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프로야구 넥센 김시진 감독(54)이 전격 경질됐다.
넥센 구단은 17일 "지난 2009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았던 김시진 감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은 시즌은 김성갑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해 치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야말로 전격 해임이다. 김시진 감독은 지난 2008년 프로야구에 합류한 넥센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단 사령탑인 이광환 전 감독에 이어 2009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감독은 장원삼(삼성), 황재균(롯데) 등 주축 선수들이 팔려가는 어려운 팀 사정에도 묵묵히 선수들을 이끌어왔다. 전신 현대 시절부터 ''큰 형님''으로 불렸던 따뜻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다독였다.
특히 지난 시즌 뒤 맺은 3년 재계약의 첫 시즌도 끝나기 전에 나온 해임 소식이라 더 충격적이다. 2009년 3년 계약을 맺었던 김감독은 지난해 3월 계약 기간을 1년 남겨둔 상황에서 3년 재계약했다. 계약금과 연봉 3억 원씩 총액 12억 원의 조건이었다. 당시 이장석 구단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김감독이 보인 지도력에 감사하고 아직 팀이 성장하고 있는 단계이므로 큰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장기 계약은 필수"라며 신뢰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성적 부진의 압박을 견디지 못했다. 넥센은 17일 현재 4위 두산과 7경기 차 6위에 머물러 사실상 4강 진출이 좌절된 상황이다. 시즌 초반 1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돌풍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사실 넥센은 지난 시즌 뒤 대대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25억 원을 받고 LG로 넘겼던 FA(자유계약선수) 이택근을 총액 50억 원의 거액으로 재영입했고, 메이저리그 출신 ''핵잠수함'' 김병현까지 부르면서 단숨에 4강 전력으로 분류됐다.
시즌 전반기까지만 해도 넥센의 4강 진출은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홈런, 타점 1위 박병호와 대형 유격수 강정호, 이택근 등 타선과 나이트, 헤켄 등 용병 선발 듀오의 활약으로 넥센은 5월 한때 1위까지 오르는 등 전반기를 3위로 마감했다.
하지만 주전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차츰 성적이 가라앉았다. 6, 7월까지만 해도 4위권 경쟁을 펼쳤지만 8월 한여름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며 6위로 떨어졌다. 특히 클린업 트리오의 한 축을 이뤘던 이택근이 빠지면서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졌고, 선발진도 외국인 선수 외에는 받쳐줄 선수가 없었다.
결국 넥센은 김시진 경질 카드를 빼들게 됐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팀의 체질 개선을 위한 선택이었다"며 김감독의 경질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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