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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녀 혼혈선수'' 마리아의 도전, 실패로 끝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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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2}한국여자프로농구(WKBL) 사상 첫 혼혈 농구선수로 WKBL 무대에 상륙했던 마리아 브라운(25)의 도전이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금호생명의 포워드 마리아가 20일 프로선수 생활을 접고 모국인 미국으로 돌아갔다. 미국 페이스대학을 졸업하던 2006년, 전격 한국행을 감행한지 3년만이다.

    금호생명과 5년 계약을 체결, 계약기간이 2년이나 더 남아있지만 마리아는 과감히 은퇴를 결심했다. 금호생명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은퇴를 결심한 이유는 2008-2009 시즌 종료 직후 휴가를 받아 돌아간 미국에서 대학팀 코치 제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지인의 소개로 미국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에버렛대 여자농구팀의 코치직을 제안받았다. 이 제안에는 대학원 입학시 2년간의 학비 및 기숙사비를 면제해주겠다는 조건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은퇴 후 막연하게 나마 선생님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해왔던 마리아로서는 거절하기 어려운 제안이었다. 더욱이 지난 시즌 마리아가 코트에서 뛴 시간이라고는 40분31초에 불과했다. 한 경기가 아닌 전 시즌을 통틀어 뛴 총 출전 시간이었다. 총 13경기에 출전해 평균 3분7초를 뛰었다. 거듭되는 부상 탓에 국내 선수들과의 경쟁 밖으로 밀려난 마리아가 코트를 밟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다음 시즌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았다. 결국 코치로 나마 코트에 서는 것을 택했다.

    출국 전날인 19일 만난 마리아는 "경기에 많이 뛰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 출전시간이 조금만 더 주어졌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운도 없었다. 마리아는 기대 속에서 금호생명에 입단했지만 시즌 직전에 떠난 워크샵에서 동료들과 바나나보트를 타다가 발목을 다쳤다. 그 때의 발목 부상으로 브라운은 기대를 모았던 2007 겨울시즌 11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고, 그 후유증으로 2007-2008시즌에는 단 2경기를 뛰었다.

    지난 시즌에는 부상 악몽에서 벗어났지만 너무 오랜 기간 벤치를 지킨 터라 경기 감각이 현저히 떨어져 있었고 갈길 바쁜 금호생명에 마리아를 위한 시간은 없었다.

    "사실 한국에 오자마자 다치면서 팀훈련도 함께 하지 못해 선수들과 어울리기도 쉽지 않았다"는 마리아는 "밥도 혼자 먹었고, 매일 숙소에 혼자 있었다. 돌이켜보면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라고 털어놨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줄곧 미국에서 살아 한국말을 거의 하지 못했다는 점도 마리아의 적응을 어렵게 했다. 결국 코트 안팎에서 겉돌기만 하다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된 마리아는 "미국에서 프로 농구선수가 되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한국에서 프로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만족하겠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세 시즌 동안 26경기에 나서 총 167분46초를 뛰며 통산 48득점, 27리바운드, 10어시스트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마리아의 도전은 이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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