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훈련병 폰 금지'에 인권위 "공중전화 있으니 인권침해 아냐"



사건/사고

    '훈련병 폰 금지'에 인권위 "공중전화 있으니 인권침해 아냐"

    인권위, '간부들도 교육 때 휴대전화 제한' 등 근거로 '기각'
    군인권센터 "무책임한 논리로 인권의 하향 평준화 도모" 비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군대 내 훈련병의 휴대전화 사용 금지에 대해 '인권침해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진 군인권센터 제공.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군대 내 훈련병의 휴대전화 사용 금지에 대해 '인권침해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군인권센터 제공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군대 내 훈련병의 휴대전화 사용 금지에 대해 인권침해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공중전화를 사용할 수 있고 간부들 또한 교육받을 때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받는다는 등의 근거를 들었지만, 군 인권단체는 인권을 '하향 평준화' 했다고 지적했다.

    26일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달 29일 군인권센터가 '육·해·공군·해병대 신병교육기관에서 훈련병의 휴대전화 사용을 임의로 제한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차별'이라며 제기한 진정에 대해 '기각'한다는 결정문을 보냈다.

    인권위는 △장교·부사관 등 간부 임용을 위한 교육 과정에서도 휴대전화 사용이 제한되는 점 △공중전화 사용 등을 통해 외부와의 소통이 전면 차단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 △훈련소의 군사훈련 기간은 야간·휴일 등도 소위 군인화 교육을 위해 교육훈련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결정문에서 인권위는 "이런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기초군사훈련 목적으로 훈련병들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일반 병사에 비해 훈련병들에 대한 휴대전화 사용 제한의 조치가 합리성을 상실한 부당한 차별행위에까지 이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군인권센터는 "인권위가 무책임한 논리로 인권 상황의 하향 평준화를 도모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군인권센터는 "수백명의 훈련병이 공중전화 앞에 줄을 서고 5분 만에 서둘러 통화를 마쳐야 하는 훈련소의 상황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기 어렵다"며 "근본적으로 인권위가 공중전화 사용 허용을 훈련병의 휴대전화 사용 제한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꼽았다는 점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9년 이전까지 (일반)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는 관행은 아무런 법률적 근거가 없는 기본권 제한으로 위헌 소지가 충분했다. 현재 병사들은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됐으나 여전히 훈련병들은 별다른 명시적 이유 없이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당하고 있다"며 "이는 합리성을 상실했음은 물론, 법률에 의하지 않은 기본권 제한으로 위헌적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 통신 수단 사용이 아무런 법률적 근거 없이 원천 통제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중전화가 있으니 휴대전화쯤 통제해도 괜찮지 않냐'는 논리가 국방부도 아닌 인권위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덧붙였다.

    '장교와 부사관 등 간부 임용을 위한 교육과정에서도 휴대전화 사용이 제한되고 있으니 훈련병의 휴대전화 사용 제한은 인권침해라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군인권센터 제공군인권센터 제공군인권센터는 "조사 과정에서 훈련병 뿐 아니라 간부 교육생도 휴대전화 사용을 원천 통제당하는 인권침해 상황을 발견했다면 권고의 범위를 넓혀 모든 교육생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사용 허용을 위한 대책 마련을 권고하는 것이 인권위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리어 간부들이 못 쓰니 훈련병들이 못 쓰는 것은 당연하지 않냐는 무책임한 논리로 인권 상황의 하향 평준화를 도모하고 있다"며 "인권위의 존재 이유에 물음표를 던지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권위는 야간·휴일에도 훈련병들의 교육훈련이 이어지기 때문에 휴대전화 사용 제한이 인권침해가 아니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있어봤자 못 쓰니 허용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논리를 인권위 결정문에서 보게 된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라며 "현실적 제약으로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것과 휴대전화 사용 자체를 원천 통제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비판했다.

    군인권센터는 "독립성 보장을 위해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며 인권위를 설립한 것이 불과 20년 전의 일이다. 타협하고 눈치 보며 목소리를 못 낼 성 싶으면 인권위는 존재할 까닭이 없다"며 "인권위의 진정사건 처리통지문이 국방부 민원 답변 같아서야 되겠는가.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