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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목포 장애인 성폭행' 경찰은 뭐하나…피해자·목격자 '은폐 시설'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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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단독]'목포 장애인 성폭행' 경찰은 뭐하나…피해자·목격자 '은폐 시설'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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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신고 받고 보름 이후에야 첫 조사…목격자 진술 축소되기도

    전남 목포의 한 지체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생활재활교사(사회복지사)가 중증장애인을 성폭행했고 원장과 직원들은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피해자와 유일한 목격자가 여전히 폐쇄적인 시설에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뒤늦게 익명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첫 조사는 보름 이후에야 이뤄지는 등 더디게 진행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조사 사실이 시설 직원을 통해 가해 직원에게 전달되는가 하면, 목격자 진술이 최초보다 축소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8월 지체장애인 거주시설서 사회복지사가 장애인 성폭행
    원장·직원들 '조직적 은폐' 의혹…두달 후 '익명 신고' 접수
    경찰, 보름 이후에야 첫 조사…"관련 기관 조사 기다려" 해명
    피해자·목격자 원장 보호 속 회유·협박 등 증거인멸 우려

    지난 8월 생활재활교사의 장애인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지만 오랫동안 은폐해 온 전남 목포의 한 지체장애인 거주시설. 허지원 기자지난 8월 생활재활교사의 장애인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지만 오랫동안 은폐해 온 전남 목포의 한 지체장애인 거주시설. 허지원 기자
    전남 목포의 한 지체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생활재활교사(사회복지사)가 중증장애인을 성폭행했고 원장과 직원들은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피해자와 유일한 목격자가 여전히 폐쇄적인 시설에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목격자 또한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이다.

    경찰은 뒤늦게 익명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첫 조사는 보름 이후에야 이뤄지는 등 더디게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조사 사실이 시설 직원을 통해 가해 직원에게 전달되기도 했다. 또 목격자 진술이 최초보다 축소된 정황도 드러났다. 피해자와 목격자가 여전히 시설 원장과 직원들의 보호 아래 있는 상황이라 회유·협박, 증거인멸 등 우려가 나온다.

    경찰, 익명의 신고 보름 후에야 첫 조사…'늑장 수사' 논란


    2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 목포경찰서는 지난달 13일 익명 신고 홈페이지인 '안전드림'을 통해 한 통의 신고를 받았다. 지난 8월 목포시의 한 지체장애인 거주시설에서 40대 후반의 남성인 생활재활교사 A씨가 50대 중반의 남성 장애인 B씨를 성폭행했다는 내용이었다.

    신고 내용에는 목격자인 장애인 C씨가 시설 내 다른 직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팀장-과장의 보고라인을 거쳐 원장 D씨에게까지 전달됐다는 것도 담겨 있었다. 또 D씨가 A씨를 퇴직 처리하는 것으로 사건을 무마하고, 직원들에게 이 사실을 함구하도록 회유·협박했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함께 적혀 있었다.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하지만 경찰은 보름 이후인 11월 1일이 돼서야 처음으로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직원과 함께 피해자 조사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이 발생한 기관과 가해자·피해자·목격자 이름, 보고라인에 있던 직원 이름, 원장의 조직적 은폐 의혹까지 자세하게 적혀 있었지만, 초동 조치가 늦어진 셈이다.

    특히 목격자에 대한 최초 조사는 익명의 신고자가 '안전드림'을 통해 9일 추가로 항의성 민원을 제기하자 뒤늦게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1일 피해자 조사, 11일 목격자 면담, 18일 목격자 조사 등 총 세 차례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늑장 수사' 비판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해당 시설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고 신고가 들어온 즉시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전수조사를 요청했다"며 "하지만 인력이 부족해서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기다리다가 시간이 지나갔고, 기관과 일정을 조율한 뒤 조사에 착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법률상 현장조사(전수조사)는 꼭 필요한 절차이고 그 주체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라며 "이후 1일부터 이뤄진 피해자·목격자 조사 등은 모두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직원과 함께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목격자는 지금도 '은폐 의혹' 원장·직원 보호받아…목격자 진술 축소도


    현행 장애인복지법에 따르면 경찰은 장애인 학대가 있었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통보해야 한다. 이를 통보받은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피해 장애인에 대한 보호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반드시 해야 한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보건복지부의 위탁을 받아 운영되는 기관이다.

