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에 대한 합동감식이 진행됐다. 정혜린 기자지난 설 연휴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를 수사하는 경찰이 항공사에 이어 김해공항까지 이틀 연속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전방위적인 기초 조사에 나섰다.
부산경찰청은 7일 오전 11시 부산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김해국제공항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여객기 탑승 승객과 수화물 관련 영상 등을 확보하기 위한 영장 집행"이라며 "공항 공사로부터 자료가 정리되는 대로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객기 화재 수사 전담팀은 전날 에어부산 본사를 압수수색해 항공기 운항 자료와 탑승자 명단 등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틀 연달아 진행된 압수수색과 관련해 경찰은 전날 확보한 탑승자 명단을 토대로 이에 대한 공항 내 폐쇄회로(CC)TV 영상 등 관련 자료를 받을 수 있어 순차적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관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절차적으로 압수수색 영장이라는 형식을 취한 것"이라며 "사고 당시 공항에 사람이 매우 많아 사고기에 탑승한 사람 명단을 확보해 필요한 자료를 추출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실시했다"고 밝혔다.
부산경찰청. 송호재 기자 전담팀은 추후 감식 결과에서 범죄 혐의점이 나올 경우 즉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하기 위해 기초 자료를 사전에 수집하고 있다.
승객들이 탑승할 때 소지한 물건과 발화 지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선반 내 보관된 물품, 구매 시기 등 기초적인 사항들을 미리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 추정하고 있는 보조배터리 등 전자기기가 화재 원인으로 드러날 경우 형사 책임은 묻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소지한 보조배터리 등 전자기기에 의한 화재일 경우 고의적인 파손 등 취급상 주의사항을 명백하게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어야 고의 내지 과실을 물을 수 있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형사적 책임은 묻기 힘들어 수사는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 당일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 오후 10시 25분쯤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에어부산 항공기에 불이 나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이 긴급 탈출했다.
부산경찰청은 형사기동대와 과학수사 인력 등 28명으로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사고 수사 전담팀'을 구성하고, 합동 감식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