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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투표 왔다가 귀가 못해"…울진 이재민들 '한 순간에 터전 잃어'



포항

    [르포]"투표 왔다가 귀가 못해"…울진 이재민들 '한 순간에 터전 잃어'

    산불 영향구역 울진~삼척 8571㏊로 확대
    산불 다시 남하하며 재확산 소식에 '두려움 확산'
    전해철 행안부 장관 "관계기관 협업 산불진화 총력"

    울진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문석준 기자울진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문석준 기자"삶의 희망이 한순간에 무너져 버렸어요"

    5일 오후 경북 울진군 울진읍에 있는 울진국민체육센터.
       
    지난 4일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거나 잃을 위기에 처한 이재민들이 모인 곳이다.
       
    체육관 강당에 마련된 임시 거처에 모인 사람들은 눈에 초점을 잃은 채 멍하니 체육관 천장을 바라보거나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목소리에서도 희망은 느껴지지 않았다.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
       
    20대 대선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투표소가 있는 울진군청을 방문했다가 산불이 발생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엄금옥(86) 할머니는 "살던 집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해 버렸다. 이제는 정들었던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됐다"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박수정(66.여)씨도 "아무런 준비 없이 몸만 빠져나오며 수십 년간 살던 정들었던 집과 가재도구들이 모두 잿더미로 변했다"며 "삶의 희망이 한순간에 무너졌다"고 말했다.
       화재로 인해 불에 탄 컨테이너 숙소 모습. 문석준 기자화재로 인해 불에 탄 컨테이너 숙소 모습. 문석준 기자
    집을 잃을 위기에 처한 이재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김순남(81.여) 할머니는 "갑자기 산불이 확산하면서 아무런 준비도 못한 채 몸만 빠져 나왔다. 우리 집은 불에 탔는지, 아니면 다행히 피해가 없는지조차 확인하지 못했다"며 "빨리 불길이 잡혀 우리 집은 괜찮은지 확인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재민들의 바람과 달리 산불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날 강원 삼척까지 북상했던 산불은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다시 남하해 울진군 북면과 죽변면, 울진읍, 온정면으로 재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날에 이어 5일에도 초속 10m 이상, 순간 최대 풍속 25m 안팎의 강한 바람이 지속되며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국은 현재 헬기 46대와 인력 4300여명을 투입해 진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강원 동해와 삼척·영월·강릉 등 전국 8곳에서 산불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헬기를 집중적으로 투입하지 못해 아직 주불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전국 단위로는 처음으로 화재위험경보 '심각' 단계까지 발령된 상태지만 피해 규모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장관이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과 함께 대책회의를 갖고 있다. 경상북도 제공전해철 행정안전부장관이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과 함께 대책회의를 갖고 있다. 경상북도 제공 
    산림청에 따르면 울진 대형산불로 인한 산불 영향구역은 5일 오후 2시를 기준으로 8천571㏊에 달한다. 이 중 울진이 7천941㏊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삼척은 630㏊다.
       
    또 주택 153채와 창고 34동 등 모두 206곳이 불에 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5일 오전까지 35개 마을 주민 6100여 명이 대피했다 돌아갔지만, 아직 500여 명의 이재민은 마을회관과 학교 등의 대피소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울진 산불피해 지역을 찾아 "인명과 중요시설 보호를 최우선으로 관계기관이 유기적으로 협업해 신속히 산불을 진화해 달라"며 "대피한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필요한 지원도 적시에 충분히 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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