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21일 오후 우주항공청에서 개최된 개청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우주항공청 제공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구계 예산 삭감 등이 다른 나라들에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우리나라도 달, 화성 (탐사) 관련 계획을 더 구체화해 나가야 한다"는 한편 "내부적으로 미국과의 화성 협력을 위한 화성 탐사 TF를 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우주항공청 개청 1주년을 맞아 전날 경남 사천 우주항공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연구계 예산 삭감 방침의 여파로 유인 달 탐사와 우주정거장 건설 등을 목표로 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등 국제 협력이 타격을 입고 있는 데 관한 취재진의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윤 청장은 "(미국 연구계 예산이) 25% 정도 삭감될 것 같고, 기초과학을 다루는 NASA의 센터들도 여파는 있을 것"이라며 "들리는 말에 의하면, 내년에 지원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루나 게이트웨이'라고 하는, 달 주변에 우주정거장을 짓는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하고, 아르테미스 계획상 SLS 발사체가 너무 고비용이라 이를 취소할 거란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달에서 달 기지를 완성하고 거기서 화성을 가겠다는 단계적 계획에 변동이 생길 듯한 분위기"라며 "화성으로 가는 기간을 좀 더 앞당길 수 있다는 얘기가 들려온다"고 했다.
루나 게이트웨이 등 사업의 사업기간이 줄면서 5~10년 후에 진행될 계획이 좀 더 빠르게 진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 청장은 "화성으로 가는 건 미국 예산으로 다 하기엔 돈이 많이 드니, 오히려 관심 국가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로선 참여 기회가 늘어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도 관련 계획을 더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달과 화성 가는 걸 단계적으로 생각해 왔는데, 이를 이제 투트랙으로 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국제 협력으로 화성 가는 기회가 앞당겨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미국과의 화성 협력을 위한 TF를 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구체적인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아르테미스 트랙과 별도로 우리나라가 국제 협력을 하면서 배울 점이 많고, 우리 혼자만 하는 것보다 더 좋 결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달·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이르면 내년 화성으로의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구성된 것은 아니며, 앞으로 올 기회를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청장은 "(스타십 측이) 우리에게 탑재체를 실을 거냐고 물어오긴 했다. 사람을 보내는 게 아니라, 페이로드를 보내는 식"이라고도 덧붙였다.
윤 청장은 아울러 개청 1년을 맞은 우주항공청이 △연내 누리호 기술이전 마무리 △차세대 재사용 발사체를 조기 확보하기 위한 사업계획 개선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개발 로드맵 보완 등 현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윤 청장은 "개청 당시 정원(294명)의 40%가 채 안 되는 110명의 인력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281명에 달해 2배 이상 늘었다"며 구성원들을 향해 "'개청 공신'으로 오신 뜻을 잃지 않고 우주정책이 국가 발전을 위해 나아갈 수 있도록 '바텀업' 방식의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