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탕! 아름다운 도전이 시작됐다. 지난 2011년 8월 28일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1라운드 5조 예선. 8번 레인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 남아공)는 보철다리로 스타팅블록을 박차고 나갔다. 출발 반응시간(0.212초)은 함께 뛰었던 선수 중 가장 느렸지만 300m에서 1위로 올라섰고,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피스토리우스의 준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그는 활짝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장애의 벽을 허문 순간이었다.
피스토리우스가 2012런던 올림픽에서 또 한 번 아름다운 도전에 나선다. 남아공육상연맹은 "피스토리우스를 런던올림픽 남자 400m와 1,600m 계주 대표로 발탁했다"고 4일(한국시간) 알렸다. 절단장애 육상선수가 비장애인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처음이다.
피스토리우스의 올림픽 출전은 자칫 무산될 뻔 했다. 남아공육상연맹 규정에 따르면 A기록(45초30)을 두 차례 넘어야 런던 올림픽 출전 자격이 주어지고, 이중 한 차례는 국제대회에서 작성해야 한다.
피스토리우스는 지난 3월 남아공 국내대회 400m에서 45초 20을 찍어 한 차례 A기록을 넘어섰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는 A기록을 넘는데 실패했다. 지난 6월 29일 아프리카육상선수권대회에서 45초 52를 기록한 것. 하지만 남아공육상연맹은 대표 선발규정을 완화해 자국대회에서 작성한 기록도 인정했고, 그는 마침내 소망하던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피스토리우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부터 올림픽 무대를 꿈꿨다. 하지만 국제육상연맹(IAAF)의 반대로 출전이 무산됐다. ''보철다리의 탄성이 기록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소송 끝에 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부터 ''베이징 올림픽 출전이 가능하다''는 판결을 받아냈지만 400m 기준기록을 넘지 못해 결국 꿈을 이루지 못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종아리뼈가 없이 태어나 생후 11개월 무렵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래서 탄소 섬유 재질로 만든 보철 다리를 착용한 채 레이스를 펼친다. 400m 최고기록은 45초 07이다.
피스토리우스는 런던 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후 본인 트위터에 "내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날 중 하루"라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탕! 아름다운 도전이 다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