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오정, 오륙도라는 말이 일반화 되었고 날이 갈수록 젊은 백수들 또한 늘고 있는 요즘. 그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책이 나와 화제다. 바로 [백수의 월요병 출판사:서울셀렉션]
이 책의 작가 최영록(47)씨는 20여년동안 동아일보 기자, 동아닷컴 뉴스편집장, 기업의 홍보임원,대학교 교직원 등 여러가지 직업에 종사했었다.
백수의 외로움과 삶 그런 그가 1년 전 갑자기 잘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백수 생활에 돌입했다. 자신이 하던 일이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그만두었다고.
이 책은 그가 1년동안 백수생활을 하며 하루하루 자신의 생활에 대해 솔직히 쓴 일기를 책으로 펴낸 것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그의 1년 동안의 백수생활 및 그당시 그의 솔직한 심정을 자세히 느낄수 있다.
그는 현재 성균관대학교 홍보 전문위원으로 재직중인 40대 후반의 평범한 직장인이다.
1년 동안의 백수생활을 청산하고 백수 탈출을 성공한 그는 백수가 되기 전 근무했던 성균관대학교 홍보 전문위원으로 재입사 하여 현재 재직중이다. 그는 요즘 자신의 1년동안의 공백을 어학연수 다녀온 셈 쳐달라고 말하고 다닌다고.
자신의 힘든 백수 생활을 공개하기까지 99% 솔직했다는 최영록씨.
책에서의 솔직한 표현처럼 정말 솔직한 그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어떤 계기로 이런 책을 출판 하게 되셨나? "직장을 그만두고 백수 생활을 하면서 내 이야기를 고등학교 동창 모임 홈페이지에 작년 9월부터 써서 올리다 보니 올해 4월까지 쓴 것이 108편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어느 출판사 대표의 눈에 띄게 되었고 108편중에 37편을 골라서 일기 묶음집으로 이번에 책으로 내게 됐습니다."
고등학교 동창 홈페이지에 자신의 일기를 공개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원래 일기라는게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고백하는 것입니다. 처음에 그것을 홈페이지에 올린 이유는 나와 비슷한 나이의 친구들이 비슷한 고민도 할 것이고 정서가 비슷할 것 같아서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두세 편 올렸더니 친구들이 격려도 많이 해주고 좋은 답글도 남겨주어 기분이 좋아서 계속해서 올리게 되었습니다. 만약 답글이 없었더라면 그곳에는 안 쓰고 제 일기장에다만 썼을 것입니다."
책으로 공개하시면서 백수의 생활과 가정사까지 솔직하게 공개 하셨는데 그렇게 하시기까지 어려움은 없었는지? "그런 것은 전혀 없었습니다. 저는 99%는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책을 보시고 주변 분들의 반응은? "아내 이야기가 많이 나오니까 아내의 반응이 제일 궁금했습니다. 아내는 책 나오기 전에 홈페이지에 들어가 틈틈이 많이 접하면서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돌려달라고 불평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정작 책이 나오니까 아내가 쳐다보지도 않다가 얼마 전에 처음부터 완독을 했는데 유감없다고 말하더라고요. 저보고 참 글 잘 쓴다고 하더군요. "
10개월 동안의 백수생활동안 가장 힘드셨던 순간은? "사실 10개월 밖에 안 되는 백수생활을 가지고 힘들었다고 하는 것이나 그 생활을 가지고 책을 낸 것이 저보다 훨씬 더 오래 백수 생활을 하신 고참 백수들에게 염치가 없습니다. 그래도 꼽으라면 제목에도 있듯이 일요일 저녁 석양을 보면서 내일은 월요일이라는 생각이 들면 나는 내일 무엇을 할까? 라는 생각이 들 때 가장 죽을 맛이었습니다. 남들은 다 직장 간다고 출근하는데, 어디 갈 데가 없기 때문에 정말 힘들었습니다."
