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 연합뉴스
잘했고, 팀도 이겼지만 이상하게 선발승은 잘 풀리지 않았다.
'KK'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너스)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넘겼지만 불펜진의 실점으로 시즌 2승 달성에 실패했다.
김광현은 30일 오전 2시 15분(한국 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4연전 마지막 홈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동안 4탈삼진 7피안타 1실점(1자책)으로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했다. 시즌 성적은 3경기(1승) 16탈삼진 17피안타(1피홈런) 평균자책점 3.29가 됐다.
안타는 많았지만 실점은 적었다. 볼넷은 단 한 개도 없었다. 5이닝 동안 투구수도 84개로 나쁘지 않았다. 필라델피아 타선을 상대로 주무기 슬라이더(37개)·직구(34개)에 이어 커브(7개)와 체인지업(6개)으로 속도를 조절했고 삼진과 땅볼, 뜬공을 끌어냈다.
김광현은 6회초 팀이 3 대 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불펜진에서 김광현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7회 2점을 허용한 세인트루이스는 결국 시즌 첫 연장 승부치기 끝에 10회말 1점으로 4 대 3으로 승리했다. 필라델피아와 홈 4연전을 2승 2패로 마친 세인트루이스는 13승(12)을 기록했다.
이날 김광현은 1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안타를 허용했다. 실투는 없었지만 이상하게 필라델피아 타자들의 빗맞은 타구에 안타가 나왔다. 수비수의 글러브를 살짝 넘어가거나 느리지만 잡기 애매한 곳에 타구가 떨어졌다.
1회 1사 1, 2루, 2회는 2사 3루 실점 위기에 몰리면서도 김광현은 집중력을 발휘했고 실점하지 않았다.
그러나 3회 2사 1루에서 4번타자 J.T. 리얼무토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김광현은 4회와 5회를 실점 없이 막아냈고 1점 차 승부를 유지했다.
세인트루이스 타선도 5회말 화답했다. 2사 1, 2루에서 9번타자인 자신 대신 타석에 들어선 대타 맷 카펜터는 필라델피아 선발 애런 놀라에게 스리런포를 쏘아 올렸다. 좌중간 담장 앞에서 우익수 로만 퀸이 포구를 했지만 끝까지 잡아두지 못했고 그대로 담장을 넘어가는 행운의 홈런이었다.
6회초 불펜 조단 힉스에게 마운드를 넘긴 김광현은 2승을 거머쥘 듯했다. 하지만 7회 불펜 앤드류 밀러가 ⅓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승리가 날아갔다.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실트 감독은 9회말 상대 엑토르 네리스의 투구에 타자가 몸에 볼을 맞자 고의성에 대해 항의하다가 퇴장까지 당했다.
김광현에게 냉정했던 승리의 여신은 결국 팀에게 미소를 지었다. 10회말 연장 승부치기에서 세인트루이스는 상대 고의사구로 1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이후 필라델피아 데이비드 해일의 폭투로 3루주자가 홈을 밟고 4 대 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