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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오슬로 구상'…비핵화 교착 타개 물꼬틀까?



대통령실

    문 대통령 '오슬로 구상'…비핵화 교착 타개 물꼬틀까?

    "교류와 협력 통해 서로를 이해해야 구조적 갈등 해결"
    '공기처럼 느낄 수 있는' 일상적 평화 강조
    "북미대화 교착, 70년간 적대감 녹여내는 과정"
    "트럼프·김정은, 상대에 대한 신뢰와 대화 의지 보여줘"
    김 위원장, 트럼프에 친서보내며 신뢰 관계 확인
    이희호 여사 조의하며 "자주통일과 번영의 길로 가는 북남관계" 언급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에서 오슬로 포럼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차 북미정상회담 1주년인 12일(현지시간) 노르웨이에서 '오슬로 구상'을 발표하면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 비핵화 대화에 돌파구가 마련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취임 첫해인 지난 2017년 7월 독일에서 남북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비핵화 필요성을 언급한 '신 베를린 선언'을 발표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국면 전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내놓고 있다.

    특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데 이어, 고(故) 이희호 여사에 대한 조의까지 표하면서 남북-북미 간 경색 국면에 미묘한 변화도 감지된다.

    ◇ 문 대통령, 남북 모두 '공기처럼 느낄 수 있는' 일상적 평화 강조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슬로 대학교 법대 대강당에서 진행된 오슬로포럼 기조연설에서 "갈등의 가장 큰 요인은 서로 간 적대하는 마음"이라며 "무엇보다 교류와 협력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어야 구조적 갈등을 찾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서로 등 돌리며 살아도 평화로울 수 있지만, 진정한 평화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평화"라며 현 국면 타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오슬로 연설은 노르웨이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지만 1차 북미정상회담 1주년 당일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평화 메시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거창한 '선언'이나 '로드맵'보다는 국민 개개인의 일상을 바꾸는 평화로의 발상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 3차례 남북정상회담과 2차례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진 만큼, 새로운 방법론으로 비핵화를 이끌기보다는 그간 축적된 남북, 북미간 신뢰를 기반으로 남북 국민 모두 '공기처럼 느낄 수 있는' 일상적 평화를 강조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비전이나 선언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이해와 깊은 신뢰"라며 "이를 바탕으로 대화의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해야 한다. 남북한 주민들이 분단으로 인해 겪는 구조적 폭력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또 "남과 북은 국경을 맞대고 있을 뿐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생명공동체'다. 함께 한 역사는 5000년이고 헤어진 역사는 70년에 불과하다"며 "사람이 오가지 못하는 접경지역에서도 산불은 일어나고, 병충해와 가축전염병이 발생한다. 보이지 않는 바다 위의 경계는 어민들의 조업권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70년 넘게 이어온 분단이라는 굴곡된 역사가 국민에게 가져다준 '당연한 피해'를 먼저 해결해 국민이 실제로 체감하는 평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환기시킨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에서 오슬로 포럼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1년 전 북미정상회담 언급하며 대화 필요성 역설

    북한과 미국이 70년 적대를 청산하고 양 정상이 처음으로 손을 맞잡은 1년 전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초심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년 전 오늘 역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손을 맞잡았고, 두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관계, 한반도 평화체제의 큰 원칙에 합의했다"고 회고했다.

    또 "지금 그 합의는 진행 중이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화가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그것은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70년간 적대해왔던 마음을 녹여내는 과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여전히 상대에 대한 신뢰와 대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대화를 통한 평화 실현에 한결같은 지지를 보내주고 있으며 지금의 상황을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년간 한반도 비핵화 대화가 북미 정상간 '톱다운' 방식으로 이뤄져온 만큼, 현재 공전하는 비핵화 대화를 원래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북미 정상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미간 상호 신뢰와 이해가 충분히 쌓인다면 비핵화 대화는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을 담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오슬로 연설 직후 ''수주 내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이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저는 김 위원장과 언제든 만날 준비 돼 있다. 결국 우리가 만날지나 만나는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김 위원장의 선택"이라고 답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말 방한하는데 가능하면 그 이전에 김 위원장을 만나는 게 바람직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3차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이달 말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4차 남북정상회담을 열어 한반도 비핵화 촉진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에 친서 이어 故 이희호 여사 조의문 전달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뒤 교착상태에 빠진 현 국면도 조금씩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친서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북미 정상간 직접 소통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대화재개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이와 함께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12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별세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한 점도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이 여사님이) 민족의 화해와 단합, 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울인 헌신과 노력은 자주통일과 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현 북남관계의 흐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있으며 온 겨레는 그에 대하여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핵화 논의 교착으로 남북관계도 소강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자주통일과 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현 북남관계의 흐름'이라는 표현이 향후 대화재개 의지를 일부 밝힌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일련의 흐름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이 북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16일을 기점으로 비핵화 협상에 새로운 돌파구가 뚫리는 것 아니냐는 낙관적 전망도 제기된다.

    특히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 한반도 주변국들간 만남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달 말 한미정상회담 전후로 남북 정상이 비핵화 대화 정상화를 위해 '원포인트 회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이날 '오슬로 구상'에 이어 14일 북유럽 마지막 순방국인 스웨덴 의회연설에서 북한에 대화 재개를 위한 구체적 제안을 내놓을 경우, 북측도 그에 상응하는 반응을 내놓으면서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낙관론도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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