힘든 생활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게 해준 희망은? "사랑하는 우리가족들, 아버지 어머니, 형제들, 친구들, 옛 동료들의 잘 될 것이라는 격려와 때문에 힘든 상황에서도 참고 견뎌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이 없었더라면 정말 너무 힘들었을 것입니다. 백수 생활을 하면서 무엇보다도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백수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런 상황은 예견되는 상황이에요. 언제든 다시 백수가 될 수 있겠죠. 하지만 전업 주부가 될 수는 없잖아요? 잠깐 쉬면서 집안일도 할 수는 있겠지만 남자가 전업주부가 된다는 것은 저에게있어 괴로운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백수가 안되기 위해서는 준비를 해서 사회생활을 계속 하고 싶어요." ,br>
"책의 결말에도 써있듯이 ''준비하는 자 그대 앞서 갈진저!'' 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적어도 20~30년은 더 살게 될 테고 그중 한 20년은 사회생활을 해야 할텐데... 20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 또 백수가 될 것인가? 백수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경우에는 저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많이 힘들겠지만 사서 교육원 같은 곳을 다니면서 사서 자격증을 획득하거나 한문대학원에 다니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직업을 그만두게 된다면 그런 도서관 관련 직종에 종사하거나 한문 교육에 관련된 일을 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누구나 노후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것을 찾아서 흐름에 뒤떨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0대를 바라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생각이죠."
백수 생활을 하실 때는 집안일을 많이 하셨는데 직업을 갖게 되신 지금도 여전히 많이 도와주시는지? 요즘에도 아내가 바쁘니까 가사를 도와주긴 합니다. 하지만 백수 생활을 할 때 제가 집안일을 한 것이 60% 정도 였다면 지금은 한 20% 밖에 안 될 것입니다. 그런데 남자가 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서 해 놓은 것을 봐도 아주 불량합니다. 내가 아주 열심히 해놓아도 여자가 보면 60%도 성이 안차는 것이고 보고 짜증을 내곤 합니다. 지금은 내가 20%를 도와주지만 아내가 보기엔 하나도 안도와 주는 것처럼 보일 것입니다. 그래도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도 많이 도와주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백수 생활을 하시기 전의 직장생활과 지금의 직장생활을 비교해 보면? "다시 직장에 나오고 나서부터는 요즘 하는 말로 직장인을 직딩이라고 하지요? 그런 직딩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1편부터 25편 정도까지 썼는데 직장에 나오고 나서 처음 쓴 1편을 보면 정말 행복하죠.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도 한 시간 하고 출근을 하고 있고 학교에 와서 하는 일도 내 적성에 맞는 일이니까 요즘은 정말 너무 행복합니다."
본인의 가족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은? "아내하고는 예전에 직장 다닐 때는 진짜 수도 없이 싸웠는데 백수생활 하는 동안에는 몇 번 안 싸웠어요. 아내도 많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텐데 바가지도 많이 안 긁고 힘든 시기를 참고 기다려준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백수 남편이나 백수 아버지를 둔 가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괴롭기는 가족들도 괴롭지만 누구보다도 본인이 제일 괴로울 것입니다. 가족들이 너무 의식하지 말고 평상시처럼 대하려고 노력을 해줬으면 합니다. 본인은 얼마나 속앓이를 하겠습니까. 정말 아무도 없는 곳에서는 통곡을 할 수도 있고 본인도 걱정이 많이 될 것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가장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입장 바꿔 생각해 봐''''라는 말도 있듯이 얼마나 힘들지 생각을 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맞벌이 시대라도 아버지는 한 가정의 중심축이 아닙니까. 중추가 힘을 잃을 때 돌봐주고 다독거려주어야 하는 것이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최영록씨.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은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가족애를, 자식은 부모님에 대한 효심을, 부모는 자식과 배우자에 대한 소중함을, 직장에 소속된 사람은 ''직장에서 정말 잘해야지...내가 짤리면 이렇게 마음고생을 하는데...'' ''만약을 위해 미리 준비를 해야지'' 라는 생각, 40~50대는 실직을 했을 때의 두려움에서 어떻게 극복을 해야 하는지를 이 책 속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일도 많고 술자리도 많아지고 해서 몸은 힘들지 몰라도 요즘 생활이 정말 행복하다는 최영록씨. 책에서의 너무나도 솔직한 표현 때문에 책을 읽고 있노라면 바로 앞에서 같이 밥을 먹으며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줄로 착각할 지도 모른다.
백수뿐만이 아니라 온 가족모두가 이 책을 읽으며 세상살기 힘든 요즘, 따뜻하고 푸근한 가족에 대한 사랑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백수의 월요병/ 최영록 지음/ 172쪽/ 8000원/ 서울셀렉션
노컷뉴스 이혜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