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러시아를 경제 제재할 경우 양국 관계는 파탄(complete rupture)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이 신문은 30일(현지시간) 50분간 진행된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간 전화 통화 내용을 모스크바 발로 이렇게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사태의 결과로 러시아에 대해 새로 제재하게 되면 러시아와 미국은 완전한 관계 파탄을 초래해 양국 후손들이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략을 강행한다면 러시아가 전례 없는 제재에 직면할 것이고 동맹국들의 응징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하자 이 같이 경고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그 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시 러시아를 국제결제망에서 퇴출시키고 수출제한 등 초강력 제재로 응수하겠다 공언 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실수'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사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로 회담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 제공이날 두 정상간의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은 백악관측의 설명으로 일부 전해졌다.
백악관은 통화 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관련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병력 집결에 강한 우려를 표하며 긴장 완화를 위해 즉각적인 병력 철수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특히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들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분명히 했다고 한다.
이에 반해 푸틴 대통령은 침공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 금지 등 러시아가 요구한 안전보장안을 수용하라고 재차 압박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등 옛소련 국가들이 미국이 주도하는 정치군사연합체인 나토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약해 줄 것을 미국측에 요구해왔다.
미국과 러시아는 내년 1월 10일 제네바에서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이 각각 참석한 가운데 실무협상을 벌인다.
12일에는 나토와 러시아, 13일에는 OSCE와 러시아의 연쇄 협상이 이어진다.
백악관은 이날 양국 정상간 통화에 대해 내년 1월 회담의 논조를 정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