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스포츠일반

    ''얌전해진'' 바다 하리에게 무슨 일이?

    • 0
    • 폰트사이즈

    25일 K-1 WGP 개막전 기자회견서 ''모범생 답변'' 눈길

     

    #1. 2008년 9월 26일 K-1 월드그랑프리 개막전 공식 기자회견장. 바다 하리는 상대인 최홍만과 신경전을 펼쳤다. 파이팅 포즈 시간에는 20여초간 눈싸움을 벌였고, 최홍만을 향해 "그동안 싸웠던 선수 중 가장 예쁘고 작다"며 도발했다. 최홍만은 피식 웃으며 "그의 말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응수했지만 기자회견장은 이미 폭소의 도가니가 됐다.

    ''악동''이라는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 바다 하리(25, 모로코)는 독설가로 유명하다. "레미 본야스키는 가짜챔프", "최홍만은 흉물" 등 걸핏하면 독설을 퍼붓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하리가 1년 새 확 달라졌다.

    2009 K-1 월드그랑프리 개막전(16강 토너먼트)을 하루 앞둔 25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하리는 평소와 달리 얌전했다. 침착함을 넘어서 축 가라앉은 느낌을 줬을 정도. [BestNocut_R]

    올해 K-1 유럽예선 우승자 자빗 사메도프(24, 벨로루스)와 16강전에서 격돌하는 하리는 이날 ''시합 준비는 잘 했느냐''는 질문에 "항상 그렇듯 열심히 하겠다. 정신력으로 싸우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에 뒤질세라 사메도프도 "하리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번 시합을 앞두고 강훈련을 견뎌냈다. 나에겐 심장이 있다. 심장으로 하리를 제압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자 하리는 "직접 싸워보기 전까지는 누구도 경기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중요한 건 열심히 하는 것이다. 내일 시합을 지켜봐달라"며 그답지 않게 모범생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예전 같았으면 ''썩소''를 날리거나 맞짱 떴을 하리. 예상을 뒤엎는 평이한 발언에 기자회견장에 있던 사람들은 오히려 더 놀라는 눈치였다.

    하리는 기자회견 후 로비에서도 무척 차분한 모습이었다.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웃고 떠드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마이크 코치와 어깨동무를 한 채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는 등 다소 침체된 느낌마저 줬다.

    일단, 지난해 K-1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결승전에서 레미 본야스키의 얼굴을 짓밟아 반칙패한 후 빗발친 팬들의 비난에 대한 자숙의 의미로 독설을 중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하리는 본야스키에 패한 데 이어 며칠 후 열린 K-1 다이너마이트에서는 ''입식격투기 초보'' 알리스타 오브레임에 1라운드 KO패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지난 5월 쇼타임에서 ''격투로봇'' 세미 슐트(36, 네덜란드)를 1라운드 KO로 꺾고 침체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마음의 상처도 아물었을 법하다.

    1년 전과는 딴판이 된 바다 하리. 지나치게 얌전해진 하리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