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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북한

    종전선언 실현될까? "가능성 대단히 낮아" VS "살아있는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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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이 '임기 내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성, 대외에 발신하는 메시지의 모순성 등으로 향후 난관에 봉착할 우려가 있다는 학자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반면 종전선언을 코로나19 백신협력과 베이징 올림픽, 한미훈련 등 3개 문제와 잘 조합하면 "절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무엇보다 내년 3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의 실시여부가 남북미중 종전선언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통일연구원이 4일 개최한 '종전선언의 의미와 실현방안'을 주제로 한 학술회의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과 관련해 학자들 간에 엇갈린 분석과 평가, 다양한 전망이 제기됐다.
     

    김정은 종전선언 언급, 문 대통령에 대한 화답 아니라 상황관리 차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종전선언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보였으나,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긍정적 화답이라기보다는 5개년 경제계획에 집중하기 위해 남북미 관계에서 군사적 위기 확대를 막는 등 적극적인 상황관리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동엽 교수는 "제재완화나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의 조치 없이 종전선언을 할 경우 북한은 앞으로 기약없는 북미 비핵화 협상에 구속되는 등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을 수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받을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고 평가했다.
     

    임기 내 성과 내겠다는 조급성이 판을 깰 수도

    김동엽 교수는 특히 "내년 2월 베이징 올림픽 등을 통해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이번 정부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조급성이 자칫 국제사회에 노출되면 판이 깨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임기 내의 성과적 측면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10년이 걸리든 20년이 걸리든 평화의 길에 노둣돌을 놓은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제언했다.
     
    종전선언이 법적 구속력 없는 정치적 선언이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동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정부의 대외 메시지 발신이 모순적이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부 '종전선언' 논리 상호 모순적…진정성 관리부터 해야

    이혜정 중앙대 교수는 '종전선언: 위선의 책략인가, 평화를 위한 역사적 책무인가'라는 제목의 토론문을 발표하며 "정부는 상징적, 정치적 선언이라고 이야기하는데 한편으로는 비핵화, 평화 체제, 새로운 관계 수립으로 갈 수 있다고 한다"며, "정부는 충돌하는 이 두 가지 메시지를 진정성 있는 방향으로 관리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는 "정부는 종전선언의 상징적 의미를 강조하지만, 미국은 유엔사 문제 등 종전선언의 정치적·법적 효과에 대해 더 신중한 입장이고 북은 대북적대시정책의 철회 등 실질적인 효과에 관심이 많다"며, "우리 정부의 입장이 미국에게는 감추어진 의도와 관련한 의구심을, 북에게는 실질적인 의미가 없는 종이 장을 내민다는 거부감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도 "종전선언이 유의미한 선언이 되기 위해서는 북한 입장에서 주한미군과 유엔사 문제 등 보다 본질적인 문제의 해결 방안에 대한 당사국의 의사가 표명되어야 하고,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거론되지 않는 종전선언은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미국과 북한 등 당사국들의 시각을 조정할 해결책이 없을 경우 정부가 이야기하는 대로 갈 수 있는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종전선언·백신·베이징 올림픽·한미훈련 잘 조합하면 길이 있어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보좌관. 연합뉴스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보좌관. 연합뉴스반면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종전선언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코로나19 백신 협력은 필수불가결하고, 내년 2월 베이징 올림픽과 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 등도 연결되어 있다"며, "종전선언과 나머지 3개 문제의 조합을 잘 만들 수 있으면 실타래가 풀려나갈 수 있을 것"인 만큼 " 절대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좀 더 유연하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철 서울대 교수는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보좌관이 종전선언의 조건, 시기, 순서 등을 둘러싸고 한미 간에 이견이 있다고 하자, 국내에서는 '종전선언 불가론'으로 해석하기도 했으나 이는 '상황 진전을 위한 이견'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며, "종전선언 카드는 살아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정철 교수는 "지난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만들었던 종전선언 초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우리 쪽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유화적 조치를 취한다면 북한도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며, "종전선언을 정상 간 회담 결과로만 상정하는 게 아니라 통일부 장관이나 국방부 장관 등의 수준에서 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北이 요구한 선결조치 미흡해도 대화에 나올 가능성 있어

    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외교센터장은 "북한이 내년 상반기를 넘길 경우 그 후에는 1년 이상 대화와 협상을 통한 국면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자신들이 요구한 선결 조치가 다소 미흡해도 대화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이중기준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 최근 '도발'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문제 해결 가능성 엿보이고, 대북적대시 정책철회라는 부분은 본질적으로 애매모호한 성격인 만큼 북한이 정치적 결단을 내리면 해결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앞으로 종전선언에 이르는 과정에서 수많은 고비가 있겠지만, 특히 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을 어떻게 하느냐가 주요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코로나 정상화 이유로 한미훈련 선언하면 모든 논의 무효

    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는 양 장관이 종전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조기 재가동 방안에 대해 진지한 협의를 했다고 이날 밝혔다. 연합뉴스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는 양 장관이 종전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조기 재가동 방안에 대해 진지한 협의를 했다고 이날 밝혔다. 연합뉴스이정철 교수는 "종전선언을 가기 위해서는 오는 12월 서울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 등에서 대북 유화 조치를 논의하는 것이 불가피한데, 이 때 코로나 19 정상화를 이유로 내년도 한미 군사 연습의 정상화를 선언한다면 사실상 종전선언 논의는 모두 무효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미연합훈련을 통해 대중 견제에 방점을 두고 있는 미국이 훈련의 연기 또는 중단을 수반하는 종전선언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라며, "정부는 베이징 올림픽 기간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모든 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대안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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