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김경언(SK)이 공 박스를 뛰어 넘어 덩크슛을 성공시키는 순간, 이승준(삼성)은 반대편 코트에서 동생 이동준(오리온스)과 마지막 덩크슛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경언보다 더 멋진 덩크슛을 위한 형제간의 상의였다.
다시 코트로 돌아온 이승준은 친구를 의자에 앉혀놓고 2008년 동생이 덩크왕에 올랐던 덩크를 시도했다. 의자에 앉았던 친구도 바로 2008년 의자에 앉았던 주인공이었다. 결국 친구를 넘어 시원한 투핸드 덩크슛을 성공시킨 이승준의 점수는 당연히 50점 만점. 공동 덩크왕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이승준은 3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점프 2010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 결승에서 김경언과 함께 공동 덩크왕에 등극했다. 이미 2008년 올스타전에서 덩크슛왕에 올랐던 동생 이동준에 이어 형제가 모두 덩크왕 타이틀을 획득하는 기록도 남겼다.
그야말로 화끈한 '쇼타임'이었다. 1라운드에서 가볍게 몸을 푼 이승준은 김경언이 2라운드에서 360도 회전 원핸드 덩크를 성공시키며 50점 만점을 이끌어내자 2라운드에서 원드밀, 백투백 덩크 등 다양한 덩크슛을 모두 보여주면서 심사위원단으로부터 50점 만점을 받았다.
승부는 연장전. 한 차례씩 기회를 다시 잡은 상황에서 김경언이 먼저 공 박스를 림 아래에 가져다 놓고 덩크슛을 성공시켰고 이승준은 의자에 앉은 친구가 높게 올려준 공을 두 손으로 잡아 그대로 림에 꽂았다. 결국 승부는 무승부. 올스타전 최초로 공동 덩크왕이 나왔다.
이승준은 "할렘 글로브트로터스에 있을 때는 덩크가 일이었다. 포르투갈에서는 경기 내내 덩크슛만 하기도 했다"면서 "김경언이 신장이 작아 많이 뛰는 것 처럼 보여 불리했다. 2008년 동생이 덩크왕이 될 때 의자에 앉았던 친구를 다시 앉혔는데 그 친구가 형제를 덩크왕으로 만들어줬다"고 환하게 웃었다.
외국인 선수들도 좀처럼 보기 힘든 묘기 대행진을 펼쳤다. 1라운드에서 실패를 거듭한 조셉 테일러(KT&G)는 마이클 조던의 프리드로 라인 덩크슛과 다리 사이로 공을 통과시키는 비트 윈 더 레그 덩크슛을 성공해 50점 만점을 받았다. 약간 불리한 입장이었던 브라이언 던스톤(모비스)도 호쾌한 덩크슛에 이어 심사위원단에 절을 하는 재치를 발휘,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BestNocut_R]
승자는 입단 때부터 유독 덩크슛 콘테스트에 욕심을 냈던 테일러였다. 이미 여러차례 묘기를 선보였던 테일러는 NBA 스타 빈스 카터의 허니딥 덩크(팔을 림안으로 접어 넣는 고난도의 원핸드 덩크)를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제자리 윈드밀 덩크로 맞선 던스톤을 따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