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소형준에게 투구 피칭 조언을 하는 선동열 전 한국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오른쪽). KT 위즈 제공
데뷔 후 곧바로 신인왕을 챙긴 슈퍼루키.
프로야구 KT 위즈 소형준(20)은 지난해 자신의 야구 경력에서 단 한 번밖에 없을 신인왕을 데뷔 시즌에 거머쥐었다.
26경기 13승 6패 92탈삼진 평균자책점 3.86을 올린 소형준은 위기의 순간마다 KT의 마운드를 지키며 팀의 첫 정규리그 2위와 가을 야구 진출을 책임졌다.
그런 소형준도 고민이 이었다. 바로 마운드에서의 정신력(멘탈) 관리. 마침 소형준에게 대선배인 선동열(58) 전 한국 야구국가대표팀 감독과 만날 기회가 생겼다. 선 감독은 KT 젊은 투수의 지도를 위해 부산 기장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진행 중인 1군 스프링캠프장을 찾았다.
소형준은 지난 19일 선 감독 앞에서 처음으로 불펜 피칭을 선보였다. 선 감독도 그런 소형준을 유심히 지켜보며 피드백을 준비했다.
하지만 소형준은 선 감독에게 꼭 묻고 싶던 질문을 하지 못했다. 불펜 피칭이 너무 늦게 끝나 타이밍을 놓친 것.
그는 이날 취재진에게 "게임을 할 때 자세, 경기를 못 했을 때 어떻게 마음을 정리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했는지 등을 묻고 싶었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선 감독님은 현역 시절 너무 잘해서) 모르실 듯하다"면서 웃어 보였다.
KT 위즈 소형준의 불펜 피칭을 지켜보는 선동열 전 야구국가대표팀 감독. 노컷뉴스
선 감독은 모르지 않았다.
그는 같은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소형준이 궁금해 하는 선수 시절 멘탈 관리 비법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선 감독은 "1 대 0으로 이기는 경기도 있었지만 0 대 1로 진 경기도 의외로 많았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럴 때마다 남을 탓하기보다는 내 자신을 질타하는 게 낫더라"며 "그래야 다음 경기에 데미지가 없다"고 말했다.
위기 상황에서 실책으로 점수를 내준 야수들을 탓하기보다는 삼진을 잡지 못한 자신을 꾸짖는 것이 훨씬 심리적 동요가 적다는 것이 선 감독의 설명이었다.
"우리 동료들을 믿고 던져야 한다. 한 팀이다"는 선 감독은 "야수 실책으로 질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면서 동료 탓을 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자신감도 언급했다. 선 감독은 "연습을 할 때는 가장 못 한다는 마음을, 시합 마운드에 섰을 때는 본인이 최고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잘 치는 타자가 나오더라도 내 볼을 믿고 던져야 한다"며 "그런 마음으로 던지면 타자들도 느끼는 것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단 자신이 선택해서 던진 볼에는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도 덧붙였다.
지난 17일부터 KT 스프링캠프를 찾은 선 감독은 오는 23일까지 선수들을 지도할 예정이다.