피린 장용정, 변비약(Bisacodyl 장용정), 유산균정장제 등이 있다.

아스피린 장용정을 씹어 먹으면 위장장애가 심해질 수 있고, 유산균제제 장용캅셀을 열어서 먹는 경우 균들이 위산에 의해 파괴되어 장에 도달하기 전에 죽게 되므로 효과가 없게 된다.

특히 주의할 것은 장용성 변비약이다.

변비가 있는 경우에 우유와 함께 변비약을 먹는 경우가 흔히 있는데, 이것은 옳지 않다.

우유는 알칼리성이므로 위의 산도가 알칼리 쪽으로 변하게 되고, 함께 복용한 장용성 변비약이 위에서 녹게 된다.

장에서 녹아야 할 약이 위에서 분해되므로 변비는 해결이 안 되고 오히려 배만 아픈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

변비약을 구입한 젊은 여성이 다음날 약국에 와서 ''약사님, 이거 변비약 맞지요? 그런데 왜 변은 안 나오고 윗배만 아파요?''라고 하소연 한 경우가 있었다.

''취침 전에 2알을 물과 함께 복용하고, 우유와 복용해서는 안 된다''는 복약지도를 했음에도, 확인 결과 약을 먹고 나서 잠이 오지 않자 금세 뒤이어 우유를 마셨다는 것이었다.

장용성 제제는 약을 복용할 때 우유를 피해야 함은 물론이고, 약이 위를 통과하는 시간 동안 위의 산도를 알칼리 쪽으로 변하게 하는 약이나 음료를 피해야 한다.

우유나 제산제 등 위의 산도를 알칼리로 변하게 하는 약이나 음료의 복용이나 섭취와 최소한 1시간 이상 간격을 둬야 한다.

장용성 제제에 숨어있는 특수 애플리케이션을 파괴하지 않고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지켜야 한다.

① 약사의 복약지도를 잘 받아서 약의 특성을 알아둔다 ② 약의 모양 그대로 복용하고, 씹거나 가루로 만들어 복용해서는 안 된다 ③ 우유와 함께 약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 ④ 제산제나 우유 등 위산을 중화시키거나 알칼리로 만드는 약이나 음료는 최소한 1시간 이상 간격을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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