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령 100% 적중 지역', '민심 바로미터', '대선 족집게' 등으로 불리는 지역들은 과연 그 명성에 걸맞은 결과를 냈을까.
지난 3일 치러진 조기 대선 개표 결과 이재명 대통령이 49.42%(1728만 7513표)를 득표하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41.15%, 1439만 5639표)를 제치고 당선증을 가져갔다. 격차 8.27%p(289만 1874표차)로 나타났다.
전날 개표가 시작되자 유권자들은 대표적인 '바로미터' 지역으로 불리는 제주도와 충북,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개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제주도, '대통령 100% 적중 지역' 명성 되찾았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 제작=최영주 기자결과적으로 이번 21대 대선에서 제주도는 '대통령 100% 적중지역'의 명성을 되찾았다.
전통의 스윙 보터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당선의 '바로미터'가 된 지역이었다.
지난 1952년 제2대 대통령 선거에서부터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까지 65년간 총 12번의 대통령 선거 동안 제주도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1987년 직선제가 부활한 이후로도 35년 동안 기록은 이어졌다.
이 기록이 깨진 건 20대 대선에서였다.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제주도에서 52.6%(제주시 53.7%, 서귀포시 49.67%)를 득표했으나, 제주도에서 42.7%(제주시 41.57%, 서귀포시 45.64%)를 득표하며 2위를 차지한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 최종 득표율은 이 후보 47.83%, 윤 후보 48.56%였다.
한 차례 자존심을 구긴 제주도는 이번 선거에서 설욕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제주도에서 54.76%(22만 8729표)의 높은 득표율로 김문수 후보(34.78%, 14만 5290표)를 무려 19.98%p(8만 3439표차)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가져갔다. 전국 득표율 격차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충북, 이번에도 '민심 풍향계'였다
류영주 기자20대 대선에서도 당선인을 예측한 충북은 이번에도 이재명 대통령을 선택하며 '민심 풍향계' 역할을 이어갔다.
충북을 보면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난 1987년 직선제 부활 이후 제13대 대선부터 20대 대선까지 충북에서 승리한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한 기록이다.
지난 제20대 대선에서도 충북 14개 지역구 중 청주시 청원구와 진천군을 제외한 12개 지역구에서 당시 윤석열 후보(50.67%)를 밀어줬고, 윤 후보에게 5.55%p 밀린 이재명 후보(45.12%)는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충북 표심의 47.74%(50만 1990표)는 이재명 대통령을 선택했다. 김문수 후보는 43.22%(45만 7065표)를 득표하며, 4.52%p(4만 4925표차) 차이로 2위에 머물렀다.
'진짜 족집게' 청주시 흥덕구, 전국 득표율차와 비슷한 수치로 이름값 톡톡
'민심 바로미터' 충북에서도 '진짜 족집게'로 불린 청주시 흥덕구는 지난 대선에 이어 21대 대선에서도 '족집게' 역할을 해냈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청주시 흥덕구에서 49.49%(9만 1724표)를, 김문수 후보는 38.95%(7만 2187표)를 가져갔다. 격차는 10.54%p(1만 9537표차)인데, 앞선 두 지역인 제주도와 충북보다 전국 격차인 8.27%p에 가장 근접한 수치다.
역대 최소 득표율차로 승패가 나뉘었던 20대 대선에서도 청주시 흥덕구는 '족집게'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 바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청주시 흥덕구에서 48.13%를 득표한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 후보(47.50%)를 0.63%p 차이로 제쳤다. 윤 후보의 전국 득표율은 48.56% 이재명 후보의 전국 득표율은 47.83%로, 그 격차는 0.73%p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