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역사가 또 바뀌었다. KIA와 LG가 프로야구 사상 최장시간 경기 기록을 세우며 진을 뺐지만 승자는 없었다.
21일 오후 6시 31분 광주구장에서 시작된 경기는 22일 오전 0시 28분이 되어서야 끝났다. 6시간에 단 2분 모자란 5시간 58분짜리 경기. 종전 프로야구 최장 기록인 5시간 51분(2008년 9월 3일 잠실 두산-한화)을 훌쩍 넘겼다. 12회 연장전까지 꼬박 채워 경기를 펼쳤지만 두 팀은 13-1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채 씁쓸히 돌아서야 했다.
끝장승부는 사라졌지만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에서 시즌 2번째 ''1박2일'' 경기가 나왔다. 지난 12일 SK와 시즌 첫 번째 1박 2일 경기를 치르고도 패했던 LG는 이날 역시 역대 최장시간 경기 기록을 세우는 등 시즌 두 번째 1박 2일 경기를 치뤘지만 승리를 챙겨갈 수는 없었다.
경기 초반은 KIA가 좋았다. KIA는 1회초 3점을 내주며 기선 제압에 실패한 듯 보였지만 1회말 공격에서 바로 반격, 4점을 뽑아냈고 2회말에는 김상훈이 스리런 홈런을 뽑아내는 등 5점을 더 뽑아 9-3으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그러나 이번 시즌 엄청난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LG는 역시 달랐다. 지난 12일 SK전에서도 9회말 무려 8득점을 해낸 경험이 있는 LG는 4회초에 3점을 냈고, 6회초에는 최동수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으로 10-10 동점을 만들었다.
KIA 역시 만만치는 않았다. 6회말 공격에서 KIA는 나지완의 2타점 적시타 등으로 3점을 뽑아 13-10으로 다시 앞서나가기 시작했고 9회초 마무리로 윤석민을 등판시켰다. 그러나 윤석민은 이진영, 박용택등에 연속 안타를 내줬고 실책까지 보태지며 3점을 내줘 13-13으로 동점을 허용, 경기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빗속에서 장기전을 치른 LG와 KIA 선수들은 연장전에서는 점수를 낼 수 없었고 승부는 갈리지 않았다. LG는 대주자로 투수 최원호가 투입되기도 하는 등 양팀을 통틀어 이날 경기에 뛴 선수는 무려 45명.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어느팀에도 미소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