    해당기관 유튜브 캡처해당기관 유튜브 캡처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측은 조치가 미흡했던 점은 인정했다. 전남장애인권익옹호기관 관계자는 "전남에 지금 기관이 (우리) 하나밖에 없다. 최근 신안 염전 노예 사건과 같이 큰 사건이 터지면서 관련 조사가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바로 가기는 조금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에서 전수조사를 저희보고 진행할 수 없겠냐고 얘기하길래 저희는 지금 상황에서 인력 문제도 그렇고 다른 사례가 진행되고 있어서 주체적으로 하기는 어렵고 만약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싶다면 경찰이 주도적으로 저희나 다른 기관과 같이 사례회의 등 진행하면서 얘기해보자고 했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설 내에서 원장 주도하에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성폭행 사실을 은폐하려 한 정황이 나오면서 경찰과 장애인권옹호기관의 늑장 대응이 결과적으로 이들에게 은폐 시간을 벌어준 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도 피해자와 목격자는 계속 시설에서 원장과 직원들의 보호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회유·협박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 같은 정황은 목격자 진술이 최초와 달라진 점에서도 드러난다. 경찰에 따르면 목격자 C씨는 지난 18일 이뤄진 조사에서 A씨가 B씨의 성기를 만지는 것을 봤다는 등 '강제추행'만을 진술했다. 성폭행에 대해서는 별다른 진술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C씨는 경찰 조사 이후 시설 직원들에게 "잘 얘기하고 왔다"며 걱정하지 말라는 듯 얘기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가해자인 A씨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성폭행 사실을 자백한 바 있다. 그는 "그분이 해달라고하길래 제가 그걸(성폭행을 의미) 해드렸다"며 "제가 실수를 했다. (피해자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원장 D씨 또한 "당시 피해자를 병원 진료받도록 했다. 다만 의사에게는 (성폭행이라는) 말은 못 했고 치질기가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만 했다"고 언급했다. C씨가 직원에게 최초 이 목격한 사실을 알렸을 때는 구체적인 성폭행 행위도 포함돼 있었지만, 이후 경찰 조사에서는 빠진 셈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장애인 성폭력 사건은 (상급 기관인) 전라남도경찰청에서 수사를 진행한다. 우리는 기초 조사만 진행했고, 22일 전남청으로 이송한 상황"이라며 "피의자 조사 등은 전남청에서 진행한다. A씨에 대한 혐의가 강간, 유사강간, 강제추행 등 어디까지 적용될지 여부는 전남청에서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자 조사받자 시설 직원이 가해 직원에게 "수사 시작" 알려


    시설 직원이 경찰 조사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가해 직원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A씨에 따르면 경찰이 시설을 방문해 첫 피해자 조사를 진행한 날 한 시설 직원이 A씨에게 전화해 "경찰서에서 지금 조사 들어간다. 경찰서에서 전화 오면 조사받으라"고 얘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장과 직원들의 '조직적 은폐' 의혹이 제기되지만, 경찰과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현재까지 피해자와 목격자를 시설에서 분리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장애인권익옹호기관 관계자는 "저희는 피해 장애인의 욕구를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피해 장애인이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며 "그럼에도 좋다·싫다 정도의 의사표현은 가능한데, 현재 있는 곳이 불편하거나 다른 곳으로 가고 싶으신지에 대해 여러 차례 질문했지만 다 거부하셨다. 이곳에 있는 게 좋다고 얘기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경찰 관계자 또한 "가해자가 바로 사직 처리되면서 가·피해자 분리는 일차적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했다"며 "원장과 직원들의 은폐 의혹은 우선 성폭행이 사실로 전제돼야 수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성폭행 사건에 대한 조사를 먼저 진행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목포시 한 지체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사회복지사가 중증장애인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고, 시설의 원장과 직원들이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전날 CBS노컷뉴스 단독 보도로 드러났다. (관련 기사 : [단독]사회복지사가 중증장애인 성폭행…'조직적 은폐' 의혹)

    피해 장애인은 지체장애와 지적장애, 단기기억장애 등이 있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목격자를 통해 직원들과 원장이 이 사실을 알았지만, 외부 신고 등 없이 가해 직원으로부터 사직서를 받는 선에서 사건을 덮었다. 하지만 사건 발생 두 달 이후 익명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면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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