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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지사 이어 총판도 줄줄이 계약 해지…좋은책신사고 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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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맹지사 이어 총판도 줄줄이 계약 해지…좋은책신사고 또 논란

    편집자주

    갑-을 관계'를 맺는 프랜차이즈 사업은 상생을 기반으로 한다. 최근 가맹점, 가맹지사, 가맹총판 등 프랜차이즈 사업상 '을' 들의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소상공인의 권리와 노동자의 권리도 갖고 있지 않지만, 본사의 행보에 따라 거취가 결정되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 CBS노컷뉴스는 3차례에 걸쳐 최근 불거진 중·고교 참고서 출판사 좋은책신사고의 가맹총판 일방 계약 해지 사태를 통해 프랜차이즈 사업의 실태를 들여다본다.

    [내팽개친 상생…프랜차이즈업계 '을'의 눈물①]
    전체 매출 30% 이상 주요 총판 15곳과 일방 계약 해지 '반발'
    신규 총판과는 '인터넷 판매시 즉각 계약 해지' 추가…이익 독점 목적 '의심'
    "공정거래법·대리점법 위반 소지…법원도 일방 계약 해지에 문제의식"
    지난해에는 가맹지사 줄줄이 계약 해지로 논란…국감서도 지적

    ▶ 글 싣는 순서
    ①가맹지사 이어 총판도 줄줄이 계약 해지…좋은책신사고 또 논란
    (계속)
    서울  강서구 강서로 좋은책신사고 사옥. 좋은책신사고 제공서울 강서구 강서로 좋은책신사고 사옥. 좋은책신사고 제공
    국내 중·고교 참고서 전문 출판사인 좋은책신사고㈜의 총판들이 본사로부터 부당 계약 해지를 당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진정과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전체 매출 30% 이상 주요 총판 15곳과 일방 계약 해지 '반발'


    17일 좋은책신사고 등에 따르면 신사고는 지난달 전국 15개 총판들과의 거래계약을 해지했다. 해당 총판들은 신사고의 참고서적 전체 매출의 30%를 넘는 규모를 기록한 상위 총판들이다. 각 총판의 매출 규모도 연간 10억원이 넘는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서울·인천·경기) 10곳, 비수도권(부산·대구·대전·전북) 5곳이다.
     
    신사고는 그동안 총판과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영업실적 저조나 본사의 출판량이 줄어 회사 운영이 어려울 만큼 경영상 문제가 발생하는 등 중대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본사와 총판 간 계약은 갱신하는 지속적 거래 계약이다.
     
    신사고 측은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를 들어 계약을 해지했지만, 총판들은 이같은 일방적 계약파기 사태가 사실상' 대량 해고'라며 반발하고 있다. 뚜렷한 계약 해지 사유가 없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도 이같은 출판사와 총판 사이의 대규모 계약 해지는 역대 처음이라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규 총판과 '인터넷 판매시 즉각 계약 해지' 추가…이익 독점 목적 '의심'


    총판은 본사의 이같은 행보가 '영업이익 독점'을 목적에 둔다고 보고 있다. 신사고의 서적 판매 매출은 크게 직영 매출과 총판 매출로 나뉜다. 직영 매출이 교보·영풍문고 등 국내 대형서점에게 직접 참고서를 넘겨 판매하는 방식이라면, 총판 매출은 일정 분량의 책을 총판에 제공하면 각 총판이 영업을 통해 지역 서점 등에 판매해 수입을 챙기는 방식이다.
     
    상대적으로 비수도권은 직영 판매보다 총판을 통한 판매 비중이 높다. 그러나 본사의 수익률은 유통 과정이 적은 직영이 총판보다 더 높다.
     
    신사고 측이 기존 총판과 계약을 해지한 뒤 곧바로 새로 모집한 총판과 맺은 계약서를 보면 과거 계약서와 비교해 '총판이 오픈마켓 플랫폼을 이용한 유통행위를 금하고 이를 어길시 별도 통보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즉 총판은 인터넷을 통한 책 판매를 하지말라는 의미다.
     
    온라인 판매 이익에 대한 수익배분 문제는 신사고 본사와 총판이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난제였다. 본사 입장에서는 직접 온라인 판매를 하면 더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총판 체제에서는 이 이익이 총판의 몫이었다.
     
    제작한 서적을 온라인으로 소비자가격에 판매하느냐, 아니면 도매가격으로 총판에 납품하느냐의 갈림길에서 신사고 본사는 온라인 판매 독점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일부러 매출이 높은 주요 총판과 우선 계약 해지를 추진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신사고는 3년여 전 각 총판들로부터 비용을 갹출해 온라인 판매 실적을 매년 집계해 실적만큼 각 총판에 나누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조합을 설립했다. 그러나 이 조합은 운영 1년 만에 본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폐지하고 온라인 판매 수익에 대해 총판과 공유하지 않기로 했다. 지역별 온라인 판매 집계가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대해 총판의 불만이 이어지자 '말 잘 듣는 총판'으로 교체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공정거래법·대리점법 위반 소지…법원도 일방 계약 해지에 문제의식"


    총판들은 신사고 측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에 위법 소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현행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거래법)이 총판이나 가맹지사가 아닌 가맹점과 본사와의 계약관계를 주로 규정하고 있어 총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적용할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신사고 측의 행위가 불합리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는 것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종열 가맹거래사는 "해당 사안은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과 가맹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소지가 크다"며 "본사의 일방 거래 해지의 부당함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대법원이 한 치킨 프랜차이즈업체와 가맹점 간의 계약 갱신 거절에 따른 소송에 대해 서로 간의 신뢰관계가 있는 관계에서의 일방적인 계약 갱신 거절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한 사례가 있다"며 "법원도 해당 사안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접근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해지된 총판들은 신사고를 상대로 민사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 진정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가맹지사 줄줄이 계약 해지로 논란…국감서도 지적


    신사고가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면서 일으킨 일방적 계약 해지 사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월 신사고의 학원 프랜차이즈 자회사 신사고아카데미㈜는 아무런 설명 없이 전체 가맹지사의 80%가량에게 인터넷 공지와 문자 메시지로 계약 해지했고 올해 2월 남은 20%와도 계약을 해지했다. 이같은 해지 규모는 국내 학원 프랜차이즈 업계 중 최대 규모였다. 신사고와 신사고아카데미는 본사와 계열사 관계지만 대표자와 사업장이 모두 동일하다.
     
    당시 업계는 이같은 대량 계약파기 사태를 '사실상 대량해고'라고 받아들였다. 가맹지사들도 신사고아카데미의 행위가 '우월한 지위를 악용한 거래거절'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진정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관련 법 규정이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달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좋은책신사고 홍범준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해 동행명령장까지 발부하며 사태 수습을 촉구했다. 당시 홍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한 더불어민주당 민병덕(경기 안양 동안갑) 의원은 "대규모 계약해지로 가맹점과 가맹지사의 피해가 너무 큰데 정작 업체는 사태 해결에 너무 소극적"이라고 증인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홍 대표는 출석하지 않았고, 이에 정무위는 홍 대표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좋은책신사고 관계자는 해당 총판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 "회사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답변했지만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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