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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운재의 마지막 27분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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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애 마지막 A매치. 그에게 허락된 시간은 27분이었다. 가장 멋있고 아름답게 자신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었던 그였지만 얄궂은 운명은 그라운드를 나오기 1분전, 생애 마지막 골 허용을 기록하게 했다.

    한국 축구의 간판 골키퍼 이운재(37)가 찬란했던 17년간의 국가대표생활을 마무리 했다. 이운재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A매치를 끝으로 대표팀을 떠났다.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 "대표팀을 떠날때가 되었다"고 말했던 그는 최근 대표팀 은퇴를 공식 발표했고 그에게 축구협회는 나이지리아전을 은퇴 경기로 배려했다.

    이날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골키퍼 장갑을 낀 그는 정성룡과 교체되던 전반 27분까지 언제나처럼 큰 소리로 후배들을 향해 독려하며 수비 라인을 조율했다.

    ''수퍼세이브''를 보여주며 마지막 경기를 마무리 하길 바랐을 이운재이지만 전반 25분까지 거미손을 뽐낼 기회는 오지 않았다. 전반 26분께 벤치에서는 정성룡을 불러 준비시키며 교체 출전을 지시했고 그 순간 이운재는 나이지리아 오뎀웡기에서 생애 114번째 A매치 실점을 했다.

    실점을 한 뒤 바로 그라운드를 빠져나오게 됐지만 수원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큰 소리로 이운재를 연호하며 한국 축구의 영웅을 따뜻하게 보냈다. 직후에는 ''이운재★''라는 카드 섹션도 선보이며 그간 대표팀을 이끌며 든든한 수호신이 되어준 그를 기렸다.

    전반 종료후에는 이운재의 은퇴식이 조촐하게 마련됐다. 대한축구협회로부터 공로패를 받고 후배 골키퍼 정성룡, 김영광에게 꽃다발을 받은 그는 잠시 단상에 올라 팬들에게 은퇴 소감을 밝혔다. "행복했습니다"라며 입을 뗀 이운재는 "나라를 위해 팬들을 위해 뛰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다"는 그는 눈시울에 이슬을 가득 담고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저는 이제 유니폼을 벗지만 후배들이 더 열심히 뛰어줄 것이다. 더 많이 한국 축구를 사랑해 달라"며 한국축구의 간판 골키퍼 다운 당부를 남겼다.

    사방을 돌며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 그는 후반전 경기를 위해 나와 있던 후배들과 한명씩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격려했다. 후배들은 한국축구를 빛낸 선배 이운재를 하늘로 던져 올렸다.

    지난 1994년 3월 5일 미국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처음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운재는 이날 나이지리아전에 이르기까지 총 132경기에 출전하며 한국 축구의 대표 수문장으로 명성을 떨쳤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스위스와의 조별 리그 경기에는 한국 골키퍼로는 처음으로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02 한일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전 승부차기 당시 호아킨의 공을 막아내고 뒤돌아 웃어보이던 이운재의 모습은 한국 축구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고 이는 앞으로도 변함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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