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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 1호 스포츠심리박사'' 조수경 씨 "고맙단 말…"



스포츠일반

    ''개업 1호 스포츠심리박사'' 조수경 씨 "고맙단 말…"

    [스포츠심리가 대세 ④] 척박한 국내 스포츠심리 분야 새 길 개척

     

    김연아, 장미란, 박태환의 공통점은? 어린 나이에 각자의 종목에서 세계를 정복했고, 스포츠심리학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는 점이다. 김연아는 자전 에세이 ''김연아의 7분 드라마''에서 "얼마전 심리상담을 했는데 재밌었다. 스포츠심리학을 공부해보고 싶다"고 썼다. 2008 베이징올림픽 역도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심리상담의 효용성을 피력했던 장미란도 스포츠심리학자를 꿈꾼다. 지난해 로마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심리적인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노메달에 그쳤던 박태환은 올 1월 호주 전지훈련에 스포츠심리전문가 조수경 씨와 동행했다. 2~3년 전부터 스포츠심리학을 현장에 적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고,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스포츠심리가 대세다. 왜 스포츠심리가 필요한지 다각도로 살펴봤다. <편집자 주="">

    "경쟁이 핵심인 스포츠에선 언제나 승자와 패자가 갈려. 자꾸 진다고 너무 실망하지마. 스포츠는 원래 비합리적이고 도박적이야. 하지만 경쟁상황에서 어떤 선택에 대한 책임은 네 몫이야. 그렇기 때문에 노력이 가장 중요한 거겠지" 최고의 기량을 가졌지만 슬럼프에 빠진 한 선수에게 조수경 박사가 스포츠 심리상담 중 들려준 말이다. [BestNocut_R]

    조수경(41) 박사는 국내 ''개업 1호'' 스포츠 심리상담가다. 아직 스포츠심리학에 대한 인식이 일반적이지 않은 국내에선 이례적이다. 조 박사는 1년 여 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조수경 스포츠심리연구소''를 차린 후 골프, 테니스, 사격, 배드민턴, 수영 선수들의 심리상담을 한다. 특히 지난해 가을부터 박태환의 심리상담을 전담한다. 물론 상담내용은 특급비밀.

    이화여대 체육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조 박사는, 미국 보스턴대에서 스포츠심리학 석사 과정을 밟던 중 평생의 업을 찾았다. "인턴십할 때 저명한 스포츠심리학자가 보스턴 셀틱스(농구), 보스턴 레드삭스(야구) 심리상담하는 걸 옆에서 도왔는데, 적성에 맞고 아주 재밌었죠" 그는 한국에 돌아온 후 이화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연구소를 개설했다.

    한 달 수입이 일반 대기업 사원의 2~3배 정도 되지만 그만큼 조 박사의 하루 일과는 빡빡하다. 매주 월~금요일 아침 9시부터 저녁 8시까지는 연구소를 방문하는 선수들의 심리상담으로 빼곡하다. 상담 효과를 위해 선수 한 명당 최소한 1주일에 한번 이상 규칙적으로 만난다. 상담과 상담 사이 ''자투리 시간''도 자기계발에 쓴다. 단 주말은 본인의 "정신건강을 위해" 휴식한다.

    "내 시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지만 자칫 나태해지거나 자기오류에 빠질 수 있어요" 특히 그는 "스포츠심리학은 사람을 연구하는 학문이고, 심리상담은 타인의 내면에 개입하는 것인만큼 자신의 가치관이 바르지 못하면 좋은 상담이 이뤄질 수 없다"고 했다.

    따라서 일부 주변의 우려와 달리 ''비 선수'' 출신이라는 건 상담에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 선수와 심리전문가 이전에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기 때문에 상담을 하는 사람이 ''인간으로서 자격과 준비가 되어 있느냐''가 더 중요하단 얘기다. 마찬가지 이유로 내담하는 선수들의 종목이 다양하다는 것도 상담시 장애요인은 아니라는 설명. 그는 "같은 종목이라도 성격과 성향은 선수마다 다르다. 심리상담 기술은 개인차를 염두에 두고 철저히 개인에 맞춘다"고 했다.

    선수의 경우 기술,체력적인 부분과 달리 심리적 변화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상담을 지속하다보면 선수가 정신적으로 바뀐 모습을 감각적으로 알 수 있다. 상담 중간중간 심리테스트도 진행하지만 "선수의 눈빛과 온몸에서 퍼져나오는 기운으로 심리상태를 읽을 수 있다"는 것. 심리적 변화는 대부분 성적과도 직결된다.

    선수들이 스포츠심리 상담을 받는 이유는, 마음의 안정을 찾아 경쟁상황에서 최고수행(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다. 실제 기량이 월등한 선수라도 심리적으로 흔들리면 시합에서 부진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직접 연구소를 찾는 선수들은, 스스로 심리상담에 목마른 경우라서 적극적이다. 상담하기에 훨씬 수월하지만 스트레스가 없을 순 없다.

    "상담에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거나 중심이 흔들렸을 때 그렇죠" 조 박사는 뜻하지 않게 선수의 인성을 바로잡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적이 있다. "인성교육과 최고수행을 위한 상담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스포츠심리 상담가의 영역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하지만 "1년 정도 상담을 지속한 후 그 선수의 인성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며 웃었다. 운동선수로서의 경쟁관이 인생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케이스다.

    그럼 스포츠심리 상담가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 "당연히 제가 상담한 선수가 우승하거나 금메달 땄을 때죠" 그러면서 덧붙인다. "(선수들이)고마움을 표시하는 방법은 다양해요. 말로 표현하는 선수도 있고, 말없이 더 열심히 하거나 더 자주 저를 찾아와 주는 선수도 있고…. 그래도 ''선생님 덕분에 슬럼프 극복하고 우승했다''는 말 한 마디가 최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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