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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서 가장 고달픈 '취업 준비생'과 '고3 수험생'의 공통점은?



취업/직장인

    대한민국서 가장 고달픈 '취업 준비생'과 '고3 수험생'의 공통점은?

    전공 · 적성 무관하게 '무조건 대기업'

    "대한민국에서 가장 불쌍한 그룹이 있는데 고 3 수험생과 취업준비생이다. 이 둘의 공통점이 있는데 ‘내가 지원하는 데가 어딘지 잘 모른다는 점’과 ‘막판 뒤집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다. 24일 고용노동부 주최로 열린 대학청년고용센터 합동 토론회에서 대학 내일 20대 연구소 신익태 소장이 한 말이다. 전공과 무관하게 기업을 선택해 원서를 쓰는 취업 현실과 대학 4학년 때부터 늦게 취업 준비를 시작하면서 겪게 되는 좌절감을 대변한 것이다."

    ◈“전공 상관없이 대학 선택하는 것, 대기업 지원하는 것 똑같아”

    송은석 기자/자료사진

     

    한 대형 서점에서 토익 서적을 훑어보던 김 모(22)씨. 대학 4학년 1학기까지 다니다 휴학을 한 상태다. 이제 막 취업 전선에 뛰어든 김 씨는 토익 스피킹, OPIC 등 스펙을 쌓기 위해 다양한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스터디 멤버들 모두 다른 학과 사람들이지만 모두 같은 공부를 하고 있다.

    “우리 나라는 ‘무조건 공부만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 이런 게 있잖아요. 뭐 할지 모르고 공부만 하니까 대부분 대기업 위주로 쓰거나 스펙이 없으면 공무원 하게 된다”

    상위권 사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대학 4학년 이 모(26)씨도 모두 똑같은 곳만 바라보는 취업 현실을 꼬집었다.

    “대학 고르는 것이랑 똑같다고 생각해요. 고등학교 때 아무것도 모르고 점수만 보고 대학 간 것처럼 기업도 인지도나 수당만 보고 지원하게 된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하반기 사상 최고 수준의 입사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속속 들리고 있다. 150대 1의 경쟁률을 보인 KT, IBK기업은행 95대 1, 한화 82대 1 등 몇 백 명을 뽑는데 몇 만 명이 지원을 하는게 우리 취업 시장의 현실이다.

    실제 학생들을 도와 취업을 돕는 대학 청년고용센터 컨설턴트들도 ‘전공 적성 무관’ 취업 지원 패턴에 대해 공통적으로 지적을 했다.

    성신여대 박정아 컨설턴트는 “취업 시기에 부모, 동기, 선배들의 조언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데 대부분 대기업에 대한 조언 밖에 하지 않고, 결국 대기업만 바라보고 준비를 하게 된다”

    ◈막판 뒤집기 어려운 현실이 공무원 쏠림 현상도 심화시켜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스펙이 있으면 기업에 원서를 쓰고 취업 준비를 하지만 흔히 말하는 ‘고스펙’이 없으면 일종의 탈출구로 전공과 미래에 대한 고민 없이 ‘공무원 시험’을 선택하게 된다.

    취업준비중인 대학생 김 씨는 “주변 친구들이 ‘넌 스펙 좋으니까 취업 준비하면 되잖아’ 라고 말한다. 스펙이 좋지 않으면 아예 공무원 시험을 보겠다고 결심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목포대 이미라 컨설턴트는 “1학년 때부터 쌓아놓은 스펙이 없는 경우 3,4학년 시기에 ‘공무원 쏠림’ 현상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막판 뒤집기가 어렵기 때문에 결국엔 고졸 학력만으로도 가능한 공무원 시험에 지원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익태 소장은 ‘막 판 뒤집기가 어려운 취업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1,2 학년 때부터 시간적 여유를 갖고 진로교육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업 시기가 다가온 3,4학년 때 갑자기 취업 준비를 하다 보니 진로에 대한 고민도 없이 당장 ‘합격하는 법’만 익히기 위해 면접 보는 법, 자기소개서 쓰는 법만 익히게 된다는 것이다.

    ◈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전환 절실..정보 제공도 활성화 돼야

    토론회에 참석한 대학청년고용센터 담당자들은 지금의 취업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과 중견기업과 강소기업에 대한 정보 제공이 활성화 돼야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남민우 위원장은 “중소기업들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좋지 않다. 아무리 복지가 좋고 급여가 좋아도 인식이 좋지 않기 때문에 지원 자체를 하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털어놨다.

    대학생을 지원시켜야 하는 대학 채용 담당자들도 중소기업 기피현상에 대해서는 똑같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호남대 범하나 컨설턴트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려고 해도 기껏해야 급여와 직원수 정도밖에 알려줄 게 없다. 사회적 분위기 자체도 대기업 위주다 보니 강소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무지로 지원하고 싶어도 못하는 학생도 많다”는 현실을 전했다.

    신익태 소장은 “학생들이 강소기업 등에도 갈 수 있도록 중소,강소기업의 실무를 담당하는 대리급 직원과 학교간의 네트워킹을 통해 학생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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