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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대잔치의 오빠들, 은퇴 기로에 서다

우지원

 

프로농구에는 일명 ''농구대잔치 세대''들이 있다. 문경은(39 ·서울 SK) 이상민(38 ·서울 삼성) 우지원(37 ·울산 모비스) 김병철(37 ·대구 오리온스) 서장훈(36 ·인천 전자랜드) 신기성(35 ·부산 KT) 등으로 1990년대 연세대와 고려대에서 활약한 이들은 폭발적인 농구 인기를 주도하며 1997년 프로농구 출범 당시 주축을 이뤘다.

특히 이들은 전희철, 현주엽, 김훈 등이 이미 은퇴, 지도자의 길을 걷거나 준비중인 것과는 달리 올 시즌까지도 프로농구의 맏형으로 활약해 왔다. 그러나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 11일 모비스의 우승으로 2009-2010시즌이 막을 내리면서 이들 중 일부는 은퇴 기로에 서게 됐다.

농구대잔치 세대 6인방 가운데 시즌 종료와 함께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 선수는 문경은, 우지원, 김병철, 신기성 등 4명이다. 올 시즌 KT의 4강 진출을 주도했던 신기성은 만 서른다섯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블루칩''으로 꼽히는 만큼 은퇴는 고려되지 않는다. 그러나 불혹인 문경은을 비롯해 우지원, 김병철은 은퇴 여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 ''코트의 황태자'' 우지원 "아직 더 뛰고 싶은데…"

모비스 통합우승 멤버인 우지원은 올 시즌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최악의 시즌이었다"고 자평한다. 정규리그 54경기 가운데 16경기만을 출전했고, 경기당 평균 출전시간은 6분23초에 불과했다.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에서는 아예 엔트리 조차 들지 못했다.

"농구대잔치 세대가 몇 명 안남았는데 이렇게 코트에 남아있는 것도 복이라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스렸다"는 우지원은 "여전히 20분에서 25분은 소화할 수 있는 몸상태이기 때문에 코트에서 좋은 모습 보이고 은퇴하고픈 마음이 크다"고 말한다. 모비스와 계약을 연장하고 싶은 것이 우지원의 솔직한 심정. 더욱이 2009-2010시즌부터 바뀐 규정에 따라 한 시즌 엔트리에 올랐던 경기수(플레이오프 포함)가 소속팀이 치른 경기수의 절반에 미치지 못할 경우, 구단의 판단에 따라 FA 종료 시기가 늦춰질 수도 있다.

"떠밀리듯 은퇴하고 싶지는 않다"는 우지원은 "올 시즌 제대로 못뛰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쉽다"며 "후배들에게 좋은 케이스를 보여준 뒤 떠나고 싶다"고 밝히고 있지만, 모비스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일단 FA로 풀릴 경우에는 타구단으로의 이적도 가능하지만 지난 시즌 연봉(1억9천만원)을 고려할 때 쉽지는 않아 보인다.

▲''람보슈터'' 문경은, 은퇴로 가닥… ''피터팬'' 김병철, 연봉이 걸림돌

프로농구 최고령 현역 선수인 이창수(41 ·창원 LG)에 이어 두번째 고령자인 문경은은 사실상 은퇴로 가닥을 잡았다. 문경은은 올 시즌 SK 주전들의 부상이 줄을 이으면서 47경기에 나서 평균 14분여를 뛰며 5.3득점을 올렸다.

"여전히 매 경기 10분에서 15분은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이라는 문경은은 "구단의 결정에 맡기겠다"며 자신의 거취를 구단에 일임한 상태다. 그러나 "지난 시즌과 같이 연봉 삭감 등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무리수를 두지는 않겠다"며 은퇴를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문경은은 2009-2010시즌, 전 시즌보다 무려 1억4천만원이 삭감된 6천만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올 시즌 역시 방성윤, 주희정(이상 FA), 김민수 등을 보유하고 있는 SK의 타이트한 샐러리캡 상황을 감안할 때, 문경은의 연봉을 배려하기는 어려운 상황. 은퇴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BestNocut_R]올 시즌 부상으로 28경기를 소화하는데 그친 김병철 역시 연봉이 걸림돌이다. 김병철의 2009-2010시즌 연봉은 1억9천만원. 소속팀 오리온스가 FA 김병철에 대한 방침을 아직 정하지 않은 가운데 김병철이 오리온스 잔류 및 타팀으로의 이적을 위해서는 몸값을 낮추는 일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병철이 연봉 하한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은퇴와 계약 연장이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FA들은 다음달 1일부터 보름간 소속팀과 협상하게 되며 재계약이 불발될 경우 20일부터 영입의향서를 제출한 타구단들을 상대로 협상에 돌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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