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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탁구신동'' 양하은 "1차 목표는 청소년올림픽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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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올림픽을 준비한다 ⑨] 작년 12개 대회 석권… 엄마 김인순 씨가 직접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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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탁구 신동''으로 불렸다. 80년대 탁구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으로, 은퇴 후 동네에서 탁구교실을 연 엄마를 따라다니며 6살 때 처음 라켓을 잡았다. 탁구대보다 키가 작아 체육관 바닥엔 목판을 깔았고, 손으로 쥐기에 너무 큰 라켓은 잘라서 썼다. 2000년 전국꿈나무탁구대회 1학년부에서 1등을 했다. 탁구에 재미를 붙였다. 신장(170cm)도 기량도 쑥쑥 자란 그는 2009년, 15세 나이에 태극마크를 달고 요코하마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혼합복식에 출전했다. 작년엔 국내외대회 단식에서만 12차례 정상을 밟았다. 특히 8월 코리아오픈(U-21)에선 중국선수 2명, 국내실업팀 선수 1명을 꺾고 금메달을 땄다. "''내가 해냈구나''라는 생각에 지금도 뿌듯하다"는 그다. 방 한 켠은 메달,상장으로 빼곡하다. "언제 이걸 다 땄나 싶고 바라보면 흐뭇하죠." 한국 여자탁구 유망주 양하은(16, 군포 흥진고 2) 얘기다.

    ◈ "첫번째 목표는 8월 청소년올림픽"

    주니어무대를 평정하고 시니어무대까지 넘보는 무서운 10대 양하은. 그러나 재잘재잘대는 말솜씨와 까르르~ 웃는 모습은 영락없는 10대 소녀다. 남자 국가대표 오상민(33), 주세혁(30)을 부를 때도 ''아저씨''. 양하은은 남자단식 김동현(포항 두호고 1)과 함께 8월 싱가포르 청소년올림픽 탁구 여자단식에 출전한다. 지난 10월 세계탁구연맹(ITTF) 카데트(15세이하) 챌린지 단식에서 우승하며 티켓을 땄다. 전 세계에서 뽑힌 32명과 자웅을 겨룬다.[BestNocut_L]

    "청소년올림픽은 14~18세까지 나이 제한이 있어서 저한테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거든요. 훈련도 이 대회에 맞춰서 하고 있어요." 두 달 전부터 ''올림픽''이란 단어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올림픽''이라는 타이틀이 걸려 있다보니 시합장에서 떨릴까봐 걱정이에요. 마음 비우는 연습을 해야 할 듯해요."

    그래서 양하은은 요즘 마인드 컨트롤에 신경쓴다. 시합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어떤 상황이 닥쳐도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게 그의 과제. "중요한 시합 때면 ''잘해야지''라는 생각에 되레 경기를 잘 풀지 못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땐 ''다 이길 순 없다''는 부모님 말씀이 많이 도움돼요."

    "절대 포기하지 말자"는 좌우명처럼 그는 승부욕이 강한 탓에 지고 나면 말수가 급격히 줄고 잠을 못잔다. "''나는 왜 이것밖에 못하나'' 실망감을 느끼는 거죠." 특히 승부처에서 엣지로 득점했을 경우,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하는 자신과 달리 큰 소리로 파이팅을 외치는 상대를 보면 살짝 열을 받는다. 또 셰이크핸드형이라서 구질이 변화무쌍하고 끈질긴 수비전형 선수를 만나면 마음이 조급해지곤 한다. 청소년 올림픽 출전자 중 싱가포르,북한,일본 선수가 모두 수비전형이다.

    그러나 양하은은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는 본인만의 노하우를 조금씩 터득하고 있다. "실수하면 빨리 잊지 못하지만 다음 작전을 생각하며 ''괜찮아, 괜찮아'' 스스로 다독이죠. 한번 이겼던 선수는 방심하기 쉬운데 더욱 철저히 연구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중요한 포인트에서 이기면 짜릿하다. 큰 대회에서 잘하면 보람을 느끼고 스스로 자랑스럽다"는 그는 청소년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는 것 못잖게 다른 종목 또래친구들을 사귀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3년간 꾸준히 영어회화 공부를 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 친구들과 만날 날도 손꼽아 기다린다.

    ◈ 부모님 헌신적 뒷바라지에 무럭무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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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하은과 11년째 그를 지도하는 김인순(43) 코치는 눈빛만 봐도 통한다. 두 사람은 사제관계이자 모녀 사이다. 김 코치는 80년대 중반 청소년대표와 대우증권에서 활약했던 탁구선수 출신. "훈련장에서 가끔 ''엄마'' 소리가 튀어나와 당황하지만" 양하은은 "저를 너무 잘 아시니까 게임이 안 풀릴 때도 적절하게 지적해주시고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김인순 코치도 "선수가 아닌 코치로 벤치에 앉으니까 시합이 훨씬 잘 보인다"고 했다.

    양하은은 "주말에 쉴 때 엄마가 ''보강운동 해라'' ''아령 들어라'' 잔소리하는 게 싫을 때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론 도움이 됐다"며 지금은 집 마당에서 매일밤 30분씩 밴드운동을 자청한다. 하은 양이 중1이었을 때부터 실업팀 대한항공에서 운동을 시킨 김 코치도 "주변에선 ''극성맞다''고 하지만 남들과 똑같이 해선 앞서갈 수 없다"고 강조한다.

    부모가 자식을 가르치는 건 쉽지 않다. 그러나 중2~중3 사춘기 때 말대답하며 잠깐 반항한 걸 빼면 속 썩인 일이 없었다. "엄마가 볼 던져주시면 들은 척도 안하고 짜증냈었죠. 금세 ''엄마, 죄송해요'' 문자메시지 보낼 거면서. 이젠 서로 상의하고 의견반영도 잘해주세요."(양하은) "전 펜홀더형이고, 하은이는 셰이크핸드형이라서 같이 공부하고 배우면서 훈련하죠."(김인순)

    어머니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조언을 해주지만 아버지는 전력분석관, 운전기사, 체력트레이너, 스포츠심리전문가, 팬까페 운영자 등 1인 5역을 한다. 그의 아버지는 하은 양이 선수생활을 시작한 초등학교 1학년 때 15년간 다닌 대기업에서 명예퇴직한 후 딸 뒷바라지에 전념한다. "시합장에선 경기장면을 비디오카메라에 담고, 지방 전훈갈 땐 운전을 해주세요. 중학교 땐 집 근처 수리산으로 같이 운동도 많이 다녔어요. 경기에서 지면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고 다독여주시구요."

    붕어빵처럼 닮은 김인순 코치와 양하은의 목표는 똑같다. "중국선수들은 실수가 적고, 공구질도 무겁고 파워가 좋아요. 빨리 태극마크 달고 큰 대회에서 중국선수들 이기고 싶어요."(양하은) "하은이는 백핸드가 한 박자 빠르고 ''역전의 명수''로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끈질겨요. 다만 포핸드는 전보단 파워가 붙었지만 확실한 주무기로 만들려면 보강해야 돼요. 올림픽 나가서 중국 벽을 넘고 메달을 땄으면 좋겠어요. 제가 못 이룬 꿈이기도 하죠."(김인순)

    양하은 프로필
    생년월일 1994년 2월 25일
    출신학교 : 군포 화산초-군포중-흥진고 2
    가족관계 : 아빠(양인선), 엄마(김인순), 언니(양하나, 20)
    신체조건 : 170cm
    혈액형 : AB형
    취미 : 음악감상
    좋아하는 요리 : 고기종류
    좌우명 : 포기는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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