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대표팀 김학범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일본을 부러워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올림픽 축구대표팀 김학범 감독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도쿄 올림픽 최종명단 발표를 앞둔 사실상 마지막 소집 훈련. 하지만 A대표팀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일정이 겹치면서 원하는 선수를 모두 호출하지 못한 탓이다.
김학범 감독은 24일 파주NFC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6월 소집 훈련 및 가나와 평가전(6월12일, 15일)에 나설 28명 명단을 발표했다.
앞서 파울루 벤투 감독도 6월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6월5일 투르크메니스탄, 6월9일 스리랑카, 6월13일 레바논) 28명 명단을 공개했다. 벤투 감독의 명단에는 기존 올림픽 대표팀 멤버 중 원두재, 이동경(이상 울산 현대), 송민규(포항 스틸러스)가 이름을 올렸다.
일찍부터 벤투 감독과 김학범 감독의 소통이 화두로 떠올랐다.
벤투 감독은 "선수 선발 과정은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과정을 거쳤다. 원하는 선수를 선발한 다음 대한축구협회 보고 체계에 따라 보고한다"면서 "개인적으로도 올림픽, 아시안게임이 가지는 의미를 이해한다. 선수 개개인의 병역 혜택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통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계속해서 "정상적인 과정을 거쳤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김학범 감독은 "감독으로서 선수 욕심이 없다면 감독으로서 자격이 없다"면서 "올림픽 대표팀으로서는 A대표팀의 결정을 다 수용할 것이다. 우리 선수들을 믿기 때문이다. A대표팀이 2차예선을 비롯해 최종예선, 월드컵까지 가서 좋은 성적을 내길 빌겠다"고 말했다.
이어 "(A대표팀으로 향한 3명에 대한 평가는) 우리 숙제다. 어떻게 평가하고, 대비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코칭스태프와 여러 논의를 통해 결정할 문제"라면서 "그래도 계속 훈련을 같이 했거나 경기를 뛰었던 선수라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가 중재에 나섰지만, 결국 3명의 A대표팀 차출을 막지 못했다.
김학범 감독은 "중재를 열심히 했다. 모든 분이 나섰다. 다만 A대표팀 우선이라는 원칙이 있다. 중재는 했지만, 그런 부분이 이뤄졌다"면서 "문화 차이인 것 같다. 사실 유럽에서는 올림픽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유럽에서는 올림픽 대표팀이 말을 꺼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다만 한국이나 일본은 올림픽 대표팀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그런 부분은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A대표팀과 선수 차출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사이 도쿄 올림픽 개최국 일본은 6월 소집 훈련과 평가전에 요시다 마야(삼프도리아), 사카이 히로키(마르세유), 엔도 와타루(슈투트가르트) 등 와일드카드 3명까지 호출했다.
김학범 감독은 "어떻게 보면 일본이 부럽다. 옆 나라 일본을 부러워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저 일본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면서 "이번에는 부럽다. 와일드카드를 포함해 전 선수가 평가전을 준비한다. 그런 부분은 상당히 부럽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